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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탐매

'09 탐매(探梅) 두 번째 여정 - 셋째날 -

          ● '09 탐매(探梅) 두 번여정- 째날 -

 

              ▶ 금시당(今是堂) 백곡재(栢谷齋) ~ 월연정(月淵亭) ~ 섬진강

              ▶경남 밀양시, 광양시 다압면

           ▶ 2009. 2. 27 (금)

 

 

 

금시당(今是堂) 백곡재(栢谷齋)

(경남 문화재 자료 제 228호)

 

 

 

조선조 명종 때의 승지(承旨)였던 금시당(今是堂) 이광진(李光珍)선생이 만년에 은퇴하여

학문을 닦고 수양을 하기 위해 1566년 (명종 21)에 창건한 별업(別業)의 정당(正堂)이다.

창건 당시 건물은 임진왜란 때 불타버려서 1744년(영조 20년) 선생의 5대손 백곡(栢谷)

이지운(李之運)이 복원 했다.백곡재는 조선 영조 때  재야의 선비로 명망이 높았던

교남처사 백곡 이지운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문중의 결의로 그 6대손 만성 이용구가 주관

1860년에 세운 재사(齋舍)이다. 그 제도와 양식 및 규모는 금시당과 대체로 동일한데

온돌방과 마루의 배치가 반대방향이다.금시당과  백곡재는 기둥의 결구방식이 특이한

조선시대 후기의 전통적인 건축물로,주변의 자연경관과도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영남지방 사족(士族) 가문의전형적인 정자 건물이다.

 이 별서는 밀야의 여주이씨 문중의 대표적인 선세유적(先世遺跡)의 하나로 경내에는

위의 두 주 건물 외에도 관리사및 정문, 중문. 남문 등 별도 건물이 있어 사용 공간을 구획하였다.

특히 남문 안 정원에는 금시당 선생이 손수 심었다는 440년 수령의 압각수(鴨脚樹)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어 밀양시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안내문에서 발췌)


 

 

남문쪽에서 바라본압각 鴨脚樹

 

 

압각수(鴨脚樹 )는 은행나무의 또 다른 이름.

 

 

금시매(今是梅)

 

 

 

금시매(今是紅梅) 그리고 탐매(探梅)의 세계

 

 

 

 

건물을 짓고 매화를 심은게 아니라

저 매화를 감상하기위해 건물을 세운 건 아닐런지...

 

 

탐매객을 기다리는 밀양강의 빈배(虛舟)

 

 

상당한 수령의 무궁화

 

 

울창한 송림의 호위아래 밀양강을 굽어보는

기막힌 지세에 자리한 금시당과 백곡재...

 

 

옛 경부선 철길이었던 백송터널

 

 

월연정(月淵亭)

 

 1525년 (중종 20)에 한림학사등을 지낸 월연(月淵) 이태(李兌, 1483 ~ 1536) 선생이기묘사화 후

낙향하여 세운 정자이다. 임란 때 소실된 것을 1757년 후손 이지복이 복원하였다. 후로도 여러차례의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른다.월연정은 담양의 소쇄원과 비교되는 정자로서, 월연대를 비롯한 여러

건물들이 집합을 이루어, 정자 단독으로 건립되는 조선시대 건축과는 다른 독특한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우측에는 월연대 영역을 두고 좌측에는 쌍경당 영역을 두었는데, 계곡

사이로 다리를 놓아 영역을 통합하였다. 그러나 각 건물들이 모두 풍경이 뛰어난 자연 지형을 이용하여

세워졌기 때문에 한편으로 무질서한 느낌이 없지 않다. 그것은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가능한한 자연

환경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한 데서 비롯된다. 쌍경당은 '강물과 달이 함께 맑은'것이 마치 '거울'과

같다는 뜻으로, 이곳의 뛰어난 풍경을 잘 설명하고 있다. 이곳에서 우리는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자연관과 아울러, 자연과 인공을 결합시키는 우리나라의 조경 양식을 잘 볼 수 있다.

(안내문에서 발췌)

 

 

 

월연정 원림의 핵심이 되는 공간으로

왼편이 월연대이고 오른편은 쌍경당 구역이다.

 

 

 

월연대에 올라 건너다본 쌍경당 구역

 

 

 

 소쇄원에 비견될만 하다는 의견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우측에 보이는 백송나무는 한 때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바 있다는데

무슨 사연인 줄 몰라도 현재는 지정에서 해제되었다고 한다.

 

 

 

쌍경당

 

 

 

쌍경당으로 통하는 문

 

 

월연정 앞을 흐르는 밀양강

 

 

 

섬진강 매화마을

 

 

 

 

 

 

 

 

 

 

화개장터

 

 

휴림(休林)의 달항아리와 매화

 

 


 

 

청도 길상원(湖骨嶺土山房)의 박복규 선생님으로부터

밀양 어디쯤에 가면 기막힌 古梅를볼 수 있노라는 말씀을 듣게된다.

도산서원에 다녀온 이튿날 선생님의 안내로 탐매여정에 나서게 되는데,

결론부터 내 놓자면 정말 복이 터지는 탐매여행이 아닐 수 없었다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금시당(今是堂)과 백곡재(栢谷齋)

산성산(391.4m)이 밀양강으로 흘러내려 안 쪽으로 곡선을 그린 지점의 산 언덕.

밀양강을 건너 커다란 소나무가 하늘을 찌르며 도열한 금시당 문 앞에 당도한다.

 

언뜻 담 너머로 준수한 고매 한 그루가 눈에 들어오는데 벌써부터 가슴이 쿵쾅쿵쾅.

남문쪽으로 돌아가니 압각수라 칭 한다는 커다란 은행나무 한 그루가 담장 안쪽에 서있다.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계절에 오게되면 기막힌 아름다움은 이미 충분히 예약되어 있을 터.

 

마당에 들어서니 담박에 엄정한 질서가 느껴지는게 강학의 공간임을 금새 알 수 있겠다.

강변쪽 낮게 쌓아올린 담장곁에 주욱 늘어선 수종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하늘높이 솟은 은행나무를 비롯, 담너머 강 쪽으로 가지가 너울대는 배롱나무에다 준수한

백송 한 그루와 상당한 수령의 무궁화에 이르기까지 어느것 한 가지도 허투로 심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금시당과 백곡재'의 품위가 한 눈에 드러나고 있었다.

 

자.... ! 오늘의 하일라이트 금시매(今是梅)곁으로 다가간다.

홍매로 보인다. 그것도 아주 격조높은 수세에다 묵을대로 충분히 묵은 고매다.

전체적으로 어찌나 준수하고 기품이 넘치는지 감히 섣불리 다가가기가 어쩐지 망설여진다.

 

아직 꽃을 직접 본 일은 없지만 웬지 기품있게 피어날거라는 기대를 갖게될 만큼

벌써부터 '금시매'의 매력에 푹 빠져들고 만다. 마당에서 바라볼 때, 오른쪽이 '금시당'이고

왼편이 '백곡재'인데  높다랗게 자리한 금시당의 왼편 매대(梅臺)에 고매가 자리한다.

 

말 하자면 금시당의 추녀끝과 백곡재의 추녀끝이 만나는 지점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양쪽의

두 건물을 향기로 충분히 채우고도 남을 지점에다가, 또한 양쪽 모두에게 섭섭치 않을만큼의

절묘한 위치에 매화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커다란 은행나무는 물론 건물 안팎 여기저기 이런저런 준수한 나무들이 즐비하지만

단연코 그 중의 제왕은 이 금시당의 고매(古梅)라고 보면 틀림 없으리라.

금시당 마루에 올라서니 유장한 밀양강이 발밑을 돌아나가고, 밀양강 가운데 섬으로 자리한

암새뜰이 시야에 들어오는 호쾌하고 시원한 맛이 그야말로 비길데 없이 아름답다.

 

헌데, 이렇게 멋지고 귀한 자태의 매화가 어찌 지금까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단 말인가...?

아무리 자료를 찾아봐도 누구 하나 이 금시당의 매화에 대해 언급해 놓은걸 찾지 못했다.

예로부터 밀양땅엔 사대부들의 문화가 줄기차게 이어져 온 것으로 아는데 어찌 이럴수가...

 

이 금시당 매화의 최대 가치는 꼭 있어야 할 자리에 그것도 너무나도 준수하고 기품있는

가지를 하늘로 들어올려 꽃을 피우고 향기를 품어낸다는 점을 꼽아야 할 것이다.

이처럼 품격높은 고매를 추천하고 안내까지 맡아 주신 길상원의 박복규 선생님께

한량없는 감사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고마움의 인사를 드리련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도 역시 밀양강가에 자리한 월연정(月淵亭)

세상에....!

밀양땅에 이토록 준수한 원림이 있을 줄이야 내 감히 상상도 못했었다.

이제서야 찾와왔다는 사실이 부끄러울 정도라...

  

 자연을 파괴하거나 거스르지않고  자연을 품 안으로 끌어들여 소화해 낼 줄 알았던 선조들의

지혜가 오롯히 구현된 참으로 아름답고 멋드러진 원림이라고 해야할 터.

계곡을 사이에 두고 월연정과 쌍경당이 자리하고 월연정 구역의 절벽에서는 배롱나무가

여기저기 뿌리를 박고, 심지어는 커다란 백송까지 한 그루 살아가고 있었다.

 

문제는 내부를 들어가 볼 길이 없는 것이다. 모든문이 꽁꽁  잠기고 인기척이라곤 전혀

찾아볼 길이 없는지라 정말이지 아쉽고 또 아쉬울 뿐이라. 비교적 건물은 잘 관리되고

있는것 처럼 보였는데 사람을 만날 수 있어야 어떻게 해볼 도리가...

쌍경당 아래쪽의 담길을 따라 밀양강 푸른물을 완상하며 허전함을 달래본다.

 

안내해 주신 박복규선생님과 이쯤에서 작별하고 달려간 곳은 섬진강 매화마을.

품평하기가 민망한 왜색 매화들이 하나 둘 피어나고 있었다.

 

'09 탐매, 두 번째 여정의 끝을 향해 섬진강변을 따라 거슬러 오르는 길,

 

금번 여정에너무나도 많은 환대를 배풀어주신 영남인사들의 얼굴을

한 분, 또 한 분  떠올려 본다 .

 

류재원 선생님, 박복규 선생님, 박현수 선생님, 소천 선생님, 손병원 선생님, 신동연 선생님

신동연 선생님과 함께 계셨던 성함을 여쭙지 못했던 선생님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 들께 모두 모두 진심어린 감사와 고마움의 인사를 올립니다.

그리고 언제나 늘 건강하시길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