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등산 (산장 - 꼬막재 - 북봉 - 신선대 - 사랑로 - 중봉 - 산장)
@ 2008. 10. 1 (수요일)
" 안녕하세요, 000선생님이시죠? "
산을 오르려 신발끈을 묶고 나서는 나에게
MTB를 타고 산장에 올라오시던 사진상의 주인공 banya님 께서 하시는 말씀
홈피 시절의 '무등산닷컴' 때 부터 관심깊게 보셨던 터라 나를 기억하시는 모양.
카페로의 전환 뒤엔 왜 모습을 볼 수 없느냐고 물어오시는데 그야말로 대략난감이다.
말씀을 나누던 중,
수 년 전, 내가 홈피에 올렸던 "무등의 북봉 그 행복한 오름"이라는
제목의 산행기를 참조,
겨울의 한 가운데인 1월에 그 북봉 코스를 다녀오시고는
"너무나 환상이었노라"는 댓글을 남기셨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금방 기억이 떠오른다.
애고~~~~,
미남도 아닌 산적 주제에 금방 알아보시는 분이 있다니.
행동거지를 조신(?)허게 하지 않았다간,
이크 ~~~~,
키를 넘는 울창한 시누대밭을 헤쳐야하는 코스
그야말로 북봉 산행 최고의 백미다
천남성
빽빽한 시누대숲을 헤치고 나면
급경사가 시작되고
일반적인 무등산 너덜지대완 달리 이 곳의 바위들은 두터운 이끼로 덮혀있다.
그만큼, 아직까진 생태계가 잘 보존되고 있는 환상의 코스임이 분명.
호흡이 거칠어질 즈음,
불쑥 북봉의 KBS 송신탑이 나타난다.
예전엔 전봇대를 세워 전기를 끌어다 썼는데
이젠 지중화 공사로 전봇대가 모두 사라졌다.
화순쪽 하경
산부추
북봉 일원의 억새 잔치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 정코스
주상절리가 모조리 광주 시내쪽을 향해 넘어진 형태다
만개시기는 아직 좀...
북봉에서 바라본 중봉 사양능선
신선대(왼쪽)와 천왕봉
지왕봉
신선대
신선대 일원의 억새
뱀무
작전도로를 따라 내려와 중봉으로...
사랑로 일원의 억새
천.지.인의 초가을
서석대 전경
중봉 아래쪽의 억새 군락
오랫만에 다시 찾은 '무등의 북봉'
'꼬막재' 표시석에 발이라도 달렸단 말인가....?
예전에 놓여있던 장소에서 진짜(?) 꼬막재로 약 100 여 미터 이사한 모습.
북봉을 오를때는 '꼬막재 표시석'놓여있던 예전 장소에서 부터 올라야 한다.
이 길이 오리지널 '호남정맥'임에도 불구하고 무등산 천왕봉 일대가
군사보호구역으로 출입이 제한된다는 것을 핑계 삼아 상당 수의 산꾼들이
규봉암길로 지나가면서 '호남정맥'을 종주 했노라 말 하는데
그건 좀 곤란한 애기가 아닐 수 없다.
반드시 꼬막재에서 북봉을 올라 최소한 군부대 정문까지 가서
천왕봉을 눈에 담고 돌아서야만 진정한 '호남정맥 종주'의 완성일 터.
잔뜩 쩔어있는 키 큰 시누대 밭을 지나면,
전혀 길이 따로 없었던 너덜지대를 대충 치고 오르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누군가가 바위마다 붉은 페인트로 화살표를
표기해 놓아 이젠 너무도 수월하게 암괴지대를 통과할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는 단체 산악회 사람들까지 오르내리는 모양.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이 코스에 대한 산행기를 올리지 말걸 그랬다는
후회가 들 만큼, 길이 너무나도 훤하고 뚜렸해져 버렸다.
이제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
이거야말로 죽은 자식 불알 만지는 격이 아닌가 !
허나, 아직도 북봉이 주는 매력은 여전하다.
놓치기 쉬운 점을 하나 들자면, 의외로 이 암괴지대엔
묵을대로 묵은 오리지널 고산 철쭉이 곳곳에 산재 해 있다.
자그만치 키가 5m 가 넘는 장대한 철쭉이 여러 개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북봉을 오른다면 훨씬 더 알찬 산행이 될 거라는 생각이다 .
북봉의 억새 만개는 아직 조금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허지만 지금의 억새 만으로도 감상할 만한 정도는 충분히 차고 넘친다.
신선대를 감상한답시고 천왕봉 바로 코 밑에 위치한 군부대 정문까지 올라갔다
작전도로를 타고 내려와 사랑로를 향한다.
과거 군부대가 있던 자리를 점령한 무등의 억새밭.
중봉을 향해 그 억새밭 사이로 난 S자 형태의 길을 일러 '사랑로'라고
이름을 붙였더니, 어느덧 이젠 정식 명칭으로 굳어져가는 모양이다.
아름다운 작명에 대한 사람들의 화답인지라 기쁘지 않을 수 없는 일.
광주 시가지가 거의 보이지도 않을만큼 전체적으로 부연 개스가 시야를 가리는 관계로
속 시원한 조망은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무등의 안정감과 부드러운 산세가 주는 유현함은
산객 모두다 모름지기 엄지를 치켜 올리지 않고는 배길 수 없으리라.
천지인을 가까이서보니,
지난 여름 그 푸르렀던 녹음은 어느덧 수명을 다 하고
노오랗고 붉은 컬러에 서서히 자리를 내어주며 가을을 초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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