그림이 된 문학, 문학이 된 그림 (13)
김홍도, 「송하취생도」, 종이에 담채, 109.0×55.0cm, 고려대학교 「송하취생」은 김홍도의 많은 걸작들 중에서도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소나무 아래 신선이 앉아 생황을 부는 장면으로, 구도가 매우 단순하지만 소나무와 소년이 또렸이 부각되어 있고, 붓질에는 힘이 넘친다. 생황의 가락을 전달하는 대화가다운 필력이다. 이 그림 위에 적힌 시는 당나라 8세기의 시인 나업의 「제생」이다. 이 시에 담긴 생황 연주자의 전설을 읽노라면, 생황가락의 신비로움과 맑음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그림 속 생황 연주자가 신선이 된 왕자, 왕자진王子晉인 것을 알 수 있고, 그림 속 생황가락은 서늘한 가을저녁 왕자의 자리를 떠나는 작별곡이자 신선의 세계로 오르는 서곡인 것을 알 수 있다. 생황이란 어떤 악기인가?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