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탐매 壬辰探梅 제 12편
2012. 4. 9
고성흑매
전남 진도군 고군면 고성초등학교에 서 있다.
고산매(孤山梅)
녹우당이 있는 해남 연동리 고산유물전시관 앞
윤준식 선생 안집에 서 있는 연분홍 만첩매.
두륜매
전남 해남 대흥사 / 수령 약 200년
오리지널 토종 소엽백매.
4월 9일 현재 딱 한송이가 피어있었다.
대흥사 대웅보전 현판
원교 이광사의 서체.
선재동자
대흥사 승탑구역
해남 삼산면에서 만난 살구꽃
두륜산 아래 자리한 설아다원
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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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비가올거라더니 하루 종일 온통 희뿌연 날씨다.
뚜렷함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지라 전체적인 풍경 감상은 다음으로 미루고,
'신비의 바닷길'도 그냥 패스, '고성흑매'를 알현하러 엑셀을 밟는다.
작년엔 시기를 잘 맞춰와 만개한 만첩흑매를 원 없이 감상할 수 있었는데,
올핸 조금 늦었다. 그래도 워낙 귀한 개체인데다 수세도 볼만한지라
가까이서, 때론 멀리, 왔다 갔다 빙빙 돌아가며 셧터를 눌러 본다.
벌써 더위가...?
진도대교를 건너기 전, 물 한 병을 사서 벌컥벌컥 들이킨다.
다리를 건너자 마자 엔진의 비명소리를 들은체 만체 강남길로, 해남길로 내쳐 달린다.
덕음산 아래 자리한 남도 문사철의 곡간 '녹우당'
녹우당 구역 매점 앞으로 다가서니 연달아 들려오는 기침소리.
고산의 14대 직손 윤준식 선생임에 분명, 인사는 조금 후로 미루고 안집으로 들어선다.
'고산매'라 이름붙인 연분홍만첩홍매의 자태는 올해도 변함없이 반겨주고 있었다.
한참을 눌러대고 있는데 등 뒤에서 들려오는 해남인 특유의 톤.
"이야기를 하고 들어오셔야제~~~"
작년에도 들었고 재 작년에도 들었던 윤준식 선생이 걸어온 인생행로 리바이벌 시간.
1927년 4월 26(음) 외가였던 거창의 동계 정온선생 댁에서 태었났다는 선생.
(동계 정온선생의 현 14대 종부는 경주 최부잣집의 큰 따님이시다.)
1945년 광주서중(21회)을 거쳐 성균관대학 1회 입학으로 고 양주동 박사의 애제자요,
현재명과 홍난파와 더불어 한국현대음악의 중시조라 일컬어지는 안기영으로부터
클래식을 사사했다는 선생. 그런 그가 대중가요 작곡가 백영호를 만나면서 방향을 틀게 된다.
한국동란으로 피난, 부산시청에 근무하던 중 콩클에 참가 백영호의 눈에 띄게된 것.
작곡가 여야성으로부터 '허무한 청춘'등 20여 곡 받아 취입 가수로 데뷔.
예명은 '윤설봉' 60대 이상으로 노래에 관심이 많았던 이는 당신을 기억할 거라고...
12세까지 녹우당에 살다가 아랫집으로 분가하여 80 후반에 이르는 당신의 이력을
일목요연하게 증거까지 내 놓으며 또 다시 펼쳐놓으시지만, 이미 거의 죄다 들었던 말씀.
귀가 지쳐갈 즈음 가계에서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작별의 인사를 드리고 다음 행선지로.
대흥사로 올라가는 길목 달동네 보리밥 쌈밥집.
"아주머니, 나 혼자인데 식사할 수 있어요?" "그럼요, 들어오세요"
제육복음에다 풍성한 채소, 직접 담근 고추장, 된장, 젓갈, 선지국 등, 한 마디로 내 입맛에 딱이다.
오래간만에 찾아간 대흥사 '두륜매'
이 두륜매는 대흥사 요사채와 선방구역에 있는지라 무턱대고 들어갔다간 퉁박을 맞기 일쑤다.
허지만 내가 누구인가, 명색 수 십년 이력을 지닌 탐매객 아니던가?
당당히 큰 걸음으로 요사채 마루 끝자락에 올라서서 몇 장 철푸덕.
득달같이 달려오는 젊은 스님, "여기 들어오시면 안돼요"
" 내가 40년 전 바로 이 매화나무에 "두륜매"라는 고유명사를 첨 붙여준 장본인이오"
"예....? 그러세요....!! 그럼 이 매화를 잘 알고 계시겠네요?""
속사포 같은 질문이 쏟아진다.
"수령은...?" "현재 상태는...?" "관리요령은....?"
"어떤이가 이런 저런 얘길 해 주었는데 그게 맞는건가요?"
"일단 보호수로 지정 받는게 가장 시급한 것 같습니다."
"내 감히 장담컨데 이 '두륜매'의 고졸함을 넘어서는 토종 백매는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 보물 매화를 놔두고 저쪽 연리목 따위를 보호수로 지정한다는 건 대흥사 안목의 추락올시다."
그나저나 이 두륜매는 해마다 아랫마을 살구꽃과 벚꼿이 흐드러지는 때와 함께
느즈막히 여유자적 피어나는지라 집단 탐매의 일정에서 빠져나가기 일쑤.
때를 맞춰 두륜산을 등반하고나서야 지각 탐매 대상에 오르곤 했었다.
'오소재'를 넘어 북평으로 내려가는 길에 "설아다원"에 들른다.
가는 날이 장 날이라고 천하 멋쟁이 오근선 마승미 두 내외가 제주도엘 가고 없단다.
마승미 여사의 질펀한 소리 한 자락으로 오늘의 탐매 일정을 마무리 지었으면 금상첨화였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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