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불국사 금고, 이만돌, 1769년, 지름 56.5cm, 경구 불국사 소장
금고金鼓는 청동으로 만든 징 모양의 쇠북으로 나무 봉으로 쳐서 예불의 시작을 알리는 사찰 예불의
필수품이다. 특히 금고에는 기부자의 이름과 제작 동기, 날짜가 음각으로 새겨지는 전통이 있었는데
조선 전기에는 앞 시대의 전통을 이어받는 금고가 전하지 않고 있다. 이는 조선 전기에는
새 절을 창건 하는 일이 드물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하는 조선시대 금고로는 조선 후기의 주종장 이만돌이 1769년(영조 45)에 제작한 <경주 불국사 금고>
와, 1771년(영조 47)에 제작한 <창녕 관룡사 금고>가 있다. 두 금고는 비슷한 양식을 보여주고 있는데 <경주
불국사 금고>를 보면 전면에 동심원을 둘러 세 구역으로 균일하게 나누고 맨 바깥의 원 권역에 범자 아홉 개
를 둘렀다. 금고 뒷면은 구연부만 안으로 살짝 접혀지고 넓게 비어 있어 공명구 역할을 하고 있고, 측면엔
고리가 맨 위와 좌우에 달려 있었지만 왼쪽 고리는 손상되어 그 흔적만 남아 있다. 금고의 측면에 둘러진
융기 선 사이의 여백에 1769년(영조 45)에 양공良工 이만돌이 만들었다고 쓰여 있으며
나무걸이 위 장식도 같은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전하고 있다.
법고대, 조선 후기, 높이 175cm, 개인 소장
법고대法鼓臺
사찰의 불교 의식 때 사용되는 법고法鼓(큰북)는 법고대 위에 정중히 설치되었다.
법고대의 구조를 보면 사자대좌나 거북대좌 위에 기둥이 서 있고, 그 위에
연잎이 말린 모양의 받침대가 있으며 그 위에 법고를 얹는다.
특히 사자대좌의 법고대 중에 조각적으로 뛰어난 유물이 많다.
법고대, 조선 후기, 높이 88cm, 경기도 박물관 소장
강화 전등사 업경대, 1627년, 밀영密英 · 천기天琦, 높이 107cm, 강화 전등사 소장
업경대業鏡臺는 생전에 지은 죄업을 비춰주는 거울로 명부를 다스리는 염라대왕의 지물이다.
염라대왕은 업경대에 나타난 망자의 죄업을 저울로 달아 심판한다고 한다. 때문에 업경대는
보통은 명부전에 설치하지만, 다른 법당에 안치하기도 한다. 업경대는 사자받침대에
화염무늬로 둘러싸인 둥근 거울 형상을 띠고 있다.
(좌), 대구 동화사 업경대, 1728년, 높이 61cm, 대구 동화사 소장
(우), 영광 불갑사 업경대, 조선 후기, 높이 97cm, 영광 불갑사 소장
(좌), 진주 청곡사 명경대, 1693년, 높이 109.5cm, 진주 청곡사 소장
(우), 밀양 표충사 명경대, 1688년, 대인, 높이 125.2cm, 밀양 표충사 소장
명경대明鏡臺는 업경대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의미는 오히려 정반대이다.
부처님의 불성을 비춘다고 해서 명경대로 불리는 것이다. <진주 청곡사 명경대>는 1623년
(광해군 15)에 세운 청곡사 법당을 위해 만든 명경대로 화주는 삼학三學이라고 쓰여 있다.
<밀양 표충사 명경대>는 쌍룡이 받치고 명경은 화염 속의 거울 모습으로 되어 있다.
1688년(숙종 14)에 화현거사化現居士 대인大仁이 영정사靈井寺(지금의 표충사)의 명경대로
제작한 것이라고 쓰여 있어 업경대가 아닌 명경대임이 명확히 밝혀져 있다.
안성 칠장사 축원패, 1558년, 높이 67.3cm, 안성 칠장사 소장
(좌), 울진 불영사 불패, 칠현 · 영현 ·탁진, 1678년, 높이72.5cm, 울진 불영사 소장
(우), 울진 불영사 전패, 칠현 · 영현 ·탁진, 1678년, 높이 72.5cm, 울진 불영사 소장
법당의 수미단에는 여러 불구佛具들이 놓이는데 그중에는 불교도들이 소원을 적어 불단 위에 봉안하는
축원패祝願牌가 있다. 축원패는 기원패祈願牌, 줄여서 원패願牌라고도 하는데, 특히 부처님께 귀의하는
내용을 담은 것은 불패佛牌라 하고, 왕 · 왕비 · 왕세자의 만수무강을 비는 것은 전패殿牌라고 부르기도
한다. 전패의 전殿자는 임금을 의미하는 '전하殿下'에서 나온 것이다. 본디 전패란 각 고을 수령들이
매월 망궐례를 행할 때 예를 표하는 전殿 자가 새겨진 나무패를 가리키는데, 절집에서도
왕가를 위한 축원패를 전패라고 부르고 있다.
상주 복장사 전패, 17세기 중엽, 높이 117~121cm, 직지성보박물관 보관
(좌), 순천 선암사 소대, 조선 후기, 높이 100cm, 순천 선암사 소장
(우), 여수 흥극사 소대, 조선 후기, 높이 96.5cm, 여수 흥국사 소장
소대는 높이 약 1미터 정도의 긴 나무통으로 소통疏桶이라고도 한다.
정확한 사용 방식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는데 다만 의례를 행할 때 발원문을 넣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창 선운사의 사지寺誌를 보면 대법당 부분에 삼존불패, 삼존전패, 금강저金剛杵 각 1건과 함께
소대 1건이 나와 있어 주불전의 장엄구 중 하나임을 말해주고 있다.
···· <순천 선암사 소대>는 육각형의 몸체에 앞뒤로 연화문과 운룡문을 투각으로 장식하였다.
<여수 흥국사 소대>는 육각형 통으로 사방이 뚫려 있는데 앞면엔 연꽃, 모란꽃, 국화꽃을 당초문으로 엮어
투각으로 뚫고 옆면은 능화문을 안상眼象처럼 새겼는데 머리 부분을 마치 닫집처럼 장식하여
대단히 화려한 인상을 준다. 그리고 고풍스런 채색으로 높은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목재 극락조모양등잔, 조선 후기, 높이 18.9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불교장신구로서 등잔은 대개는 수미단 위에 놓여 있는 일반적인 형태인데 예외적으로 극락조 등에
등잔을 얹은 특이하고 아름다운 등잔도 전하고 있다. 법당의 닫집 추녀에 조각되곤 하는 극락조를
응용하여 기능적이면서도 장식성이 있는 형태를 보여준다. 이 등잔의 극락조는 봉황의 얼굴을
하고 있는데 두 발이 다소곳이 모아져 있는 것이 매력적이다.
(좌), 상주 북장사 경장, 조선 후기, 높이 145cm, 직지성보박물관 보관
(우), 구미 대둔사 경장, 1630년, 높이 120cm, 보물 2117호, 구미 대둔사 소장
경장經欌은 수미단을 장식하기 위한 불경함이다.
경전의 성스러움을 나타내기 위하여 대좌 위에 화려한 꽃무늬를 새긴 문짝을 달았으며
대개 수미단 좌우에 쌍을 이루어 배치되어 있다.
예천 용문사 대장전 운장대(서쪽), 17세기 초, 높이 420cm, 국보 328호, 예천 용문사 소장
조선시대 불교미술에서 아주 예외적인 경장으로 <예천 용문사 대장전大裝殿 윤장대輪裝臺(국보 328호)
가 있다. '윤장'은 전륜장轉崙藏의 준말로 윤장대는 경전을 넣은 장에 축을 달아 돌릴 수 있게 만든 대이다.
··· 근래 보수하면서 1625년(인조 3)에 수리했다는 묵서명이 발견되어 실제로는 이때 거의 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용문사 윤장대는 대장전 안에 좌우 대칭으로 한 쌍 설치되어 있다.
영천 은혜사 빅흥암 극락전 수미단, 1643년, 높이 134cm, 너비 413cm, 영천 은혜사 백흥암 소장
영천 은혜사 백흥암 수미단 세부
<영천 은혜사 백흥암百興庵 극락전 수미단>(보물 486호)은 높이 약 1.3미터, 너비 약 4.1미터로
조선시대 수미단의 최고 명작으로 꼽히고 있다. 상대는 가리개형의 보탁을 따로 설치하였고, 중대의 제1단은
봉황 · 공작 · 학 · 꿩 등 날짐승을, 제2단은 용 · 물고기 · 개구리 등 수중 생물을, 제3단은 코끼리 · 사자 · 사슴 등
들짐승을 조각하였다. 하대의 양쪽 끝에는 도깨비(혹은 용), 가운데는 용 등 상상의 동물을 조각하였다.
조각 내용이 풍부할 아니라 조각이 정교하고 단청이 은은하여 일찍이 보물로 지정되었다.
제작 시기는 극락전이 지어진 1643년(인조 21)과 같은 때로 생각되고 있다.
대구 파계사 원통전 수미단, 17세기 초, 높이 145.5cm, 너비 405.5cm, 대구 파계사 소장
<대구 파계사 원통전 수미단>은 상대 · 중대 · 하대를 갖춘 조선 후기의 전형적인 수미단이다.
중대를 3단으로 나누어 코끼리, 연꽃 등 불교도상과 모란, 봉황 등 길상문양을 투각기법으로 정교하게 장식하였다.
백흥암 수미단과 조각 형식은 같으나 파계사 원통전의 건립시기(1606)를 고려할 때
백흥암 수미단보다 오히려 더 오래된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김천 직지사 대웅전 수미단, 보물 1859호, 높이 1070cm, 김천 직지사 소장
<김천 직지사 대웅전 수미단>은 '순치順治 8년' 이라는 글씨가 먹으로 쓰여 있어 1651년(효종 2)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면 너비는 10미터가 넘으며, 상대 · 중대 · 하대로 구성되어 있다. 상대와 하대는 아무런 장식이
없는 나무 상판으로 되어 있다. 중대는 3단으로 나누어 위에서부터 차례로 천상, 지상, 수중 세계를 표현하였다.
천상은 구름을 배경으로 여러 마리의 용을 다양한 자세로 표현하고 지상은 숲과 바위를 배경으로 연꽃과
모란을 배치하고 나비, 잠자리 등을 묘사하였다. 수중은 연꽃들 사이에 어류나 조개류 등
수중 생물들을 배치하고 오른쪽 끝에는 연꽃 위에 파랑새를 조각하였다.
인용: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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