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탐매
(庚寅探梅) ~23~
● 서호자매(西湖紫梅) : 전남 장성군 장성읍 백계리(구 장북초등학교)
- 2010. 4. 9 (금)
서호자매(西湖紫梅)
페교(廢校)된 장북 초등학교
수령 150년 이상 추정
막걸리 공장으로 변신 중이다
남양마을 야은재(野 隱 齋)에 있던 서호자매(西湖紫梅)를 초등학교에 옮겨 심은 장본인 김홍수 옹
전남 장성군 북이면 오현리 마을회관 앞 페가 흑매
서호자매(西湖紫梅)라는 독특한 '고유명사'를 지닌 매화.
작년, 그러니까 09년 봄 날...
전남 장성읍 백계리 남양마을 야은재(野隱齋)를 방문 한 적이 있었다.
보호수로 지정된 수령 400년 이상의 영산홍을 비롯,
자산홍, 백영산, 모란 등이 동시에 화려한 꽃불을 피워내는 야은재.
종손의 도리를 다 해야 한다는 집안 어르신의 엄명을 받고
하루 아침에 '코리아헤럴드' 기자 생활을 접고 향리로 내려왔다는 이진환 선생.
고택을 지키시는 선생 내외와 함께 봄 날 핍진한 "영산홍담'을 나누던 중,
'서호자매'라는 별칭이 붙은 고매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신의 선대이신 야은 이용중(李容中, 1841 ~ 1919) 할아버지 께서
중국 땅 '서호'에서 가져온 매화를 '야은재'에 심어 애지중지 기르던 중,
남양마을에 '장북초등학교'가 들어 서게 되었고,
개교를 기념하는 의미로 이 '西湖紫梅'를 학교에 기증하게 되었다고...
- 서호자매(西湖紫梅) -
서녘 西, 호수 湖, 자주 빛 紫, 매화梅
서호(西湖)라 칭 하는 호수가 물경 800 여개에 달한다는 중국.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서호(西湖)는 단연 항주 서 쪽에 자리한 '서호'
고대 중국의 4대 미인 중 하나인 서시(西施)의 이름을 따서
'서자호(西子湖)'라고도 불리우며,
먹물깨나 말렸다는 대륙인 치고
'서호'를 예찬하는 시 한 편 남기지 않은 자가 없다 할 정도로
수 많은 인구에 회자되어온 서호(西湖).
서호,.. 서시,.. 매화...
중국의 시인묵객 치고
위 세가지 소재로 詩 한 편 남기지 않은 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폐교된 장북초교에 심어진 '서호자매'는
바로 그 문기 좔좔 흐르는 '서호'의 DNA를 간직하고 있는 매화인 것이다.
왕성한 분홍 겹꽃 수세에다
온 동네 사람들의 코를 벌름거리게 만들 정도의 짙은 향.
남녘의 고매 중에서 아마도 개화가 가장 늦은 축에 속하는 듯 싶다.
여러 정황 상,
최소 150년 이상의 수령으로 추정 해 볼 수 있지않을까...?
이토록 확실한 내력을 간직한 '서호자매'에 작금 위기가 닥쳐온 듯.
막걸리 공장과 전시장 등으로 리모델링이 진행 중인 구 장북초등학교.
걸리적 거리기라도 했다는 말인가...
벌써 부터 일부 가지가 매정하리 만치 싹뚝 잘려나가 버린 현장.
애지중지 했을 매화를 학교에 기증한 분의 뜻,..
또 그 매화를 학교에 옮겨 심고 정성으로 가꾸었다는 김홍수 옹...
향기로운 매향 속에 공부 했을 수 많은 졸업생 들...
그 누구 한 사람에게도 '서호자매'의 처리에 대한 의견을 묻지 않고
공개입찰을 통해 아무 대책없이 고매를 처분해 버린 교욱당국의 처사.
폐교를 인수한 모 대학의 교수를 만나
"서호자매"의 스토리를 설명하고 잘 가꾸어 줄 것을 부탁했으나
앞으로 과연 어떻게 될지...
하루 빨리 당국에서는 '서호자매'를 보호수로 지정하여
체계적인 관리를 해야 할 터인데,
전 이석형 함평군수가
합평읍내 관음사의 고매를 재빨리 보호수로 지정했던 것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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