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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탐매

'09 탐매(探梅) 열 번째 여정

       ● '09 탐매(探梅) 열 번째 여정

            ▶ 고불매(古佛梅) - 전남 장성 백양사

            ▶ 2009. 4. 1 (수) 

 

 

 江國春風吹不起

강쪽 지방의 봄바람은 아직 불지 않는데 



  鷓鴣啼在深花裏

자고새 울음 소리 꽃밭 속에 갇혔으나



 貳級浪高魚化龍

 (부처님 법 깨달은 이) 높은 파도 넘어서 용이 되는 고기 같은데



 

 痴人猶戽夜塘水 

 어리석은 사람은 깊은 밤 연못의 물을 퍼내는 구나 



 雨過雲凝曉半開

비 그친 구름 사이 새벽이 반쯤 열려



  數蜂如畵碧崔嵬

 연이은 산 봉우리가 그림같이 높푸르네



 空生不解宴中坐

 수보리도 좌중에서 알지 못하니



 惹得天花動地來

 하늘꽃을 얻고서야 땅까지 흔들릴세



 

 

 

 

 

 

 우화루의 주련과 고불매



고불 일출

 

 

 

산괴불주머니 

괭이눈 

피나물 

 

 

 처녀치마

 진달래

각진대사의 이팝나무

 굴참나무

제봉산에서 바라본 황룡강의 노을

 

 

 


 

 

 

 

고불매향(古佛梅香)을 떠올리며 뒤척이다 잠이 들었다.

 

이튿날 새벽 5 時...

여명(黎明)의 고불매향을 접수키위해 부리나케 달려간 고불총림 백양사.

새벽 예불이 끝나고 다시 적막에 휩싸인 경내에 들어서자마자

익숙한 홍매향이 코 끝에 와 닿는다.

 

아직은 렌즈를 들이대기엔 다소 이른 시각.

조용하겠다...! 쳐다 보는 사람 없겠다...!

고불매 아래 철퍼덕 주저 앉아 이른바 핍진한 매향 샤워에 들어간다.

 

가부좌를 틀고 고불매향을 가득 폐부로 끌어들여 지그시

눈을 감았는가 싶었는데, 곧장 선계(?)로 이동했던 모양.

 

덜커덩 소리에 눈을 뜨자니, 고불매 옆 건물의 방문이 열리면서

부시시한 머리를 한 보살 하나가 댓돌에 내려 선다.

품새를 보아하니, 아마도 근심을 털어내려 해우소를 향하려는 듯...

 

 

기막힌 고불매향(古佛梅香)에 젖어있던 참에

갑자기 변향(便香)을 떠 올리자니

 비위가 확 뒤틀리면서, 시쳇말로 좋았던 분위기가 확(?) 깨고 만다.

 

가만....

매향이나 변향이나 겨우 한 끗발 차이 ...?

그렇다면, 방금 전 고불매 아래 가부좌, 선계 어쩌고 했던 것은

순 사기 였음이 분명하지 않은가 !

 

고불매향에 취해, 언감생심 수행자 패러디를 하려 했던

소갈머리가 금방 들통나는 순간이다.

 

조석변(朝夕變) 수준도 아닌, 겨우 여명변(黎明變) 수준의 하수가

감히 부처의 장삼 자락을 밟으려 하다니...ㅉ ㅉ ㅉ

 

우화루 기둥에 기대어 서서,

새벽 추위에 떨고, 또한 고불매향에 감동하며 떨다보니,

 일순 고불매에 와 닿는 4월의 아침 해를 맞게 된다.

 

고불홍매 꽃잎 하나 하나에 적혀있던 매화 예찬 詩어들이 일제히

고매의 용틀임을 따라 하늘로 하늘로 날아오르는 듯.

 

부처께서 굳이 경배하라 이르지 않아도

수 백년 향을 날려온 고불매 앞에 두 손이 자연스레 모아지고 있었다.

 

.

.

.

 

 

 '09 탐매(探梅) 여정, 그 핍진했던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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