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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행·여행·풍경

설악 C코스 탐방록

2007-10-22 00:40

 

 

'계조암' '흔들바위' 근처에서 바라본 일출

 

 

 

 

동해의 일출에 황금색으로 물들어가는 울산바위

 

 

 

 

 

 

 

 

 

 

 

 

 

 

 

 

 

 

수정바위

 

 

 

 

동해

 

 

 

대청을 배경으로

 

 

 

 

 

 

 

 

 

 

 

 

신흥사 돌담에 그려진 가을

 

 

 

 

 

 

 

 

 

 

 

 

 

 

 

 

 

 

 

 

 

 

 

 

 

 

 

토왕성 폭포 

 

 

 

비룡폭포

 

 

 

 

 

 







*   2007, 10, 20 토요일


이곳은,

선객마저도 잠시 화두를 머리맡에 내려놓고  
깊은 잠에 빠져든 ‘설악산 신흥사’

야심한 시각,
엄청난 돌풍이 앙칼진 휘파람 소리와 함께 골골을 휘감아 도는 가운데  

벌써 한 시간 째, 근심 걱정을 털어낸다는 절간 ‘해우소’에서 칼바람이
수그러들기를 기다리며 서성이고 있는 C 코스의 '청춘남녀'(?) 두 사람이 있었으니.

세찬 바람과 함께 급격히 떨어진 기온 탓에 몸과 마음까지 함께 움츠러들어  
감히, 어둠 속으로 선뜻 나설 엄두를 못 내고,  

이제나 저제나 바람이 잦아들기를 기다리건만, 그건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이요,
착각도 유분수라는 사실을 점차 깨닫게 된다,
 
어찌됐던,

절간 화장실에서 남녀 두 사람이 얼굴을 맞대고 마냥 뭉갤 수는 없는 노릇.
주섬주섬 행장을 꾸려 문을 나서려니 문득 부러운 생각이 든다.
절간의 화장실이, 근심을 털어내기엔

너무나 깨끗하고 청결하다 못해 초호화판(?)이라는 생각에서이다.

하기야 절집 화장실이, 아니, 정랑이, 해우소가, 변소가, 측간이,
오늘날 사찰의 현주소임을 내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마치, 조선 오백년이란 시간 동안 맺혔던 억불의 한을 단숨에 풀어낼 것 처럼 말이다.

문 밖을 나서 올려다 본 신흥사의 밤하늘,

엄청나게 굵고 밝게 빛나는 별들의 '초롱잔치'....
저토록 밝고 맑고 크게 빛나는 '별'을 본지가 언제였던가?

설악의 하늘에 뜬 별은 잃어버렸던 나의 감성을 단박에 찾아주고 있었다. 


절을 빠져나가 다리를 건널적,
계류를 흐르는 '물소리'는 또 어쩌면 그리도 청아하게 들려오던지...

'무박산행'과 장거리가 보편화 되다보니,

도대체 '설악동' 인근의 명소들을 찾아본지도 기억이 가물 댈 정도다,
하여 오늘은 소위 '추억산행'을 펼쳐볼 양으로 A 코스, B 코스 모두를 사양하고 ,
신흥사를 중심으로 한 인근의 명소 순례에 나서 볼 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첫 번째 코스로 선택한 곳은,
대한민국 소재 단일  덩어리로는 가장크다고 일컬어지는 ‘울산바위’.

기실, 훤한 대낮에 느긋한 산행을 즐기고 싶었으나,

동해바다 위로 찬란하게 떠오르는 태양을 정통으로 받아
황금색으로 빛나는 ‘울산바위’를 가까이서 보고 싶은 주체할 수 없는 욕망이 머리에 어른거려,
하는 수 없이 돌풍 속의 야간 산행을 감행하는데,
사실 신흥사 화장실에서 세찬 바람을 피한답시고 미적대며 시간을 허비했는지라,
행여 일출을 못 볼까 마음이 바쁘다.

부지런히 계조암 흔들바위에 도착 동쪽을 바라보니 일출이 시작되고 있었는데

근자의 해오름 중에선 최고가 아니었을까...!
이윽고 그 해오름을 받아 시시각각으로 명암을 달리 해 가는 울산바위의 장엄한 모습이

눈앞에 전개되고 있었는데, 문득 소싯적에 보았던 조각 미남 ‘그레고리펙’ 주연 영화
“마켄나의 황금“에 나오는 그 온통 금덩어리 모습의 바위를 추억케 하고 있었다.

세찬 바람이 불어대는 철사다리를 오르자니 현기증마저 일지만,

떠오르는 해의 각도와 함께 순간 순간 변해가는 ‘산그리매’와
붉게 물들어가는 설악의 모습은 보는이의 혼을 쏘~옥 빼 놓고 있었다.

이윽고  애국가 첫머리 배경으로 깔리는 장면,

말 그대로 설악에서 최고로 쳐 준다는 수려한 ‘수정바위’를 감상할 수 있는 곳에 당도한다. 
때마침 가을을 맞아 바위 사이사이에 붉게 물든 단풍이 점점히 박힌 수정바위가
현란한 모습으로 절경을 뽐내고 있었다.
최고라는 말 이외엔 그 어떤 수식도 필요 없는 광경인지라 나뿐만 아니라
그 춥고 세찬 바람 속에서도 모두들 넋을 놓고 시선을 뗄 줄 모른다.

이윽고 아쉬운 발걸음을 조심스레 아래로 향하는데 숨을 헐떡이며 남녀노소 수많은 이 들이

철사다리에 붙어 ‘울산바위’를 올라오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몸조차 가누기 힘들만큼 세찬 바람에 혹, 안전사고라도 날까 조바심으로 가슴이 조여 올 정도인데
모두들 생애 마지막 기회라도 되는 양, 기를 쓰고 올라오는 모습,  
대단하다고 해야 할까? 아님, 무모하다고 해야 할까.

약, 네 시간의 울산바위 탐방을 끝내고 혹시라도 권금성 케이블카를 탈 수 있을까 해서

가 보았더니 돌풍으로 운행을 취소한다고 아예 표를 팔지도 않은체 돌아가라며
연신 소리높여 외치고 있었다.



그런데도 모를 일은,
그 북새통에도 간간히 케이블카는 오르고 내린다는 사실이었다.
저 사람들은 무슨 재주로 팔지도 않는다는 표를
구하고 운행도 안 한다는 케이블카로 오르내린단 말인가?
도무지 알 수 없는 요지경 속이 아닐 수 없었다.

일찌감치 권금성의 단풍과 하경 감상은 접고 비룡폭포를 찾아간다.
천불동 축소판이라는 얘기답게 여기저기 울긋불긋 만산홍엽이요, 인산인해다.
투명한 계곡 속의 소에 점점이 떨어진 붉은 낙엽 그리고 힘찬 폭포의 연속,

투명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계곡, 역광아래 한없이 붉어지는 단풍,
여기서도 감동 저기서도 감탄사가 연달아 터져 나오는 가운데 비룡폭포에 당도하여
설악의 비경에 다시 한번 몸을 떨어본다.

느긋 탐방을 마치고 매표소에 당도하니 오색에서 출발하여  대청과 공룡을 거친 선두가

벌써 도착했다는 산악회장의 말씀,
대단한 철각임엔 틀림없겠지만 예상외로 공룡에 그리 많은 산객이 몰리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모두들 성미 급하게 설악에 다녀간 때문이리라.

아직도 설악의 만추는 조금 기다려야 할 정도로 철이 갈수록 늦어지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첨단산인
멋진 일출과 아름다운 단풍의 어울림입니다.
골골히 스며드는 햇살에 비치는 바위의 모습이 사진으로만 봐도 저렇게 아름다운데
바로 그곁에 서서 보신 느낌은 얼마나 좋았을까요
여유있고 유유자적한 울산바위와 계곡의 탐방기 잘보고 갑니다.
2007-10-22
08:12:48
 
 
 
꽃뫼
이 사진들을 보고 있으니 괜히 눈시울이...
너무나 아름다운 사진들이 과연 우리나라인가요
이런 비경들을 난 아직 한번도 가본적이 없으니
내 살아온 삶이 그래도 살았다고 말할수 있는것인지...
이만큼의 삶에 넘치는 감사를 하다가도
간혹 투정부리며 툴툴거려 보게 되니
이건 아마 환기님의 산이야기가 너무 부러워서 ....
잘 보았습니다...
2007-10-22
09:46:28
 
 
 
산마을
명작들을 담아오셨군요. 이런 비경들이 전라도 가까운 곳에 있었더라면 좋을텐데요...
그나마 한 나라안에 있는 것이니까 위안을 삼아야겠지요...
하얀 바위와 단풍과 일출 등 매혹적인 풍경들입니다.
2007-10-22
14:17:50
 
 
 
명경헌
첨산님이 단풍 1호를 설악에서 리포트하더니...
김선생께서 2호로 중계하는 동안...
단풍은 남으로 내려 오고 있을터...
......

못 가본 이들 대신해서 특파원 리포트도 좋겠지만...
보고 싶은 그리움만 애를 태우니...
......

교대로 염장을 지르누만...
문수사와 백암산의 환희를 기다리며...
2007-10-22
21:11:29
 
 
 
MT사랑
오~! 설악이여~
한번 타이밍을 놓치고 나니까 왜 이렇게도 설악산 찾기가 힘든지요.
그렇다고 혼자 떠날 수도 없고...
형님 사진을 보니 약간의 위안도 되지만
결론적으로는 아우 가슴에 붉은 단풍 불이 훨훨 타오릅니다.
2007-10-23
10:35:47
 
 
 

 

무늬
설악의
일출에 놀라고
석경에 놀라고
단풍에 놀라고

그것을
앵글에 담아내는
솜씨에 놀라고
유유자적 풀어가는
필력에 놀랍니다

님이 있어
무등산 닷컴이
더욱 풍요롭습니다~
2007-10-26
17: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