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탐매
(庚寅探梅) ~9~
● 임대매(臨對梅) : 전남 화순군 남면 사평리 (臨對亭園林)
▶ 2010. 3. 27 (토)
임대정 원림
1985년 2월 15일 전라남도기념물 제69호로 지정되었다.
사애(沙崖) 민주현(閔胄顯,1808∼1882) 선생이 원림을 만들고 여생을 지낸 곳이다.
옛부터 풍광이 빼어나 선조때 고반(考槃) 남언기(南彦紀)가 정자를 세우고 수륜대(垂綸臺)라 이름지었다.
그 뒤 버려지다시피 한 정원을 사애 선생이 나무를 심고 연못을 파면서 임대정이라 고쳐 불렀다.
송나라 시인 주돈이의 終朝臨水對廬山 (종조임수대여산) - 아침내내 물가에서 여산을 대한다 -
라는 시구에서 임대정을 취한 것이다.
사애 민주현은 조선말기 학자로 철종 때 문과에 급제하고 고종 때 병조참판과 좌승지를 지낸 인물.
홍직필, 노사 기정진 등으로부터 두루 사사했고 송사 기우만 등과 교류하며 학문을 논했다.
병조판서를 지낸 그는 병인양요와 신미양요를 겪으면서
10만의 병력을 양성할 것을 주장하며 고종에게 상소한바 있다고.
관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고향에 돌아와 1862년 이곳에 정자를 짓고 후진 양성에 전념했다
임대정 이전엔 수륜대라 불렀는데 이는 정자 아래의 연못에 낚싯대를 드리우며 한가로움을 즐긴다는 의미.
위 아래로 두개의 못을 만들고 못 가운데 섬을 만들어 백일홍을 심었다
윗 못에는 백련을, 아래 못에는 붉은 연을 심어 여름이면 붉고 흰 연꽃이 앞 다투어 피게 했다.
이 정원의 가장 큰 특징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윗 못의 물은 수구(水口)를 통해 연결돼 아래 연못으로 흘러든다.
임대梅
고졸한 몇 송이 매화
이처럼 용틀임 하며 땅을 기어가는 매화가 어디 또 있을까...?
사평천으로 기어들 듯한 형상의 임대매
ㄴ 자로 구부러진 부분에 자라는 '골담초'는
하루 빨리 제거 해야 할 듯
비틀리고 잘려나가고 구부러지고...
임대정 아래의 매림
곡성군 옥과면 설산(雪山) 자락에 위치한 수도암
불사 바람이 이 곳 설산 높은 곳까지 불어닥쳐, 엄청스런 축대가 쌓아 올려지고
모조리 새로운 전각으로 탈바꿈 되어 있었다.
이백년이 넘었다는 잣나무를 제외하곤 깔끔하게(?) 사라져 버렸다.
당연, 탐매객의 치부책에 올라있던 수도암의 고매는 더이상 찾을길이 없었다.
임대정 원림의 고매를 찾을 때 마다 늘 가슴이 두근거리곤 한다.
행여나 잘 못되어 '임대매'에 무슨 불상사라도 생겼을까 하는 노파심 때문에 말이다.
아름드리 고매의 둥치가 마치 꽈배기 처럼 꼬인 상태에서
땅 바닥을 기어가는 형국인지라 늘 불안하기만 한 것.
'ㄴ' 자로 꺾이는 부분에 수북이 자라는 골담초도 좀 제거하고
나무가 행여 썩지 않게 아랫 부분의 흙을 어느 정도 제거하고 나서
받침대로 괴 주었으면 좋으련만...
보물같은 임대梅를 잃고나서야 정신을 차린 들 무슨 소용.
그거야말로 죽은 자식 불알 만지는 격이 될 터인데...
제발, 임대정 원림 관계자 들의 대오 각성과 분발심을 기대해 본다.
경인년 올 봄 까지도 굳세게 살아 남아
단아하면서도 고졸한 모습의 매화 몇 송이를 피워내어 향기를 뿜어주는 '임대梅'
부디 별 탈 없이 천수를 누리시길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두 손을 모아 매향신(梅香神) 전께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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