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산야(四月山野)
▶ 2010. 4, 22 ~ 23
▶ 전북 순창 회문산 ~ 전남 장성 황룡강 일원
남방바람꽃
남방바람꽃
윤판나물
현호색
개별꽃
미나리아재비
유채꽃
골담초꽃
뱍태기꽃
向
- 고 중 영 -
봄 냄새
생명들 태어나는 대지의 자궁에서
비릿한 몸 냄새
그 속으로
휘적휘적 가노라면 만나는 사람들-
별로 친하지 못했던 벗도
잊지 못하던 첫사랑도
차마 놓고 돌아섰던 내 마음도
거기 있어
안개같구나 인생이여
손에 잡히지 않고
밀도에 갇혀 보일 듯 보이지 않는
갈증 같은 그리움인데
몸 냄새 자욱한 이 아침에
산꿩도 운다.
파문
- 고 중 영 -
“풍덩”
소리 하나 호수에 빠졌다.
그 익사사고를 알리려고
물살들 육지를 향해
일제히 줄달음이다.
허공에 걸린 낮달
녹을 듯 웃으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
실패한 詩
- 고 중 영 -
말라 비틀어진 나무잎 하나가
가지 끝에서 툭- 떨어지는 정경을
詩로 극명하게 표현하려고
작년 겨울부터 올 봄까지
무던히도 가슴앓이 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저렇게 편하게 떨어지는 나무잎에
괴상망측한 수식어를 덕지덕지 발라
욕되게 하려는 조악한 마음을 스스로 비웃으며
마루에 나앉아 하늘을 보니
별들 낱낱이 새롭다.
떨어지는 나무잎은 떨어지게
빛나는 별은 빛나게
다짐하는 마음도 그냥두라고-
어두움 기웃거리더니 따뜻한 천으로
어깨를 포근히 감싸준다.
어떤 통화
- 고 중 영 -
사람마다 무슨 곡절이 있어서
사람마다 무슨 사연이 있어서
이 세상에 오지는 않았을게야.
사람 사는 세상이니까 저절로 찾아왔겠지.
태양계의 작은 별 지구
붕붕 날아다니는 땅에 발을 딛고
천만년은 굳건하리라 착각하며
나도 어느덧 칠십년 가까이 살았지만
알다가도 모를 것이 인생이라
/그래요, 선생님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초막을 얽으렵니다./
오늘아침 연인같은 그녀의 전화를 받으며
/그러구려, 난 그 초막 뒤에 칠성각을 짓겠소./
별 뜻없는 대답으로 얼버무는 건
딱히 달관해서가 아니라
서로를 다둑거리자는 맘이었겠지만
그래서는 안될 이유도 없고
그래 본들 뾰족할 것도 없으렸다.
차명새 한쌍이 마루 앞 전선에 앉아
통화를 엿듣다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지껄이는데 기울여 보니
/노년, 그거 한겹 벗겨내도 또 한겹/
노령산맥
'자연 > 산행·여행·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결처럼 다가오는 내변산 (1) (0) | 2010.05.01 |
---|---|
태청산 (0) | 2010.04.28 |
도락산(道樂山) (0) | 2010.04.21 |
눈꽃인지 벚꽃인지... ~4월의 눈~ (0) | 2010.04.15 |
만덕산 두견화 (萬德山 杜鵑花) (0) | 2010.04.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