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탐매
(庚寅探梅) ~8~
● 쌍봉梅 : 전남 화순군 이양면
● 죽수梅 : 전남 화순군 능주면
▶ 2010. 3. 27 (토)
쌍봉사
쌍봉매(雙峰梅)
종각
담장 밖의 백매
대웅전
곡성 태안사의 혜철선사 부도비에 의하면
신무왕 원년(839) 당나나에서 돌아온 혜철이 쌍봉사에서 여름을 보냈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러니까 쌍봉사는 적어도 839년 이 전에 창건된 절이라는 말씀.
수 차례 중창을 해 오다 정유재란과 욱이오를 거치면서대부분의 건물이 소실되어 버렸고
대웅전과 극락전만 간신히 보존되어 왔는데, 1984년 대웅전 마저 촛불로 인한 화재로 소실되어 버렸다.
다행이 실측 자료가 있어 지난 1986년 복원되었다.
후로 요사채와 종각등이 건립되었고 요즈음엔 사천왕문과 일주문까지 세워졌다.
우리나라 부도탑의 최고봉이라 일컫는 철감선사탑(국보 제57호)와 탑비(보물 제170호) 등이 있다.
최근에 세워진 일주문
연못 속 거북
학포당
학포 양팽손은 성종 19년(1488)에 능주에서 태어나 중종 5년 20세에 조광조와 함께
생원시에 합격한 뒤 성균관에 들어가 공부하고 29세 때 문과에 급제한다.
현량과에 발탁되어 공조 좌랑, 형조 좌랑, 사관원 정원, 이조 정랑 등을 역임,
홍문관 교리로 재직하던 중에 기묘사화가 일어나자 조광조, 김정 등을 위해
분연히 소두(疏頭·연명하여 올린 상소문에서 맨 처음 이름을 적은 사람)한 뒤 삭직된다.
이후 양팽손은 고향인 능주로 낙향하여 쌍봉마을에 독서당을 짓고 여생을 보낸다.
능주에 유배 온 조광조와 매일 만나 경론을 논하다가 그가 사약을 받고 죽자,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시신을 손수 염하고 쌍봉사 부근의 깊은 산골에 가 매장해둔다
.
이후 기묘명현들이 복관되면서 그도 관직을 제수받았으나 매번 사양하다가
1544년 용담현령에 잠시 나아갔으나
병환으로 곧 사임하고 다음해 58세로 눈을 감는다
조정암이 살아 생전에 학포를 평 하기길
“더불어 이야기하면 마치 지초(芝草·영지)나 난초의 향기가 풍기는 것 같고,
기상은 비 개인 뒤의 가을 하늘이요, 얕은 구름이 막 걷힌 뒤의 밝은 달과 같아
인욕(人慾)을 초월한 사람”이다" 라고 했다는 얘긴 널리 알려진 일화.
학포는 문장과 서화로도 크게 명성을 얻은 선비다.
안견의 산수화풍을 이었다고 평가받는 학포는 조섡 후기의 공재 윤두서, 소치 허련 등과 함께
호남의 3대 문인화가로도 불리우며 호남 화단의 선구자로 인정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장흥군 용산면 덕암리 어느 농가 마당에서 자라는 닥꽃
죽수서원
죽수梅
막 개화가 시작되고 있는 죽수梅
한 그루 나무에 백매에다
홍매까지...
죽수매를 처음으로 발견해낸 공로자께서
조정암과 양학포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 앞에 섰다.
장흥땅 상금리 어디쯤에 괜찮은 매화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 갔건만
끝끝내 찾지 못 하고 화순 쌍봉사를 향한다.
대웅전 옆. 그리 크지 않은 백매 한 그루.
몸통 윗 부분이 통째로 잘려가가 맹아가 수북히 올라온 모양새.
그리 큰 의미를 부여 할 수준은 못되는 것 같고,
근처 몇 그루의 야매와 더불어 대충 감상할 만한 수준이라고 보면 되겠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죽수서원의 '죽수梅'
내가 본 조선 천지 매화 중 최대의 미스터리 품종.
한 그루 매화나무에
청매에다 백매 그리고 홍매까지 한꺼번에 피어나는 진귀한 모습.
그토록 염원했던 도학에의한 개혁정치를 끝내 이루지 못하고 숨을 거둔 조정암.
그의 시신을 거둠으로서 의리의 표상으로 기억되는 학포 양팽손.
그 두 사람의 도타웠던 우애로움이 통한의 세월을 건너고 달려와
죽수서원 담장 곁에 상징으로 피어나 은은한 암향을 흗뿌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이토록 보호가치가 차고 넘치는 매화를 알아보는 안목이
정녕 화순땅엔 없다는 말인가...? "
수 년 전, 칡덩굴에 온통 감겨 고사 직전이었던 죽수매.
죽수매를 보면서 통탄해 마지 않았던 위의 탄식이 그 누구의 귀에라도 들어갔음인가?
작년 부터 조금씩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 하더니만
올 핸, 매화 꽃 망울의 갯수가 많이 늘어나 화사하게 꽃을 피워낼 태세다.
'죽수매'는 고매(古梅)는 아니다.
현재진행형의 혈기 왕성한 매화일 뿐이다.
하지만 의미 부여를 통해서 얼마던지 명매(名梅)로 거듭날 수 있는 조건을 지녔다.
다양한 꽃이 피어나는 모습만으로도
탐매객의 이목을 끌기에 너무나도 충분한 매화이기에 말이다.
'자연 > 탐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인탐매 (庚寅探梅) ~10~ (0) | 2010.03.29 |
---|---|
경인탐매 (庚寅探梅) ~9~ (0) | 2010.03.28 |
경인탐매 (庚寅探梅) ~7~ (0) | 2010.03.28 |
경인탐매 (庚寅探梅) ~6~ (0) | 2010.03.27 |
경인탐매 (庚寅探梅) ~5~ (0) | 2010.0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