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 화북오송탐방지원센터 / 문장대(1.054m) / 관음봉(982m) / 북가치 / 운흥1리 (7시간)
2011. 10. 25
들머리 근처의 단풍
문장대 정상
바로 앞의 관음봉과 묘봉, 상학봉을 지나 활목재로 이어지는 능선.
문수봉, 신선대, 비로봉,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관음봉을 향하면서 돌아본 문장대.
관음봉 라인.
관음봉
돌아본 문장대 일원.
관음봉 정상.
관음봉에서 돌아본 문장대와 우측 천왕봉 일원
가야할 묘봉, 상학 라인
속리추색
화북 운흥리 일대
다시 바라본 문장대, 천왕봉 일원
남생이 바위
묘봉, 상학 라인
북가치 십자로
미타사 길을 따라 운흥리로..
산노을
할목재에 짧은 가을해가 걸렸다
운흥2리로 내려서지 않고 산자락을 무찔러 운흥1리를 향한다.
개활지에 내려서 바라본 왼쪽 관음봉에서 묘봉, 상학봉으로 이어지는 라인.
운흥2리와 1리를 잇는 997 지방도로
운흥리 도착, 이미 해가 저물었다.
할목재에 당도,
여기까지 뽑은 몇몇 사람과 합류, 법주사 상가지구를 향한다.
속리추색(俗離秋色)이 궁금하던 차.
저녁 10시가 가까운 시간, 가끔씩 다니던 산악회 사이트를 들어가 보니 딱 한 자리가 비어있다.
궁금하면 길을 나서야 하는 법.
노래를 기막히게 잘 하는 국악 전공의 산악회장님께 당장 손폰을 날린다.
(허지만, 오늘 그 기막힌 노래는 끝내 들을 수 없었다.)
좁은 의자에 덩치 엥간한 두 사람이 비비고 앉았는데, 옆자리는 코까지 골며 내게 기댄다.
묵지근한 척추에 신경이 곤두설 무렵 당도한 화북분소.
모두들 쏜살같이 튀어 나간다. 그 중에서도 할목재까지 뽑을 예정인 사람들은 총알 그 자체.
미남봉을 지나 별 볼일 없는 할목재까지 뽑을 생각은 추호도 없는지라 느긋하게 문장대에 오른다.
관음봉을 지나 묘봉, 상학봉으로 이어지는 라인을 바라 보니 쿵쾅대는 갸심.
가만있자, 할목재 까지는 몰라도 묘봉, 상학봉을 타고 운흥1리로 내려 서려면 시간이...
김밥 한 줄을 우겨넣자 마자 목책을 넘으려는데, 일행 중 남자 한 분과 여성 세 분이 따라 붙는다.
문장대 북사면은 벌써 얼어있고 서릿발까지 선 상태인지라 상당히 미끄럽다.
이미 오전을 넘겼고, 거기에다 갈 길이 만만찮은데....
다소 속도를 내야 할텐데,
문제는 여성 제위께서 난코스에 이르면 도와줘야 하고 심지어는 우회까지 해야 하는 형편.
그렇다고 박절하게 떼놓고 달려가기엔 이내 맴씨가 그리 독하지가 못하다는 사실.
거기에다 결정적인 협박인 즉슨.
"아까 점심 때 젓가락(?)까지 챙겨드렸는데 설마 우리만 놔두고 가진않겠죠?"
어떻게 해서라도 묘봉, 상학봉 까지는 진행해야 할텐데 어째 조짐이 그리 썩...!!
관음봉에 이르러 대충 상황을 보니, 당초 목표 달성이 다소 어려울 거라는 예상.
모처럼 준족산행의 대열에 합류하려던 예상에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난 셈.
북가치에 당도해서 상황을 보니, 묘봉, 상학봉을 타고선 하산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겠다는 결론.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하산길로 접어든다.
운흥리에 당도하여 타 코스 진행자들의 하산 여부를 확인하는데, 청천벽력같은 소식.
여성 한 분이 묘봉 직전의 로프를 타다가 팔이 빠져버린 모양.
그러고 보니 아까 일행 중 어떤 분이 헬기 소리가 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바로 그 때..?.
나중 알고 보니 우리 일행 바로 앞서 진행 하던 팀에서 사고가 났던 것.
겨우 몇 백미터 앞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줄도 모르고 우리 일행만 태평하게 하산해 버린 셈.
구조대가 산을 올라와 여성분을 응급처치 후 헬기를 불러 보은 읍내 병원으로 이송 했다는데....
사고 뒷수습을 위해 남아 있던 동행자 두 사람,
그냥 돌아서 북가치로 내려왔으면 더 빠를텐데, 상학봉과 모자봉을 지나 운흥1리로 내려오다 보니
예상 하산 시간을 훨씬 초과하고 말았다. 다행이 어둠속에서 두 사람이 모습을 보인다.
법주사로 하산한 일행과 합류키 위해 당도하여 보니 문제의 사고 여성분이 멋적은 웃을을 짓고 있다.
아마도 벌써 치료를 마치고 다시 법주사 상가지구로 돌아온 모양.
걱정을 끼치고, 늦어지게 해서 미안하다는 정도의 멘트는 있어야 할텐데.
식사를 마치고 기나긴 시간 고속도를 달리는 동안에도 끝내 아무런 해명이 없다.
그저 더 큰 사고가 아니었기에 다행이라 치부 해 버린다면 더 이상 할 말은 없지만 말이다.
이러한 판국이었으니,
앞에서 말 한 산악회장님의 그 기막힌 노래 솜씨를 들을 수 없었던 것은 당연지사.
모두들 입 다물고, 눈 감고.
.
.
.
그저 '속리추색'을 일별한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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