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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행·여행·풍경

농월정 / 수승대

2015. 9. 13

 

우여곡절 끝에 복원된  농월정(弄月亭)

 

 

 

 

 정면 3칸, 측면 2칸의 목조 팔작지붕 2층 누각형태의 농월정은

 

 조선 선조 때 관찰사와 예조참판을 지낸 바 있는 지족당 박명부(1571∼1639)가

말년에 관직에서 향리로 돌아와 지은 건물로 몇 차례 중건을 거쳐 1899년 완성됐으며

 지난 2003년 5월 화재로 소실된 바 있다.

 

 

 

 

수령 200년 된 참나무를 표피만 벗겨 멋스러움을 살리는 등

예전의 사진 및 실측자료를 바탕으로한 원형 재현에 상당히 노력했음을 알 수 있었다.

 

 

 

 

 

 

 

암반 위에 새겨진 "지족당장구지소"에 빨간색을 칠해 놓았던데

그리 썩 보기가....

 

 

 

지난 12년 동안 농월정 유허지(?)를 지키느라 애쓴 배롱나무의 붉은 자태.

 

 

 

세상사 어디에나 돌아이는 존재하는 법.

과거 방화로 소실된 전력에 놀랐는지 정자 아랫쪽 기둥에 여러기의 소화기를 비치해 놓은 모습.

 

 

 

꼼꼼히 살펴본 결과,

 각종 결구상태나 목재 선택에 나름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

 

 

 

화마가 집어삼킨 그 날을 기억하는지 모르는지, 암반계류를 흐르는 물은 여전하기만....

 

 

 

 

 

 

 

 

 

 

 

 

 

 

 

경남 거창군 위천면 황산리 황산마을 앞 구연동 소재 구연서원

 

 

 

 

 

 

구연서원(龜淵書院) 경내에는

사우(祠宇) 내삼문(內三門) 관수루(觀水樓) 전사청(典祠廳) 요수정(樂水亭) 함양제(涵養齊)

 정려(旌閭) 산고수장비(山高水長碑)와 유적비(遺蹟碑) 암구대(岩龜臺) 등이 있다.

 

 

 

 

 

 

 

 

 

 

 

 

 

 

 

 

 

 

 

 

 

수승대 거북바위

 

삼국시대에는 신라와 백제의 국경지대였고 조선 때는 안의현에 속해 있다가

일제 때 행정구역 개편으로 거창군에 편입되어 오늘에 이른다고.

수승대는 삼국시대 때 백제와 신라가 대립할 무렵 백제에서 신라로 가는 사신을 전별하든 곳으로

본디는 돌아오지 못할 것을 근심하였다 해서

근심 수(愁), 보낼 송(送)자를 써서 수송대(愁送臺)라 하였다고.


 

 

 지금의 이름은 1543년에 퇴계 이황(退溪 李滉)선생이 안의현 삼동을 유람차 왔다가

마리면 영승리에 머물던 중 그 내력을 듣고 급한 정무로 환정하면서 이곳에 오지는 못하고

이름이 아름답지 못하다며 음이 같은 수승대(搜勝臺)라 고칠 것을 권하는 사율시(四律詩)를 보내어

 요수 신권 선생이 대의 면에다 새기면서 비롯되었다고.

 

 

 

 

수승대 거북바위에는 그 명칭이 유래된 퇴계 이황의 개명시와 관련하여

갈천(葛川) 임훈(林薰)의 화답시가 전한다.

수많은 이들의 이름이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빼곡하게 새겨져 있는데

특히 위 거북바위에 새겨진 글 중에서 누구의 장수지대(藏修之臺),

또는 장구지소(杖屨之所)라 표기한 것은

그가 이 동천의 주인임을 명확히 표시하고자 한 각자라고.

 

 

 

 

거창 수승대는 영남 제일의 동천(洞天: 산천으로 둘러싸인 경치 좋은 곳)으로 알려진

‘안의삼동(安義三洞)’ 중 하나인 원학동 계곡 한가운데 넓은 화강암 암반으로 이루어진 계곡으로  

2008년에 명승 제53호로 지정되었다.

 

 

 

 

 

 

 

 

 

 

 

 

 

 

 

 

 

 

거북바위를 조망하는 자리에 지어진 '요수정'

 

 

 

 

 

 

 

 

 

계곡 양편으로 이어진 아름다운 노송의 행렬

 

 

 

 

 

 

 

퇴계·요수·갈천 3인의 수승대 관련 한시

 

 

 

퇴계가 '기제수승대(寄題搜勝臺)'로 시를 읊었다.

 

搜勝名新換

수승으로 이름을 새로 바꾸니

 逢春景益佳

봄을 맞은 경치 더욱 좋으리

 遠林花欲動

먼 숲 꽃망울은 터지려 하고

陰壑雪猶埋

그늘진 골짜기엔 눈이 묻혔네

未寓搜尋眼

좋은 경치와 좋은 사람 찾았으나 만나지 못해

 唯增想像懷

마음에 회포 쌓이네

 他年一樽酒

뒷날 한 동이 술에

巨筆寫雲崖

큰 붓으로 벼랑에 구름 그리리

 

 


- 갈천 임훈의 화답시 -

 

花滿江皐酒滿樽

강가에 꽃이 가득하고 동이에 술도 가득한데

 遊人連袂漫紛紛

소맷자락 이어질 듯 노니는 사람들 분분하네

 春將暮處君將去

봄은 장차 저물고 그대도 장차 떠나니

 不獨愁春愁送君그대 보내는 시름에 봄의 아쉬움을 비길까

 

 

 - 신권의 화답시 -

 

林壑皆增采

숲골짜기는 온갖 색깔 더하고

 臺名肇錫佳

대의 이름을 아름답게 지어주네

 勝日樽前値

좋은 날맞아 술동이 앞에 두고

 愁雲筆底埋

구름 같은 근심을 붓 끝에 묻네

 深荷珍重敎

중한 가르침을 마음깊이 느끼고

 殊絶恨望懷

서로 떨어져 그리움만 한스럽네

 行塵遙莫追

속세에 나아가 흔들리며 좇지 않고

 獨倚老松崖

홀로 벼랑의 노송에 기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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