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탐매 壬辰探梅 제 13편
2012. 4. 9
백련사
저 아래 강진만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뿌옇다.
오랜 세월 난장에 서 있던 백련사 사적비가 드디어 새 집을 얻었다.
백련사 동백숲
까불면 다쳐 !
원교 서체인 것 같기도 하고 패러디인 것 같기도 하고...
장평매
- 전남 장흥군 장평면 -
죽수서원
- 전남 화순군 능주면 -
정암 조광조와 그의 제자인 학포 양팽손이 나란히 한 비석에...
죽수매
만인매
(수령 약 50 ~ 60년)
- 전남 화순군 능주면 만인리 -
아랫 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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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초당이 있는 귤동마을에 들어서자니 매화와 벚꽃이 함께 피어나고 있었다.
고매라도 있으면 미적거렸을텐데 두 말할 것도 없이 돌아나오고만다.
혜장과 다산이 오고갔다는 백련사 동백숲으로 난 이른바 사상가의 길.
그 속에 자리한 승탑 사이 무수히 떨어진 동백의 잔해를 피해 조신한 걸음 걸음.
'장평매'를 보지 않고서야 어찌 탐매를 이야기 할 수 있단 말인가?
이 땅 탐매객들에게 이몸이 사상 최초로 공개한 '장평매'
블로그에 떠들고 난 연후 보호수로까지 지정되어 대접이 사뭇 달라진 모습.
감상할 맛이 나는 백매라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겠다.
우여곡절을 겪고 살아남아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핍진한 매향을 선물하는 '장평매'
아이들이 축구를 하느라 떠들썩한 운동장을 돌아 매화에 접근한다.
웬 산적 하나가 중학교 교정, 그것도 매화 주위를 얼씬대니 모두들 호기심어린 시선.
남녀공학이어서 예쁜 여자아이 하나 모델 삼았으면 좋겠는데
세상이 하도 수상해서인지 접근하는 녀석이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더 이상 꾸물거려봤자 해가 기다려 줄 것도 아닌지라 윗녘 화순을 향해 줄달음친다.
간만에 찾은 '죽수매'의 모습은 더 이상 내가 처음으로 찾아냈을 당시의 모습이 아니었다.
이 역시 하도 떠들었더니 나무에 대한 대접은 확실하게 달라진 모습.
온통 나무를 휘감던 덩굴과 주변 잡목을 깨끗하게 정리한 것 까지는 좋은데.
문제는 꽃의 개체수와 색상 그리고 기품이 처음으로 만났을 때의 느낌이 아니라는 사실.
백매, 홍매, 청매까지 혼재된채 큼지막한 몇 송이 매화를 달고 있던 모습과는 달라도 너무 달라졌다.
엄청나게 바글대는 꽃송이도 그러려니와 한송이 한송이 확실하게 구분되던
세가지 색상의 매화 특성은 온데간데 없고, 몽땅 한데 어우러져 피어나는 모습인지라
도대체 예전의 기품을 찾을래야 찾아볼 수가 없었다는 얘기다.
흥미로운 고백 하나.
이 '죽수매'로 인하여 내가 졸지에 '혹자(或者)'라는 아호를 얻게되었다는 사실.
저명한 모 학자께서 이내 블로그를 통해 죽수매에 대한 정보를 얻고 갈파하시길,
"가지가 가늘며 연분홍색과 백색의 겹꽃이 핀다."
"혹자(或者)는 청매, 백매, 홍매 등 세가지 색으로 핀다고도 한다."
졸지에 이내 몸이 '혹자(或者)'가 되고 만 셈.
알다시피 '혹자'는 어떤 사람, 어쩌다가 우연하게 등을 가르키는 말이다.
'죽수매'와 '혹자' ???
이번 기회에......
혹자 (或者)라는 아호를 강요받게된 사연을 강호제현께 알리는 것도 나름 의미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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