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탐매 (癸巳探梅) 16편
선암매 仙巖梅
2013. 4. 8
이럴수가......
수 십년 선암사를 들랑거렸지만 요번 같은 경우는 첨이다.
도대체 꽃이 핀 건지, 아님 모조리 져버린 건지, 그도 아니면 엊그제 돌풍에 죄 떨어진건지
지난 겨울의 혹한 때문인지 아무리 머릴 굴려봐도 감이 잡히지 않아 그저 멍 할 수 밖에 없었다.
기품을 자랑하던 이 홍매도 눈을 씻고 찾아봐야
겨우 몇 송이....
선암고매
우리나라 토종 백매 중 최고 수령의 선암매.
이 역시 띄엄띄엄 겨우 몇 송이...
무우전 돌담매도 두 그루나 사라졌다.
아마도 작년 거센 태풍 때 넘어진 듯.
선암사 매화를 통틀어
가장 꽃송이가 많다는게 겨우 이정도니...
장민제 화백과 다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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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매인들에게 있어 성지와도 같은 곳이 바로 조계산 선암사다.
이땅 최고 수령의 매화가 즐비한데다
매화의 격조에 있어서도 단연 최고의 기품이 넘쳐나는 곳.
탐매의 정점은 단연 홑 백매일진데,
조선 땅 최고 수령의 선암고매가 바로 이 토종 5엽 백매라는 사실.
전각의 기왓골에 이 홑 백매 가지 하나를 걸쳐놓고 감상하는 지경을
내 어찌 어줍잖은 몇 마디 필설로..... 한마디로 '형언불가'라는 말씀.
헌데 이 무슨 계사년의 조화란 말인가?
산문에 들어서면 선암사 경내가 온통 매향의 바다여야 하는데.
아무리 나무를 훑고 또 훑어 봐도 도통 매화가 보이지 않는 것.
선암매향에 대한 부푼 기대가 일순 탄식으로 변하게 될 줄이야.
망연자실, 이럴 수가!
이게 정녕 꿈이 아닌 현실이란 말인가?
넋 나간 모습으로 한동안 경내를 서성이다 '차체험관'으로 발길을 돌린다.
아쉬움을 달래는데는 차 만한 게 없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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