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7-07 11:10
병아리난초 * 거창 금원산 1,353m * 관리소 - 문바위 - 지재미골 - 북능 - 정상 - 유안청 계곡 - 관리소 약 다섯시간 소요 * 2006, 7, 6 일요일 흐리고 비 * 산악회와 함께 |
계곡의 물이 불어나 신발을 벗고 건너고 나무다리도 건넙니다 |
문바위, 우리나라에 소재한 단일 바위로는 가장 크다함 |
문바위 아랫쪽 공간
가섭암지 옆으로 오르는 계단
엄청난 바위 사이로 난 좁은 계단을 오르면 |
굴 내부 바위 사면에 조성된 마애삼존불의 미소와 만나게 됩니다 |
굴 안에서 내다본 모습 |
까치수영 |
노루오줌
산 윗쪽엔 짙은 운무가...... |
집단으로 피어난 산수국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지재마을 |
갈퀴나물 |
같이 산에 오른 일행 |
참조팝나무 |
운무 서린 숲속에서 |
기린초 |
유안청 계곡과 폭포들 |
새벽에 일어나 밖을 보니 비가 거세게 내리고 있다. 주섬주섬 챙겨들고 나서니 비가 점점 가늘어진다. 고속도로와 국도를 달려 금원산(1,353m)에 당도, 곧바로 산행에 들어간다. 경남 함양 안의면과 거창 위천면에 걸쳐있고 덕유산을 아비로, 남덕유를 어미로 해서 남동쪽으로 가지를 뻗다가 월봉산(1,279m) 두 가닥 능선으로 갈라지는데 오른편의 최고봉이 금원산이요, 정상에서 남동으로 뻗어 가면 기백산을 만나게 된다. 애당초는 금원, 기백 모두를 돌려고 했으나 현장에 도착, 일기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 즉석 수정 기백산을 제외키로 한다. 휴양림 입구를 거쳐 오른편, 그러니까 문바위 쪽으로 향하는데 비가 많이 내려서 불어난 계곡물 때문에 건너기가 마땅치 않다. 머뭇거리면서 남성들의 도움을 바라는 여성 산우님들의 원성을 뒤로 한 채 먼저 후다닥 물을 건너 내빼는데 이유인 즉, 가섭암지 위에 있는 마애삼존불을 친견하기 위해서다. 먼저 문바위를 맞닥뜨리는데, 높이가 약 20m, 너비 약 15m로 국내에 존재하는 단일 바위로는 가장 크다고 한다. 바위 아래쪽엔 상당한 공간이 있는 모습을 뒤로하고 아무도 가 보려하지 않는 가섭암지 뒤쪽 돌계단을 올라 거대한 바위 사이로 좁게 나 있는 계단을 오르니 그렇게나 보고 싶었던 마애삼존불이 자애로운 미소로 나를 맞는다. 잔뜩 흐린 날씨로 굴 내부가 어두워 자세히 살피기엔 다소 무리로구나. 한참을 뜯어보다가 퍼뜩 정신을 수습, 일행을 쫓기로 하고 계단을 내려서보니 여태껏 일행들이 올라오지 않았단다. 아마도 불어난 계곡물을 건너느라 시간이 지체된 모양이다. 한참을 기다리니 일행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 정도면 오늘의 산행은 거북이가 될게 틀림없다. 질척대는 길을 따라 오르니 몇 채의 민가가 서 있는 모습이 나오는데 지재마을 이란다. 마을을 지나 한참을 오르니 거창한 임도가 나타난다. 본격적으로 산에 오르는 입구에 주렁주렁 내 걸린 표지기를 따라 들어서려니 워낙 우거진 수풀에다 내린 비로 흠뻑 젖어있는지라 들어서는 순간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되기 십상이다. 해서 잠시 임도를 따르다 적당한 곳을 택해 오르기로 한 다음 앞장을 서 가다보니 아닌 게 아니라 잠시 후 다소 사정이 나아보이는 장소가 보인다. 울창한 잡목과 잣나무가 뒤 섞이고 흠뻑 젖은 조릿대 사이를 지나 쭉쭉 미끄러지는 오름길 에 용을 쓰며 오르면서도 혹시나 하고 여기저기 야생화를 찾는 눈길을 보낸다. 어느덧 능선에 당도, 다소 사정이 나은 길을 가는데 배가고프니 식사를 하고 가잔다. 이렇게 젖어있는 산길에다 정상에 당도한 것도 아닌데 식사를 하자니 꺼내기도 귀찮구나. 머뭇거리면서 소화제(?) 핑계를 대는데 누군가의 배낭에서 곧바로 튀어 나오는 아르꼬르.. ! 그렇다면야 늘 상 지고 다니는 은색카펫을 꺼내 깔아야 하지 , 암! 깔아야하고 말고.......... 이윽고 정상에 당도하지만 자욱한 운무로 사방팔방 아무것도 뵈는 게 없다. 맑은 날이면 덕유를 비롯한 사방의 산군들이 한 눈에 들어 올 텐데 다소 아쉽지만 어쩌랴 이런 저런 날이 있어 우리네 삶도 이런 저런 모습이 있는 게 아니겠나? 머릿속으로만 그리면서 잠시 머문 후, 곧바로 하산 길로 접어든다. 하산 길은 비교적 수월하다. 유안청폭포가 있는 계곡 길을 따라 내려오는데 계속해서 내린 비로 수량이 불어난 계곡의 모습이 일대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여기서 잠깐 일천구백오십년으로 거슬러 올라보자 다신 있어서는 아니 될 민족의 비극 한국동란, 그 와중에 파생된 파르티잔 약 오백여명이 지리산으로 향하던 도중에 이 곳 계곡에서 알몸으로 남여 구분 없이 집단으로 목욕을 했다는 애기가 이태가 쓴 “남부군”이라는 책에 소개되어 있다. 지리산 대성골에서의 피비린내 나는 최후의 격전을 앞두고 이 맑디맑은 물에다 몸을 씻고 여흥을 즐겼을 그들의 모습을 상상 해 보면서 과연 저들은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남았고 또한 후세들에게는 어떤 모습으로 비쳐질까를 생각 해 보니 가슴이 답답하고 무거워진다. 다행이 산행 내내 쏟아지는 비는 없었고, 가는 비만 간간히 내리는 가운데 비교적 여유롭고 수월하게 내려올 수 있었다. 이 곳 함양과 거창 일대는 수많은 계곡과 문화유적이 산재 해 있는 곳이다. 멋진 파트너와 함께라면 석 달 하고도 열흘은 둘러볼 만한 곳이 아니겠나 하는 쓰잘데기(?)없는 생각이 자꾸만 머리를 스치는 가운데 주차장에 당도하니 즉석에서 삶은 촌닭과 쐬주가 어설프게 세상을 살아온 이 삼류를 기다리고 있었다. |
히어리 멋진 산에 다녀오셨군요. 저도 오래 전에 분명이 다녀왔는데, 기억이 별로 나질 않으니... 유안청 폭포는 기억나는데, 다른것은 가물가물... 마애삼존불을 본 기억도 나질 않으니, 다시 한 번 가보아야겠습니다. 근디 기백산엔 안가셨습니까? 금원산 정상에서 기백산까지 얼마 안걸리는데... 요즘 제가 툭하면 주변사람들에게 떠들고 다니는 말이 있습니다. 신체나이 20대, 외모나이 30대, 실제나이 40대, 머리나이 50대... 왜이리 갈수록 기억력이 떨어지는지... 성님 덕분에 멋진 작품사진 잘 보고 갑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
2006-07-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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