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04 16:30
산성터를 오르는 도중 숲 사이로 해가 떠오르기 시작 @ 두타산 - 1,353m 강원도 동해시 소재 @ 2006. 9..2~3 양일간에 걸친 무박 산행 . 산악회와 함께. @ 매표소 - 산성터 - 정상 - 박달령 - 쌍폭 (원점회귀) 약 8시간 소요 |
산성터 석문을 지나
|
두타산성
정상 주위에서 만난 꽃들 |
이질풀 |
투구꽃
정상에서 약 4킬로 떨어진 청옥산(맨왼쪽)과 오른쪽으론 사원터로 이어지는 라인 |
내려다 본 계곡의 풍광
계곡의 기암들 |
그 중 좌측편 폭포 |
쌍폭 |
산 초입에 자리한 삼화사 |
두타(頭陀)산이라............. 산스크리트어 에서 왔다는 두타. 온갖 괴로움과 한줌 번뇌마저 털어내 버린 청정한 경지로의 수행을 이름이라던가? 산 속 많은 선승들이 바라는 필수 덕목이 아닐 수 없으리라. 밤 10시, 여기는 산수교회 앞 한 무리의 산객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차에 올라 머나먼 강원도 동해시 백두대간 상에 위치한 두타산을 목표로 출발. 산병이 깊어지니 드디어 무박산행까지 따라 나서게 되었는데, 어찌됐던 편도 최하 6시간이라는 장거리 버스 여행에 이내 척추가 견뎌 줄지 의문이로다. 스치는 불빚 속에, 그 옛날 처음으로 찾아 들었던 두타산을 떠 올려 보는데...........! 묵호니 후진해수욕장이니 삼척일대를 쏘다니다 우연한 기회에 들어선 무릉계곡. 너무나 아름답고 멋진 암반에다 그 위를 흐르는 청류의 모습에 반해서 당연히 물가에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세웠던 시절이 벌써 37년 저 편의 세월이 되었단 말인가 이런 저런 생각으로 차에 실려 가다, 진통제인 아르꼬르를 적당량(?) 털어 넣고 나서 잠시 눈을 감았다 떠 보니, 새벽 4시, 정확히 6시간 만에 주차장에 당도하여 짙은 어둠 속에 산객들을 토해내고 있는 모습이다. 이른 아침을 들고 주섬주섬 배낭을 챙긴 다음, 머리에 등을 켜고서도 모자라 손전등까지 챙겨 들고서 계곡을 따라 오르기 시작하여 삼화사를 지나는데 새벽 도량석 시간인지 약간의 불빛 속에 멀리서 들려오는 염불 소리가 청아하고 낭랑하게 들려오는구나. 말없이 앞사람의 뒷모습만 바라보며 터벅대는 신발 소리를 따라 두타산성 급경사를 오르기 시작. 얼마간 오르니 쭉쭉 뻗은 홍송 사이로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는 가운데 산성터에 올라서 툭 트인 계곡의 풍광에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두타산 여러 모습 중에서도 이 산성터에서 바라보는 풍광에 제일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건 비단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터. 새벽빛이 펼치는 파노라마의 음영에 정신을 홀딱 뺏기고 나서 이윽고 주위를 살펴보니 두어 사람만 남고 모두들 진즉에 사라지고 없구나. 엊그제까지만 해도 이 정도 경사를 오르면 땀을 말로 쏟았어야 했는데, 오르는 내내 서늘한 느낌의 가을바람을 맞으면서 그야말로 여유 있게 홀로 정상을 올라 보니 유난히 색상이 환하게 도드라진 들꽃들이 만발해 있는 모습에 정신을 수습키 어려울 지경. 겨우 몇 종류에 지나지 않지만 나 혼자 감상하기엔 너무나 아깝고 우리네 꽃 귀신 제위들과 함께 하지 못한 게 못내 아쉬울 뿐이로구나. 충분히 감상 했노라는 생각에 박달령 길로 접어들어 한참을 내려가는데 뭔가 미진한 생각.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와 또 한번 꽃 감상을 하게 되는 전례 없는 희한한 짓을 하고 있는데 그 때서야 댓재 쪽에서 한 무리의 산객들이 올라와 수선대고 나보다 뒤쳐진 우리 일행들도 마저 올라와 정상이 붐비는 모습 속에 청옥산으로 이어지는 박달령을 향한다. 박달령에 도착, 술 인심 풍부한 어떤 사내가 건네주는 쐬주 대포 한 잔을 얻어 마시고 하산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린다. 사실 청옥산을 올라 연칠성령을 탄다면 약 한 두 시간 더 걸리겠지만 별로 매력 없는 청옥산은 빼 버리자는 중론이라 나도 따르기로 하고 내려서게 된다. 계곡을 내려와 멋진 쌍폭을 찾았는데 수량이 다소 아쉽구나. 두타산에 비가 많이 내리면 온 산 여기저기가 폭포로 변하는 모습을 나는 잘 기억하고 있기에 해 본 생각이지만 지금의 모습 만으로도 충분하고도 확실하게 멋드러진 폭포임에는 틀림 없다. 매표소를 건너는 다리 아래 개운한 ‘무릉표알탕’에 들어가 심신을 정갈히 한 연후 밤 시간에 지나가느라 보지 못 했던 무릉계곡의 반석에 포커스를 들이댔으나 카메라도 지쳤는지 아니면 샤워를 시켜주지 못 해서인지 전원이 수명을 다 하고 만다. 오후 시간인데도 상당수의 사람들이 꾸역꾸역 계속해서 계곡으로 밀려들어 오고 대부분은 선녀탕의 쌍폭이 최종 목표이겠지만 그제서야 두타산을 오르겠다고 길을 묻는 황당한 이들도 여럿 있었다. 활화산 같았던 지난여름의 더위를 떨쳐내고 어느새 서늘한 가을바람이 휘감아 도는 두타산 에서의 산행, 아직 눈앞에는 신록의 무성함이지만 바람이 지나는 가지와 잎새 마다에선 가을을 준비하는 표정과 행색이 완연함을 느낄 수 있었다. |
공명 두타산을 가신다고 체력을 비축하시더니
야심의 작품들을 많이 얻어가지고 오셨네요. ㅎㅎ 지도 이번주에 청옥, 두타산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형님의 사진을 보니깨 벌써부터 맴이 설레네요. |
2006-09-04 16:57:44 [삭제] |
|
|
|
|
|
|
|
|
|
|
|
|
|
|
|
'자연 > 산행·여행·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장산의 만추 (0) | 2007.12.17 |
---|---|
: 지리 단풍 소고(小考) (0) | 2007.12.17 |
가을날에 찾은 진안 마이산 (0) | 2007.12.17 |
중첩된 암릉美에 감탄을 쏟아내다 -강진 덕룡산- (0) | 2007.12.17 |
보림사를 안고있는 가지산의 가을 풍경 (0) | 2007.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