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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행·여행·풍경

: 지리 단풍 소고(小考)

2006-11-06 00:50

 

뱀사골 초입 풍경

* 반선 - 뱀사골 - 화개재 - 삼도봉 - 노루목 - 임걸령 - 피아골 - 직전
* 2006. 11. 4 토요일 6시간30분 소요
* 공명님, 첨단산인, 산골소녀님, (산악회와 함께)

 

단풍 신이시여.....? !

 

뱀사골을 오르며...

 

 

이미 겨울 채비를 마친 나무들

 

 

 화개재에 올라 내려다 본 뱀사골

 

수 백개의 계단을 올라

 노루목에서 바라 본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라인

 임걸령에서 샘물 한 모금 마시고 피아골로 내려섭니다

 

피아골의 가을

 

 

 

 

 

 

 

 

   

 

 

  

    

  

 

  

  

  

 

 

 

올 단풍이 아무리 곱지 못하다고 해서 명색 산꾼이 그저 뒷짐만 지고 앉아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단 한 그루라도 좋으니 제발 단풍다운 단풍이 눈에 들어오길 기대하며 뱀사골에 들어선다.

어지간한 산들은 이미 계곡물이 바싹 마른지 오래지만 그래도 명색 지리산이요, 그 중에서도 뱀사골이 아니던가?
골짜기 여러 이름의 폭포와 담에는 아직 그런대로 청류가 흐르고 담겨있는 모습이다.

얼마나 올랐을까?

고도를 높이니 어지간한 활엽수는 벌써 모든 잎을 떨구고 이미 겨울 채비에 들어선 듯....
춥지도 덥지도 않은 적당한 날씨인지라 그리 많은 땀은 쏟지 않고 뱀사골 산장을 지나
화개재에 올라 중식을 든 후, 삼도봉과 노루목을 거쳐 임걸령을 지나 피아골로 내려선다.

일기예보엔 약간의 비가 내린다는 애기가 있었으나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지만 부옇게
흐린 날씨로 인해 시야는 그리 맑은 편이 못된다. 거기에다 곧 날이 저물게 되는지라
최대한 빨리 내려서면서 저 붉음의 미학에 포커스를 들이대야 하리라.

산장 주위와 그 아래 삼홍소 주위에 아쉽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단풍이 몇 그루 보인다.
다리에 쥐가 올라 애를 먹고, 급기야는 여러 번 발목을 삐끗하여 지리산과 별로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등의 막말(?)을 쏟아내던 첨단산인, 드디어 이제야 몸이 풀렸는지 인정사정
없이 달려 내려간다.

일찍 도착하여 느긋하게 단풍과 가을의 정취를 즐겼어야 했는데 출발이 늦어지는 탓에
그러지 못한 점이 다소 아쉬운 산행이었다고나 할까?
마음이 바쁘다 보니 화개재에서 임걸령에 이르는 거리가 평소보다 멀다는 느낌이었다.

나무가 잎을 떨쳐내는 이유는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그 잎을 팽개치기 직전의 붉음을 우리는 단풍이라 부르며 즐기고 감동하게 되는 것이리라.
그 아름다운 가을은 곧 우리 곁을 떠나게 되고 말 것이다.

그 떠나려는 가을을 잠시나마 내 곁에 붙잡아두고 행복해 했던 지리산에서의 하루였다.

 

 

 

 
첨단산인
오! ... 오 붉음의 미학이여
오매 단풍들겄네
오로지 붉고 노랗고 눈이부시네
오직 땅만 보고 걸으면 이 단풍들이 어찌 눈에 들어오리오
오! 아름다운 계곡의 기쁨이여
2006-11-06
08:37:40
 
 
 
MT사랑
올해도 피아골 계곡에는 서너 번 다녀왔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가을철 단풍철에 피아골 계곡에 결석하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올해 단풍은 예년보다 붉고 곱지는 못하지만
가을 가뭄 중에서도 그나마 지리산 단풍은 눈이 부실 정도로
붉게 보입니다.
지리산 주능선의 앙상한 가지들...
능선에는 이미 겨울이 다가온 모양입니다.
2006-11-06
09:30:08
 
 
 
saminsan
붉고 노란 피아골의 티없는 빨간 단풍잎들을 유감없이 잘
보여주시는 군요. 청정지역이라 역시 다르군요.
피아골의 긴 계곡이 이런 단풍잎들로 물들어 있을 것을 상상해 봅니다.
피아골. 피빛으로 붉게 타오르는 단풍잎을 가진 골짜기....
피빛으로 물든 젊음과 생명과 사랑을 잊지 말아달라는 듯...
2006-11-06
11:47:13
 
 
 
한병인
좋은 풍광 잘 보고 갑니다.
상상했던 대로 호탕하시고 자상하시고 박식하심에 더욱 놀랐습니다.
첫 만남이였지만 그 분위기가 밤새 생각이 나던지......
식구들 자주 자주 뵙고 많은 연 쌓도록 하겠습니다.
2006-11-06
19: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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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
함께한 산행 너무 즐거웠습니다.
분명 한참 뒤 따라 오실거라 했는데
"어라??" "앞서가시네????"

아름다운 풍경!
가슴에는 잔뜩 담았지만 미처 앵글에 담지 못한 안타까움 비로소 풀게 됩니다.
2006-11-06
23:50:53
 
 
 
서영화
초면에 넓은얼굴 내밀면서 한 컷 해주십사고 부탁을 저엉말 망설이다 했었습니다. 그 얼굴은 여엉 아니올시다 였나 보네요?, 올려주신 두컷은 언제 찍었는지도 모르겠구요~~ 잔잔한 음악에 젖어, 사진 감상 잘 하고 머물다 갑니다.
2006-11-07
17: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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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
한병인님
무등산 닷컴의 구성원 모두가 산을 사랑하고 그 산을 닯으려고 애쓰는 사람들임을
단 한번의 산행으로도 충분히 느끼셨으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너무 과찬이십이다, 행여 절대로 저의 무식에 속는 일이 없으시기 바랍니다.
님의 말씀대로 아름다운 인연을 쌓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서영화님
역시 카메라를 의식하고 찍은 사진은 뭔가 부자연 스럽게 나오더라구요.
쌩 초보에 불과한 저에게 아름다운 님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영광을 주셔서 감사할 뿐입니다.
산에서 인물 사진 제데로 찍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는 날이 갈 수록 자신 없어져 가는 걸로 알 수
있답니다. 만산홍엽의 파노라마 속에 함께한 하루가 너무나 즐거웠답니다.
자주 들르셔서 무등산 닷컴에 관심을 보여주신다면 더 할 수 없는 영광이겠습니다.
2006-11-07
23: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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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화
넵~~ 근데 너무 황송한 말씀 입니다. 너무 촉박한 시간 때문에 눈길을 빼앗는 곳은 많았지만 머물수가 없었던게 아쉬었었습니다만, 덕분에 이케 감미로운 음악과 아름다운 사진 즐감하고 있습니다. 가끔 헌팅 해오신 아름다운 풍광 감상하러 들르겠습니당.
2006-11-08
13: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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