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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행·여행·풍경

그 사색의 오르내림

2006-03-09 00:02

 백양호텔 우측으로 들머리를 삼고....

 

+++ 전남 장성 백암산
*** 백양호텔 우측 - 능선 - 가인봉 - 사자봉,청류암 갈림길 - 운문암 - 계곡 - 김성수부인의묘 - 백학봉능선 - 학바위- 약사암 - 백양사 - 백양호텔 앞.
*** 2006. 3. 8 수요일 ,
*** 소요시간 - 6시간40분 . 홀로

 터지기 전의 진달래가 더욱 상상력을 자극 하고

 능선상의 헬기장에 서니 가인봉이 눈에 들어오고

 바위 사면에 붙어 자라는 야생 복숭아나무
작년 7월 이곳에서 복숭아를 따서 술을 담궈 놓았습니다
복숭아 크기는 매실 정도 밖에 안됩니다
조만간 개봉 할 작정 입니다

 돌아 보니

 

능선에서 내려뻗은 골골의 모습

 

장성호가 아련하고

 어느덧 가인봉이 보이고

 

 가인봉에 올라서 건너다본 학바위

 가인봉 사면

 저 멀리 사자봉과 상왕봉

 

 숲사이로 보이는 운문암

 운문암 길로 내려서서 가다가

 이곳에서 다시 백학봉 능선으로 치고 올라감(김성수 부인의 묘 있는곳)

 

굴거리 나무

 지나온 가인봉

 

계곡의 실 폭포

 

괴목

 서어나무의 표피

 

폐사지의 석축

 풍수들의 필수 답사코스라는 인촌 김성수 부인의 묘
천하명당이다, 아니다 ,지관들의 의견도 분분하답니다.
아무튼 전망하난 끝내 줍니다

 

 맨 앞이 가인봉에서 사자봉으로이어지는 능선
두번째는 장자봉과 시루봉 라인
세번째는 방장산 라인

 

 속이 빈 괴목의 무늬

 

학바위의 사면에 노을이 지고

 

 

 

 

영천굴 돌계단

 

 

 

 

 

 절을 나와 약수리로 걸어 내려 가면서

 

 

 

 

 

백양관광호텔’ 우측으로 해서 오늘의 산행을 시작하기로 하고 들머리로 붙는데,
문득 초등학교 시절이 떠오른다.
한 시절, 백양사 아랫마을에 살면서 학교를 다녔었는데 학교가 파하면
신작로길로 해서 집에 가는 건 어쩐지 밋밋해서, 지금 오르려는 이 코스로 해서
산길을 타고 한참을 가다가 계곡으로 내려서곤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소나무 아래 여기저기 무더기로 자생하는 춘란을 감상하며 혹여 꽃대가 올라오지
않았나 살펴보건만 아직 아무런 기척이 없고 중간, 여기저기 몰지각한 자들이
파헤쳐놓은 난만  눈에 들어온다.
배고픈 멧돼지들이 먹이를 찾아 갈아 엎어놓은 흔적을 뒤로하고 한참을 오르니
드디어 웅장한 가인봉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눈과 얼음이 남아있는 바위 아래에 도착 조심스레 가인봉에 올라서 시선을 펼친다.
비록 부연 날씨로 인해 선명한 시야는 아니지만 그래도 기막힌 광경이 눈 아래로
전개된다. 이런 절경에 어찌 한잔 술이 빠질 수 있단 말인가?
허리춤에서 물대신 가져온 막걸리를 꺼내 타는 목을 적시노라니 봄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지면서, 얼치기 시인의 감성으로 들어서는구나.............!

능선을 따라 가다가 청류암으로 갈라지는 곳에서 능선을 버리고 운문암 쪽으로 향한다.
사자봉을 지나 상왕봉으로 가는 길은 오늘만큼은 피하고  운문암을 거쳐 계곡을 내려가다
다시 건너편 백학봉 능선으로 치고 올라 학바위를 거쳐 약사암 길로 내려 설 작정이다.
이 길을 택한 이유는, 지관들의 세계에서 천하 명당으로 알려졌고 그들에게는 필수 답사
코스이기도 한 인촌 김성수 부인의 묘를 소개 하기 위함이라.

급경사를 오르고 폐사지 한곳을 지나 능선에 서면 문제의 묘가 눈에 들어온다.
허나 백학봉 주능선 상에서는 약간 비켜나 있기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알기 어렵다
백양사 골짜기와 저 건너 가인봉을 바라보며 자리하고 있는데 묘지 앞의 석물에
눈길이 가면서 떠오르는 옛 기억! 이 높은 곳으로 석물을 옮기는 모습은 일대 장관이요
어린 내 눈에는 커다란 구경거리였다.

사람이 죽으면 혼과 백이 분리 된다는데, 그렇다면 혼은 사당으로 향하고
백은 땅속으로 향 할진데, 그놈의 뼈다귀 몇 점 묻는 장소가 그리도 중요하단 말인가?
세상에 오는 것과 가는 것 모두가 내 의지의 소산은 아니련만 죽어서까지
철저하게 등급이 나뉘는 이 한심한 작태를 보노라면, 왜 들 기를 쓰고 출세지향에
입신양명을 원 하는지 일순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지만 내 입속은 한없이 쓰기만 하다.

학바위에서 소나무를 등지고 한없이 길게 길게 저 아래 골짜기를 내려다 본다.
해가 기울면서 산 그림자가 드리우니 계곡의  음영이 더욱 짙어져만 간다.
고개를 들어 다시 저 건너 가인봉에서부터 산 능선을따라 지나온 길을 되짚어본다.
아무도 없고 적막하기만 한 이 바위 위에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레
사색의 나래를 한없이 펴게 된다.

문득 생각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니 서둘러 내려가야 겠구나.
약사암을 지나 계곡으로 내려가 큰 절에 들어서보니 적막강산이다.
곧바로 절을 나와 차를 세워둔 장소까지 빠른 걸음으로 이동한다,

어느덧 가로등이 켜지고 짙어가는 어둠속에 한 얼치기가 자문자답 하는구나.

“홀로한 오늘 산행 괜찮았어?”  

 

“암 ! 베리나인 굳 이었어”

 

 

 

 

영혼의 비
시인의 글을 읽는듯한 느낌이 드네요
때론 혼자의 산행이 좋을때도 있고 나쁠때도 있지요
전 늘 혼자 산행하니까요
좋은 시간이 되셨으리라 봅니다
2006-03-09
08:32:56

[삭제]

공명
우리 인간은 원래부터 참으로 나약한 존재인가 봅니다.
언제나 의지하고 바라는 마음을 버리지 못하는 것을 보면요.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서부터 부모님께 의지를 하게 됩니다.
성인이 되면 보은한다고 하나 그는 말뿐 실체는 한없이 부족한데
그 부족함을 내리사랑이라는 말로 변명하며 그렇게 살아가지요.

그리고, 부모님께서 돌아가시면 좋은 자리에 모신답시고 명당을 찾습니다.
살아생전 다하지 못한 공양을 애통해하며 이제라도 좋은 곳에 모시겠다고.
그러나 따져보면 이또한 자신들을 위해서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명당이다 아니다는 후손들에게 복을 주는 자리냐 아니냐를 두고 판단하니까요.

결국, 사자는 자손들이 마련해준 좁은 땅속에 누워서마져
그 후손들의 번영을 위해 육신을 �이고 혼을 부지런히 놀려야 합니다.
그럼에도 복 내림이 신통치 않으면 다른 곳으로 퇴거(이장)를 당하구요.

생각컨대, 살아서 베푼것도 부족해 죽어서도 한없이 베풀어야 하는 처지가 참으로 서글플 듯 합니다.
..........................................................
2006-03-09
10:27:47

김환기
역시 공명 선생의 정리는 깔끔 그 자체라.....
너저분한 이 얼치기의 괴발새발,횡설수설을 가지런히 알기쉽게 정리해서 한방의 불루스로 엮어내는
저 솜씨, 역시 직업은 못 속여~!@#$%^&*
술을 두 병에서 한 병으로만 줄이면 나도 깔끔이 정리를 할 수 있을 틴디...*&^%$#@
그러나 지금 이 순간도 니(4) 병을 넘겨버리고 들어 왔으니 이 일을 어이 하리요..................
2006-03-09
20:15:45

[삭제]

히어리
아~~
저나무가 굴거리나무군요.
한라산에 엄청 많던데...
제주에만 있는 아열대성 나무인줄로만 알았습니다.

진달래가 벌써 터지려하는군요.
성님도 홀로산행을 가끔은 하시네요.
가끔은 철저하게 혼자가 되어보는것도 산행의 묘미가 있더라고요.

멋진 산기와 사진 잘 보고 갑니다.
2006-03-09
20:46:59

김환기
내장산과 백암산 일대에 그리 많지 않은 수가 자생 하고 있는데, 아마 여기가 북방 한계선일 겁니다.
그리하여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되고 있답니다.
저 나무가 약재로서도 상당한 가치가 있는지라 무분별한 남획이 걱정 됩니다.
2006-03-09
20:58:40

[삭제]

햇살처럼
세심원에서 반갑게 뵈었습니다. 이 방의 요모저모 볼거리가 많군요. 시간 날때 차분히 들리겠습니다.
2006-03-09
22:59:48

[삭제]

첨단산인
내장산과 더불어 백양사에 이르는 아름다운 풍광들이 절로 눈에 들어옵니다.
춘백양이요 추내장이라 하였던가요 이제 봄햇살을 받아 곧피어날 벚꽃들의
향연을 보면서 새싹돋아나는 백암산의 정경을 감상할때가 다가오는것 같습니다.
백양사도 일년에 딱 두번 바쁠때가 있죠 그때가 벚꽃필때 또한번이 단풍들때
그렇지만 이좋은 경관을 저희들은 사계절을 누릴수있기에 행복한것 같습니다.
소음과 경쟁에 찌든 세상의 일상에서 벗어나 오히려 세상을 관조할수있는...

속이빈 괴목의 빛나는 무늬의 모습이 황홀할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2006-03-10
08:25:59

김환기
햇살처럼님, 저도 님을 만나뵙게 되어서 반가웠습니다.
종종 들르셔서 세상살이에 대한 애기나 그 밖에 여러가지 유익한 정보나 사진등을 올려 주셔서
여러 사람들이 공감 할 수 있는 장을 펼쳐 주신다면 더 할 수 없는 영광이겠습니다.
2006-03-10
22:34:27

[삭제]

MT사랑
생동감 있는 형님 산행기, 공명형님의 댓글 감명 깊게 읽고 갑니다.
어제 신문 기사에 보험금을 타려고 자신을 청부살해하려고 한 아들 대신
자신은 청부업자의 승합차에 치여 활동이 불가능한 상태인데도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으니 자신이 처벌 받겠다고 뜻을 밝힌 어머니의 일방통행적인 모정
이런 한국 사회의 독특하고 헌신적인 모정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언제까지 일방적인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만 살아야 하는지...
2006-03-11
08:2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