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묘(張姓 墓) M6 후실 동남벽, 요, 하북성 선화구.
중국 벽화에서 화훼도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당대唐代부터이다. ····
요대遼代에는 벽화가 중원 지방보다 내몽골 지역에서 더 많이 그려졌다. 특히 선화宣化에 있는 장씨張氏
집안의 묘실에 들어가면 여러 형태의 화훼도가 벽면을 장식하고 있어 마치 꽃의 천국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오대 이래로 발전을 거듭해왔던 화훼도의 표현이 정정에 이른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이 선화요묘宣化遼墓에는 화훼도 외에도 다른 여러 주제가 그려져 있지만, 화훼도가 단연 시선을 끈다.
화훼도에는 이전 시대의 모든 표현 양식이 망라되면서 새로운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 매우 흥미롭다.
장문조 묘(張文藻墓) 후실 북벽, 요 1093년, 하북성 선화구.
왕처직 묘 전실 서벽, 후량 924년, 하북성 곡양현 연산진.
왕처직 묘 후실 북벽, 후량 9724년, 하북성 곡양현 영산진.
왕처직 묘 서쪽 귀퉁이 방 서벽 실측도, 후량 924년, 하북성 곡양현 영산진.
풍휘 묘 동쪽 측실 동벽, 후주 958년, 섬서성 빈현 저점향 이교촌.
풍휘 묘 묘실 동벽 실측도, 후주 958년, 섬서성 빈현 저점향 이교촌.
(좌), 장광정 묘 전실 천정, 요 1093년, 하북성 선화구.
(우), 영태공주 묘 석곽 외벽 탁본, 당 706년, 섬서성, 함양시.
장세경 묘 후실 동벽, 요, 하북성 선화구.
선화 하팔리 2구 2호묘 묘실 북벽, 요, 하북성 선화구
<병풍도>, 요, 내몽골 파림좌기 전진촌.
(좌), <화장도(化粧圖)>, 묘실 동벽, 북송, 하남성 영양시.
(우), <봉주도(奉酒圖)>, 묘실 동벽, 북송, 하남성 영양시.
금묘 묘실 동남벽, 금 1196년, 섬서성 감천현.
원묘 <부부병좌도>, 원, 내몽골 양성현.
원묘 천장 벽화, 원, 산동성 제남시 문화동로.
<화훼도>, 원, 산동성 제남시 천불산.
····오대의 화훼도는 선화요묘에서 확인되는 것처럼 꽃 한 송이이 미를 부각하였는데, 무덤 안을
꽃의 천국으로 만드는 시도이기도 했다. 선화 지역에서는 이 밖에도 넝쿨식, 병풍식, 그리고 화병 등
화훼도의 주요한 양식이 모두 확인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은 아마도 당대에 유행했던, 꽃을 한 송이
씩 그려 석곽을 장식하던 방식이나 공예품에 보이는 넝쿨식 표현을 원용한 것으로 보인다. 병풍식 표현
양식도 당대가 원류이므로 요대의 다양한 화훼도 양식은 대부분 당에서 전래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거란족이 다스리는 지역에서 이러한 당의 전통이 발견되는 것은 아마도 요에서 일하던
한족 출신 화가들에 의해 전승된 것이라 짐작된다.
선화요묘처럼 화훼도를 최대한 활용하였던 요대의 벽화 고분을 정점으로 이후 송대, 금대, 원대의 분묘에
그려진 화훼도는 비중이 다소 축소된 면이 있다. 표현 양식 또한 요대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양상을 보인다. 그렇지만 금대나 원대의 화훼도 벽화는 표현주의적인 요소가 엿보이기도 한다. 그 예로
붓질이 거칠어지고, 비례를 바꾸기도 하는 식으로 변형이 시도되었다. 화훼도 변천의 모태는 대개 요의
선화 지역 분묘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표현 양식 변화의 근간은 창조보다는 계승이었다.
오대 이후의 벽화 고분에서 화훼도는 항상 주요한 소재였다.
화훼야말로 상서로움과 축복을 개대하는 후손들의 염원을 가장 잘 대변하는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대 이후에는 벽화 고분의 쇠퇴와 더불어 더 이상 지속되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중국의 경우, 오대부터 원대까지의 일반 회화 작품에서도 화조화와 풍속화는 진적眞迹이 그다지 많이
남아 있지 않은 편이다. 따라서 벽화 고분에 보이는 수많은 화훼도는 풍속도와 함께 일반 회화에서는
잘 볼 수 없던 당시 화훼도의 면모를 밝힐 자료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인용: <꽃과 동물로 본 세상> 중 논저 한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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