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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행·여행·풍경

평이한 풍경에서 준수함을 읽어내는 지혜 / 원등산(청량산)

            원등산(청량산) 713m  전북 완주군 소양면 일대

 

                    ▶ 원암리 ~ 사찰(원등사) 진입로 우측 능선 ~ 율치에서 올라오는 능선과 합류 ~ 원등사

                        ~ 정상  ~ 오던길로 100여m 내려와 우측 능선 ~ 송곳재 전에서 좌측능선 ~ 원암리

                    ▶원점회귀 6 시간 소요

                    ▶ 2009. 7. 2 (목)

 

 

저 앞에 보이는 차단기를 지나 오른쪽 능선으로

 

 

 

 

숲속 여기저기 피어나는 하늘말나리

 

 

 율치에서 올라오는 능선과 합류하여 안부 부분에 이르면

사진상의 작은 팻말이 서 있는 원등사 삼거리다, 원등사까지는 약 10여분 거리.

 

 

원등사 석굴 법당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는 등 뒤로 들려오는 스님의 말씀

 

" 들어가시면 안됩니다 " 

 

" ..............! "

 

 

 

원등사 하경. 

  좌측에 보이는 능선을 타고 올라왔다. 

 

 

건물 뒷편 석벽에 그려진 약사여래불(?)

 

 

절을 빠져나와 다시 능선으로

 


 

원등사와 능선사이의 칙칙한 길

 

 

율치에서 올라오는  능선 조망

 

 

 

저기가 거기고, 거기가 저기...  

 

 

짙은 녹음으로 시야가 꽉 막힌 원등산(청량산) 정상

 

 

 정상에서 100여 미터 돌아 내려와  우측 능선으로 갈라지는 지점

 

 

 원암골 하경

 

 

 송곳재로 이어가다, 우측에 보이는 능선을 타고 원암리로 하산

 

 

 지나온 라인을 돌아보니

(맨 뒷쪽 가운데 살짝 보이는 봉우리가 원등산(청량산)

 

 

원등사로 이어지는 원암골을 가운데 놓고

우측능선으로 올랐다가 좌측능선으로 내려오는 중.

 

 

날머리

 

 

날머리의 전원주택

 

 

 

 

 

 

 

새벽길을 달려 전주 시내를 들어서자니 

동녘 하늘에 유달리 커다랗고 검붉은 해가 불끈 솟아오르고 있었다.

 

저 기운생동의 감동 화폭을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단 말인가 !

잠시 길 가에 차를 세우고, 심호흡으로 불덩이를 퍼 담은 연 후 다시 길을 재촉.

 

송광사로 유명한 소양면에 당도, 해월교를 건너 원암마을 끝자락에 이르니

차단기가 원등사 오름길을 굳세게 가로막고 서 있는 모습이다.

 

차를 세우고 사찰 표지석에 다가가니, 원등사 2km라...

저 시멘트 포장길을 2km 씩이나 걸어 올라갈 수는 없는 노릇.

차단기를 지나자마자,

원추리와 하늘말나리가 수줍게 고갤 내미는 가파른 숲길을 치고 오른다.

 

아침 이슬을 바짓가랑이에 흠뻑 적시고, 땀으로 한 바탕 멱을 감은 후 능선에 올라

왼편 아래쪽 원암골을 내려다 보며  산행을 이어가기 시작.

 

마침내 율치에서 올라오는 능선에 합류. 안부 삼거리에 이르니 원등사 갈림길이다.

약 10여 분을 내려서니 불쑥 원등사가 모습을 보인다.

 

진묵대사.... !

호남의 사찰, 그 중에서도 전주 인근의 사찰 치고

"진묵"과의 연줄(?)을 내세우지 않는 사찰은 어디가서 명함도 못 내밀 지경.

 

아니나 다를까....!  

이 곳 원등사 역시, 호남 불교의 맹주라 일컽는다는

진묵대사와의 얽킨 이야기 한 자락이 빠지고선 창건 성립 불가라.

 

 

 

 - 신라  문성왕 2년이라 했다던가...

광보조선사가 절터를 얻으려 무주 향악 난야에서

나무로 오리를 만들어 날렸는데 지금의 원등사 터로 날아왔다고,

그리하여 이 곳에 절을 창건했는데, 임란으로 인해 그만 폐허가 돼 버렸다고..

훗날, 진묵대사가 변산 월명암에서 마음을 정갈히 한 연 후 동쪽을 바라보자니

멀리 한 줄기 등불이 눈에 들어왔고, 그 불빛을따라 찾아와보니

 폐허로 변한 원등사의 석등에서 나오는 불빛이라.

그러하였기에  재 창건은 당연한 수순이었고.

그런 뜻으로다가 遠(멀원), 燈(등잔등)을 써서 원등사라 이름했다고 한다. - 

 

 

 

전주  일출암에 전해져오는 "진묵대사 모친과 왜망실의 모기"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전주 인근의 사찰을 찾다보면, 뽀송뽀송함 보다는 모기가 설쳐대기 좋은 눅눅한 절이

더 많다는 느낌인데, 괜스런 나만의 생각일까...!?

장마철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 곳 원등사 역시 전체적으로 습한 느낌이었다.

 

 

다시 능선으로 되돌아와 한참을 가는데 원등사로 이어지는 표지기가 보인다.

" 어라 ? ..... 흐~~음.... ! "

방금전 절에서 만났던 스님네께서는 분명 외길이니까 되돌아가야 한다고 했었다.

 

절 뒷쪽으로 등산객들이 곧장 오르내리는게 거슬려서 였겠지만

그래도 명색 불제자라는 분이 이 나약한 중생에게 사길(?) 치시다니, 나무관세음...

 

정상에 올라보니 짙은 녹음으로 사위의 조망이 영~~~ 신통칠 못하다.

철각들은 율치를 출발, 이 곳 원등산(청량산)을 지나 위봉산으로 이어가

되실봉과 오도치, 서방산, 종남산을 이어가는 열 몇 시간짜리 산행을 하기도 하고,

학동산과 대부산을 이어가는 적당(?)한 산행을 하기도 한다.

 

위에서 애기한 철각들과는 거리가 먼 허약산행의 대표 2인조,

원점회귀를 금과옥조로 떠 받드는 부실체력인지라 

 골짜기아래로 보이는 원암마을로 내려서기로 한다.

 

평범한 육산에 불과한 원등산(청량산).

빼어나게 아름다운 산은 아니지민 

평이한 풍경속에서 비범함과 준수함을 읽어내는 지혜를 구할 수만 있다면

더 할 수 없이 멋진 산행을 할 수 있을거라 자신해도 좋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