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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행·여행·풍경

지리산 옛길 / 2 구간 : 山사람의 길

                지리산 옛길  2 구간 - (山사람의 길)

 

              ▲ 의탄교 - 의중마을 - 서암정사 - 벽송사 - 송대마을 - 세동마을

              ▲ 길이 - 10.1 km  (1~ 2 구간 합계 21km . 6시간 40분 소요)

                 ▲ 2008. 12. 21 (동짓날)

 

지리산 옛길 제 2 구간의 시작점 의탄교.

 

산꾼이라면  엄천강에 놓인  의탄교를 수 없이 건넜으리라.

다리 건너 보이는 대밭으로 올라 붙게 되는데,

 

첫 번째 구간이 마을과 다랑이 논 사이를 주로 걷게 된다면

두 번째 구간은 거의가 산길로만 이어지게 된다. 

 

 

의중마을의 대밭으로 올라서면서 뒤 돌아보니

엄천강이 내려다 보인다

 

 삼굿터  

의중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닥나무를 삶아 껍질을 벗기던 곳

 

의중마을을 지나 서암정사 까지는 줄곧

산허리에 난 길을 따라 걷게 된다. 

 

서암정사

 

원래는 벽송사의 부속 암자.

6.25의 참화로 숨진 원혼을 위로하기 위하여

1989년 부터 조성하기 시작했다고.

 

 

자연석에 새겨 놓았다.

 

 

 

 

 

홍덕화라는 석공이 장장 11 년여해 걸쳐 자연석에...

 

벽송사 오름길의 장승

 

제 2 구간엔 '山사람의 길' 이라는 타이틀이 붙어있는데

여기서 산사람이란 빨치산을 지칭한다.

 

숲 사이로 보이는 벽송사

 

6. 25 전쟁 시 빨치산의 야전병원이 차려졌던 벽송사.

지금의 건물은 모두가 신축된 당우.

 

1 . 2 구간을 함께한 오늘의 도반

 

잣나무 숲

 

직진하면 국립공원으로 들어 서게 되므로

이 지점에서 하산길로 접어들어야만 한다

 

송대마을

지리산 자락에 널려있던 수 많은 자연 부락 들은 6. 25 전쟁 시기

좌 우익 모두로 부터 말 할 수 없는 고초를 겪어야 했다.

 

 이 곳 송대마을의 '선녀골 루트'는

마지막 빨치산으로 통하는 정순덕과 함께

최후의 빨치산 세 사람 중, 위원장 이었던 이은조가

토벌대에 의해

1963년 2월 경 죽임을 당한 곳(선녀굴) 이기도 하다.

 

'지리산 옛길'을 따라 1. 2 구간을

나와 더불어 마지막까지 함께한 최후의 파르티잔(?) 3인

 

'선녀골 루트' 조망

앞에 보이는 능선상 왼편  끝 부분이 독바위

 

 세동마을 하산길에 만나게 되는 400년 생 보호수

누구를 불문하고 저 소나무 아래 암반에 앉으면 곧바로

 松下神仙圖

 

엄천강 을 내려다 보며 커다란 암반위에 서 있는  

너무나도 준수한 소나무의 기세.

지리산 옛길 제 2 구간 최대의 눈 맛을 자신한다.

 

 

400년 松의 기세를 배경으로 한

"산이모"의 철각 회장님

  

세동마을 언덕에 서 있는 古園亭

 

지도상에는 '세동마을'로 표기되어있는데

막상 마을에 들어서니 '송전마을회관'이라,

어떻게 된 일인지 알쏭달쏭...

 

도로 옆 언덕위에 자리한 효자각을 바라보며

'지리산 옛길  1 ~ 2 구간을 마무리.

 

 

*      *      * 

 

길... !

 

마을길, 산길,호젓한길, 논두렁길, 오름길, 내림길, 계곡길, 또랑길.

 

이상은 '지리산 옛길'의 차림표다.

 

'지리산 옛길'은 수직으로 산을 오르는 개념이 아니라

수평으로 걷는 사색과 성찰의 길 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 구간과 2 구간을 함께 해 치웠다는 자체가

도대체 어불성설이요, 황당무계 그 자체라.

 

내가 그리도 좋아하는

 "해찰은 기본이요, 지렁이꽈 걸음은 선택" 이라는

 절대 불변의 원칙을 포기하고 잰 걸음으로 내처 달려간데는

소위 B 코스를 선택한 분 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는 건 실례라는 생각에서

다소 서두른다는 게 그만 '후다닥 산행'이 되고 말았다는 얘기다.

 

단순한 산행길이 아닌 '옛길 따라가기'라는 슬로건이

분명한 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1 구간이 

 마을과 다랭이 논 사이를 지나고 언덕을 넘어

또 다른 마을로 이어가면서 거대한 지리산 자락에 흩어진

민초들의 삶을 훑는 순 한 성격의 길 이라고 한다면

 

 2 구간은

세칭, 산사람들의 길 이라 불렸던 빨치산의 길을 따라 가면서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 되어 사라져간 내 이웃의 아픔을

보듬어 볼 수 있도록 규정지어진 느낌이라고나 할까.

 

'지리산 옛길'1~ 2구간 탐방은

 

그럭 저럭 단순히 길이만 이어가는 식의 길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

 

기,승,전,결로 대표 되는

대하드라마의 극적 요소가 모조리 망라되는 루트라는 사실을

2 구간 끝자락에 와서 확연히 인지할 수 있도록

구성 되어있는 길 인 것이다.

 

"지리산 옛길'을 기획하고 완성한 이 들에게

새삼 고마움을 전 하고 싶다.

 

3, 4, 5 구간 계속해서 이어져갈 지리 800리 환종주의

완성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다음 코스가 터질 때는 본래면목을 찾아 지렁이꽈로 회귀하련다.

최대한 게으른 걸음으로 말이다.

 

'지리산 옛길'은

절대로 바빼 걷는 길이 아니요, 또한 바삐 걸어서도 아니된다.

  

 '지리 사색 해찰로'의 성격이 분명한  옛길. 

 

우보(牛步)에다 성찰(省察)이 동반되어야만 하는 그 길을 

오늘, 나는 그만 후다닥 걸어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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