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山 (528m) 전남 장성 ~ 전북 고창
◆ 상금리 ~ 가릿재 ~ 고산산성 ~ 정상 ~ 용바위 ~ 상금리
◆ 2009. 5. 1 (금)
상금리 지석묘 군락
미나리아재비
개별꽃
천남성
고산산성
산성을 따라 웬 大路(?)
아름다운 고산 정수리 바로 아랫 부분을 넓다랗게 까 뭉개버린 현장.
도대체 어느 인간의 머리에서 나온 한심한 발상이란 말인가?
아~~~ 눈물이 나오는도다.
아름다운 산에 커다란 상채기를 내고 들어선 이 한심한 작태 앞에
그저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려오며 분노가 하늘을 찌를 뿐...
정상
호남정맥상 소둥근재에서 가지를 쳐
입암산, 방장산, 문수산을 거쳐 바로 앞에 보이는 구황산과 지금 서 있는 고산에 당도
남으로 남으로 줄달음치는 이른바 '영산기맥'
고창 대산면 일대
비산비야
고산 정상에서 건너다 본 고성산
어떻게 구르지 않고 버티는지 궁금...?
수형이 아름답기 그지없는 '도리깨나무'
고성산, 태청산, 장암산, 불갑산
남으로 남으로 줄달음치는 '영산기맥'을 따라가고픈 산꾼의 마음.
고산의 성자
둥글레
탈피본색
지렁이 걸음으로 느릿느릿 걷다가...
뭘 하는 걸까...?
엄마 앞에서 짝짜꿍....?
눈과 코 속으로 달려드는 날벌레를 소탕하기 위함이었다고
애기나리
고산습원
비목꽃
고인돌 제작 현장
선사인과 근세인의 운명 변천사.
병꽃
상금리 고인돌 떼무덤을 지나 여기저기 피어나는 야생화를 섭렵하며 느릿느릿 가릿재에 오른다.
고산산성을 훑어 위쪽으로 시선을 옮기는데 정상 바로 아랫 부분의 뭉개진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또 어느 덜 떨어진 인간이 묘를 쓰느라 산을 훼손했으리라 여기며 산성을 따라가는데
갑자기 고창 산 아래쪽에서 골짜기를 따라 전엔 볼 수 없었던 임도가 올라와 있는게 아닌가?
산성 옆에 바싹 붙어 멀리서 보았던 정상 아랫쪽 묘지로 이어지고 있었는데
산림의 훼손 정도가 너무하다 싶어 투덜거리며 따라가니
이게 웬 사변이란 말인가...?
가히 운동장 수준으로 산을 까 뭉개고, 전혀 어울릴성 싶지 않은 시뻘건 철쭉 몇 그루와
잔디가 듬성듬성 심어진 끝에 묘지는 없고 커다란 상석이 놓여있는 모습이다.
도대체 뭘까 궁금하여 한달음에 달려가니 상석의 앞 부분에 커다랗게 새겨진 글씨.
- 해맞이 기원 제단 -
순간 울화가 치밀어 오르며 속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한다.
고창군 당국과 몇몇 협잡꾼들의 소행이 분명할 터.
족히 수 톤이 넘을게 분명한 저 커다란 제단석을 이 곳까지 끌어 올리느라
아름다운 고산에 커다란 상채기를 냈다는 얘긴데
도대체 어떤 고약한 인간의 머리에서 나온 발상이란 말인가...?
해가 동쪽에서 떠 오름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태고적부터 인간은 해를 숭상해왔고, 그러한 관습이 지금까지 이어져
신년을 맞이하는 날 우리 모두는 해맞이에 나서곤 한다.
동쪽을 향한 따뜻한 방안에 앉아 창문을 통해 해맞이를 해도 되련만
굳이 산의 정상에 올라 떠 오르는 해를 가슴에 품으려 함은
그 곳이 보다 하늘에 가깝기 때문이요, 동쪽의 일출을 조금이라도 더
성스럽게 접수하여 마음을 정갈히 하고자 함이 아니겠는가?
고산은 결코 높은 산이 아니다.
허지만 정상의 분위기가 여간 수승한게 아니다.
시야에 거침이 없는 그야말로 일망무제의 기막힌 시야를 보장하는 산이다.
대산, 성송 일대에서 보면, 해가 솟아오르는 성스러운 산이 바로 고산인 것이다.
어떠한 의식이곤 간에 일정한 형식이 부여됨을 인정하지 못 함은 아니나
그 형식의 정도가 지나침은 크게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국태민안'에서 부터 작게는 개인의 소원에 이르기까지 그저 소박하게
기원하면 그 뿐, 꼭 저런 커다란 돌덩어리에다 글씨를 새기고
이 아름다운 고산 위로 끌어 올리느라 자연을 상채기 내야 한단 말인가?
제단 뒷편 "00산악회"에 내 걸었다는 글의 내용을 한 번 음미해 보자.
"산 사랑" "고산성과 고인돌 사랑" "숲 사랑"
'사진 말고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고,
발자국 말고는 아무것도 남기지 말자'
제 일성으로 내 놓은 말씀이 '산 사랑' 일진데,
이 자연 파괴의 현장이 과연 산 사랑일 수 있겠는가 말이다.
고창의 매력을 사랑하는 나로서는 너무나 가슴이 아프지 않을 수 없었다.
내일은'부처님 오신날'
고산 자락에 '법우선사'라는 절이 들어섰던데, 찾아가서
부처님께 이 시대 용렬한 인간의 잘못을 부디 크게 꾸짓어 달라고 기원하며
참회의 기도라도 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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