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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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3월 초사흩날.
제비가 돌아오는 날이라 하여 제비집을 손질하고, 화전놀이의 풍습을 이어온 우리민족.
하찮고 또 하찮은 이내 몸이 바로 이 삼짇날에 왔다던가...
사전에서 삼짇날에 관한 어법을 한 번 찾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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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짇날’은 ‘*삼날’에서 온 말이다. ‘*삼날’은 ‘三日’에 대한 옛 한자음인 ‘*삼’과 ‘날[日]’ 사이에
사이시옷이 개재된 형태이다. ‘*삼날’은 ‘ㄽ’에서 ‘ㅅ’앞의 ‘ㄹ’이 탈락하여 ‘*삼날’이 되고,
다시 두 번째 음절의 ‘ㅿ’이 ‘ㅈ’으로 변하여 ‘삼짓날’이 되었다가 자음 동화를 거쳐 ‘삼진날’이 된 것인데,
<한글 맞춤법>(1988)에서 이에 대한 표준 표기를 ‘삼짇날’로 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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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자격도 없는 이 애비의 생일을 기억하고 한 자리에 모여든 내 아이들.
먼저 아이들의 할머니가 계신 요양원 부터 찾아 안부를 여쭙게 된다.
여기 저기 식사 장소를 물색 하던 중 백양사로 낙찰 고불매 앞에 다시 서게 된 것.
이보다 더 한 생일 선물이 또 있을까 싶을만큼 고불매향의 위력은 오늘도 여전.
계사년 천지사방의 꽃들이 지난 겨울의 엄혹한 한파로 인해 상당 수 비실대고 있었지만
조선 홍매의 대표 주자답게 고불매만큼은 너무도 청아한 모습의 매화를 피워올렸다.
여러번에 걸쳐 고불매를 찾아와 감상했으니 만큼
어느 정도 낙화가 시작되었으려니 짐작했건만 전혀 예상 밖의 상황.
오늘도 화사함 속에 조신한 암향을 경내에 흩뿌리며
고불총림을 찾는 모든이들을 단숨에 열정 탐매객으로 바꿔놓고 말더라는 사실.
비록 삼짇날을 하루 넘긴 초 나흘이긴 하지만 까짓 하루가 무슨 대수.
내 인생 최대 선물이라 굳게 믿는 고불매향 앞에 또 다시 서게 해 준 아이들이 너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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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빠 딸 효주 아네스,
그리고 듬직한 내 아들 웅과 혁.
너희들을 고불매향 앞에 세운 이 애비의 절절한 뜻을 가슴 속 깊이 새기고
고아한 심성과 온화한 시선으로 부디 이 거친 세상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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