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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탐매

'09 탐매(探梅) 그 첫 번째 여정

           ● '09탐매(探梅) 여정 -첫 번째 -

 

               ▶ 죽수梅(竹樹書院) ~ 임대梅(臨對亭園林) ~ 조성梅(梅月堂)         

               ▶ 2009. 2. 23 (월)

 

 

정암(靜菴)조광조와 학포(學圃)양팽손을 배향한 죽수서원 

- 전남 화순군 한천면 -

 

 

정암과 학포

 

두 사람이 똑같이 사마시에 응시하여

정암은 진사시에, 학포는 생원시에 장원급제 했다고.

벼슬길에서 조차 정암이 앞서고 학포가 뒤를 따랐는데

종래는 죽음 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 개의 비석에 나란히...

 

 

 

하늘의 道를 외쳤던 정암과 그림에까지 일가를 이루었다는 학포.

두 사람의 고매함이 깃든 죽수서원의 '죽수梅'

 

 

 

 나무 한 그루에

겹청매, 겹백매, 겹홍매가 나란히 피어나는 '죽수梅'.

 

 빽빽하지 않고 적당히 듬성듬성 기품있는 모습으로 피어나는

죽수매의 모습이 너무나도 그리웁지만 아직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할 듯.

 

 

 

영춘화 

 

 

임대정원림(臨對亭園林)

 

                                                     임대정원림은 철종(재위 1849∼1863) 때 병조참판을 지낸 사애 민주현 선생이

                                                            1862년 임대정이라는 정자를 짓고 그 주위에 조성한 숲을 가리킨다.

                                     임대정이란 이름은 봉정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사평천과 합쳐지는 곳에 정자가 위치하였다 하여

                                                                ‘물가에서 산을 대한다’는 중국 송나라 주돈이의 시구를 딴 것이다.

 

정자에서는 사평천과 광활한 평야가 보이고,

그 둘레에는 대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어 깨끗하고 시원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절벽 아래로는 배롱나무 3그루가 2개의 연못 주위에 자라고 있어 여름에는 장관을 이룬다.

지난 날에는 많은 문인들이 찾아와 시를 읊었고, 충효예절을 가르치는 서당으로 활용되었다고 한다

 

 

                                                                임대정원림은 전통적인 정원의 특징을 그대로 담고 있으며,

                               오랜 세월동안 사람들의 관심과 보살핌으로 유지되어 온 숲으로 그 가치가 커서 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임대정(臨對亭)은 조선(朝鮮) 후기(後期) 철종(哲宗)(1849∼1863, 재위) 때에

                                           병조참판을 지낸 사애(沙厓) 민주현(閔胄顯) 선생(先生)이 관직(官職)을 그만두고 귀향하여

                                                           전통적 정원형식(庭園形式)의 3칸 팔작집으로 건립한 정자이다.

                                                임대정이란 이름은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봉정산(鳳亭山)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사평천(沙平川)과 임하는 곳에 위치하였다 하여 붙여진 것으로

                                                       그동안 이 정자에는 많은 문인(文人)들이 찾아와 시(詩)를 읊었고

                                                      , 충효예절(忠孝禮節)을 가르치는 서당(書堂)으로 활용되었다 한다.

 

                                                                                            (문화재청자료에서 옮김) 

 

 

 

 

 

 

 임대梅(臨對亭園林)

 

 

오래전,  이 고매(古梅)를 처음으로 친견했을 때 부터

도대체 이런 상태로 몇 년이나 더 살 수 있을것인가 마음을 졸여왔는데

찾아간 오늘까지도 죽지않고 살아주어서 너무나도 고맙고 그저 감사할 뿐.

 

부디 오래오래 天壽를 누리시길 간절한 마음으로 빌어본다.

 

 

용틀임을 하며 땅 위를 기어가다 간신히 고개를 들어 꽃을 피우는

임대정원림의 '임대梅'.

 

가히 국보급 매화임이 분명한데도 어찌된 일인지

그에 걸맞는 대접은 찾을 길이 없는지라

아쉬움을 넘어 속이 다 쓰릴 지경.

 

'임대梅'의 진가를 알아보는 눈 밝은이가 화순땅엔 정녕 아무도 없단말인가...?

 

 

고매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 들이시여.

 

사평 임대정 원림 언덕위에서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이 임대梅를 위하여 부디 정성어린 기도와 아낌없는 정성을 보내 주시길.

 

 

 

 

 

청매

보성땅으로 내려간 탐매 여정, 드디어 오늘 처음으로 마주친 청매

 

 

 

 진하디 진한 매향의 세계....

 

 

 

 

백매

 

 

 

기품과 단아함

 

 

  

 

동백의 따가운 시샘

 

 

물어 물어 찾아간 보성군 조성면 소재 "매월당"

 

 

 

 담장가의 매화

 

 

오리지널 조선 매화

 

 

기품있는 향기의 진수를 보여준 매월당의 月梅香

 

 

 

 매월당에 피어난 산수유

 

 

 

 


드디어 막을 연 '09 탐매 여정.


 먼저 화순 한천면 소재 '죽수서원'을 찾아가 작년에 처음으로 마주쳤던

 "죽수梅"의 안위부터 살핀다.


작년엔 온갖 넝쿨들이 매화나무를 뒤덮어 고사 일보 직전이었는데

올 해는 누군가가 매화나무 주위를 말끔히 정리해 놓은 모습인지라 다소 마음이 놓인다.



작년, 너무나도 기품 있고 아름다운 모습을 처음으로 보았던 터라

올해 역시 너무나도 기대가 크다.

작년에 비해 꽃망울이 훨씬 많이 달린걸 보니 정말 멋진 매화를 기대해도 될 성싶다.


다음으로 달려간 곳은 화순 사평면 소재 '임대정 원림'의 "임대梅"


개인적으로 가장 사랑하는 古梅이면서도 또한 가장 안쓰럽게 여겨지는 매화.

수명도 수명이려니와 몸뚱이를 비비꼬며 땅 바닥을 기어가다가 직각으로

하늘을 향해 간신히 가지를 키워내 목숨을 이어가는 모습은

바라보는 이를 전율케 하고도 남음이 있을 정도다.


푸른 이끼가 자라고 잡풀들에 뒤덮혀 금방이라도 썩어버릴 것만 같은 몸통.

저런 상태에서 살아있다는 자체가 불가사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해도 어김없이 몇 송이 꽃을 피워낼 요량인가 보다.


원림의 소유자는 물론,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부디 더 이상의 나무에 대한 손상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어서 보성군 조성면 소재 '매월당'을 찾아가는 길.


어느 산자락을 지나는데 양지쪽의 매림에 피어난 매화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득달같이 차를 세우고 달려 가보니 청매와 백매가 피어나고 있는 모습.


약 10% 정도의 개화 상태였는데 그것도 감지덕지.

달겨들어 폐부 깊숙이 매향을 끌어 담자니 황홀 그 자체라.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돌려 조성면사무소를 찾아가 "매월당"의 위치를 묻는다.

친절하게도 직원 한 분께서 앞장을 서 안내까지 해 주신다.


연전, 국립광주박물관에서 만난 어떤 이가, 이 곳의 매화를 적극 추천하더라는

청담의 애길 듣고 찾아온 길이다.

헌데, 너무나도 큰 기대를 가지고 찾아간 게 탈 이었을까...?


분명 커다란 古梅가 있다고 들었는데 눈을 씻고 찾아봐도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두리번거리고 있던 차, 어디선가 나타난 노인네께서 들려주시는 말씀.


"문중 측에서 건물에 그늘이 진다고해서 매화나무를 배어버렸답니다..."


정말이지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요, 환장에다 된장까지 해버릴 지경.

가만 보니 마당 가운데 베어내고 남은 끌텅이 약 두어 자 쯤 남아있지 않은가!.

완전히 죽지는 않았는지 곁가지 몇 개가 나오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과거엔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저 막연히 상상으로만 그려볼 뿐.


작은 매화나무 몇 그루만이 담장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노오란 산수유가 그나마 탐매객의 쓰린 속을

조금이나마 달래주고 있었다.


마당에 떨어져 나뒹구는 유자에선 하얀 곰팡이가 피어나고,

이런저런 나무들 모두는 톱질을 당해 몸통이 잘려나간 매월당의 공허함.


?........!



잘려나간 나무들을 위한 기도를 중얼거리며, 맥 풀린 다리를 끌고 쪽문으로 나오니

멀리 조성면의 넓은 들과, 득량만의 희미한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가운데,

'09 첫 번째 탐매 여정의 마무리는 이토록 잔인하게 끝이 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