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암추색 (鷲巖秋色)
● 전남 장성군 서삼면 추암리 백련동 일대
● 2009. 11. 6 (금)
가을 속으로
- 고중영 -
바람 몹시 불고 간 아침
풀잎 끝에 웅크린 이슬 한 방울
매정한 추위에 치미는
울컥임 참아보려고
부르르 떨고 있기로
다가 가 입김 호 - 호 불어주니
너무 뜨거운 첫사랑에 뜬 눈
꼭 한번 반짝이더니
배시시 웃고 굴러버린 보조개를
손바닥에 조심스럽게 받아
컴퓨터 자판에 옮겼습니다.
전남 장성 땅 축령산 자락에 가면
독림가 춘원 임종국 선생이 필생의 업으로 일구어 놓은 편백림이 있다.
우리나라 최대의 조림 성공지로도 잘 알려져 있는 편백림.
근자들어, 편백림의 기적같은 치유 효과가 널리 알려짐으로 해서
각종 환자들, 특히 암 환자들로 연일 넘쳐나는 실정이고,
덩달아 경향 각지에서 몰려드는 등산객도 부쩍 늘어난 형편.
그 편백림 사이로 난 가느다란 임도.
몰려드는 차량으로 몸살을 앓더니만, 결국 차량통행을 차단 시키고 말았다.
문수산 편백림에 접근하는 경로는 크게 네 가지.
첫째는 장성군 북일면 문암리 영화마을.
둘째는 장성군 서삼면 모암리.
셋째 장성군 서삼면 추암리.
마지막 네 번째로는 전북 고창군 고수면 은사리를 들 수 있겠다.
편백림이야 전남 장성군 쪽 축령산 조림 성공지가 잘 알려져있다.
허지만 단풍숲 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축령산 조림지 뒷편, 그러니까 전북 고창군 은사리 문수사 일대의
천연기념물 은사리 애기단풍숲은 너무나도 유명.
헌데, 그리 크지도 않은 산 하나에 이름은 여러개가 붙어있다는 사실.
지도상에 표기된 문수산이라는 명칭 말고도 이런 저런 산 이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고창 문수사 산문의 편액엔 "청량산 문수사"로 표기 하고 있으며,
장성 묘현사 측에선 "영축산 묘현사"로 표기하고 있다.
정작, 양쪽 절 어느쪽 에서도 축령산이나, 문수산이라는 산 이름을
절 앞에 내 걸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흥미로운 것이다.
허지만 모든 메스컴에선 한결같이 '축령산'으로 소개하고 있으니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옳은 것인지 헷갈릴 수 밖에 없는 형편.
편백림으로 올라가는 장성군 서삼면 모암리 백련동 기관서씨 댁 주위는
고려초에 창건되었다가, 적어도 일제시대엔 폐사 되었으리라 추측한다는
취서사지(鷲捿寺地)가 자리한 곳이다.
근데, 바로 이 폐사지 일대의 단풍숲을 기웃거리는 재미가 여간 쏠쏠한게 아니다.
단풍 개체 수가 그리 많지도 않고, 산 너머 은사리 단풍숲과는
비교할 수준이 못 되는데도 말이다.
작고 앙증맞은 애기단풍의 붉고 투명한 컬러가 제법 괜찮은 수준인 데다가,
단풍숲에 간간히 섞인, 배롱나무 근육의 꿈틀거림 또한 예술이요,
샛노란 비늘을 살랑대는 고목 은행잎의 색감에 필이 꽃힐 쯤이면,
이건 숫제 거의 죽음 수준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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