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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행·여행·풍경

태백철녀 동행기 / 고성산

          고성산(546.3m) 전남 장성 ~ 영광

 

                ▶ 깃재 ~ 임도 ~ 정상 (원점회귀)

                ▶ 2009. 5. 2 (토)

 

산행에 앞서 먼저 고창 청보리밭 풍경 감상

 

 

 

 

 

 

 

 

 부처님 오신날의 고산 법우선사

 

법우선사에서 바라본 고성산

 

 첨산의 부름을 받잡고

고산을 섭렵하고 내려오시는 선남선녀 일행을 마중나갔습니다.

 

 스틱을 짚고 서 계시는  전혜자 선생님, 닉네임 (신선)의

 프로필을 잠시 소개해 올리자면...

 

강원도 태백에 거주하시는 오십대 중반의 여성분으로,

39년 산행경력에다,

백두대간 종주만 5회, 최초로 강원 도계 일주, 낙동정맥 2회 종주

태백여성산악회장은 장기 집권(?)하셨고,

 다수의 강원도 지역 산 정상표지석도 세우셨으며

각종 언론에도  수차 소개된바 있는 여류 철각이시랍니다.

 

 오찬을 들고나서 느긋하게 고성산 산책에 나섭니다.

 

이런 행운이...

꽃이 핀 산죽을 만나게 될 줄이야.

 

 여수의 보헤미안 하늘기둥님

 

 몽실몽실하게 피어오른 물푸레나무가 봄 산의 정취를 더욱 북 돋우고.

 

 산꾼의 최대 호사는  부감(浮感)일러니...

 

 

 

 

 고성산 정상

 

 다채로운 이력의 산꾼들이 한 자리에...

 

하늘기둥님의 천하조망

 

 날이 맑으면 칠산바다까지가 한 눈에 들어오는데...

 

 너무나 아름다운 비산비야

 

 태백의 신선님을 비롯,

의 산꾼이 방금 전에 다녀온 고산이 바로 건너편에 위치.

 

올 들어 처음 만난 쥐오줌풀

 

 

 

 


 

 

 

"어디세요?,

 

"옛, 뭐라구요~~~!  고산이시라구요~~~?"

 

고산을 내려오고 있는 길에 걸려온 첨산의 전화.

 

 내일 고산에 같이 오르자는 얘길 하려고 전활 한 모양.

그렇다면 내가 선수를 친 격(?)

얼핏, 엄청난 경력의 여성 산악인을 대동하게 될 거라는 얘기도 한 것 같고...

 

어찌됐던 산을 내려와 "축령산 이야기 마당"에 참석하여 마음을 정갈히 한 것까지는

별 탈이 없었으나 깨깟(?)해진 마음이 부끄러워 감춘답시고

아르꼬르를 다소 과하게 섭렵했던 모양.

 

이튿날.

알람이 울렸음에도 두어시간을  자리에서 더 뭉개고 나서야 겨우 몸을 일으켜

고창의 청보리밭을 찾아가는데 길거리 단속꾼께서 차를 세우랍신다.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으니 벌금을 내셔야 겠단다.

정신을 차리라는 의미로 알고

 

"엡~~ 죄송합네다. 근데 얼맙네까?"

 

경찰나리, "삼만원 되시겄습니다"

 

"에엥~~ 그렇게나 비쌉네까...?"

 

일만오천원 정도로 예상하고 시원하게 싸인을 갈기려고 맘 먹었는데

에상보다 너무 비싸다.

허지만 어젯밤 술이 아직도 과 하게 남아있는 상태임에도 관대(?)한

처분을 내려주시는 은덕으로 알고 제깍 접수하기로 한다.

 

드넓은 청보리밭에 서서,

녹색의 푸르름과 하늘의 뭉개구름에 번갈아 시선을 옮기자니

그제서야 전날밤의 주독이 서서히 몸에서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고산을 섭렵중인 첨산에게 손폰을 날리니 날머리 석현마을로 마중을 나오랍시는 전갈.

 

기다리는 시간을 이용,

비교적 근자에 고산 자락에 으리방창하게 산문을 연

'법우선사'를 찾아갔다.

 

초파일 인지라 절마당이 와글와글한 가운데 스피커에선 평소에 듣지 못했던

요상한 내용의 염불이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귀를 기울여 염불의 내용을 자세히 살피자니...

 

00아파트 몇 동 몇 호 아무개, 00동 몇 번지 아무 아무개 ...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의 명단이 불리워지고 있는게 아닌가?

절 마당에 가득 매달린 축원 연등 소유자의 명단을 외고 있음에 틀림없다.

 

배추이파리 한 장도 아니 낸 주제지만,

이럴 때 비구니의 목탁 소리에 맞춰 나도 개평으로 소원 한 번 빌어보자면.

 

"부처님,

당신의 절집이 자리한 고산 정수리 아랫 부분에

아픈 상채기를 낸 인간들을 찾아내어

부디 혼을 좀 내주세요,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날머리 석현마을로  이동하여 한참을 기다리자니 첨산 일행이 모습을 보인다.

일행중에 처음인 얼굴이 보인다.

첨산이 얘기한 그 여성분이 분명.

간단한 수 인사를 나누고 다음 행선지인 고산 건너편의 고성산을 향한다.

 

산을 오르기 전,

 오찬을 위해 자리를 펴고 본격적인 태백철녀 탐험에 나선다.

 살아온 날들의 숫자가 나와 비슷하다보니 얘기가 자연스럽게 풀려가고 있었는데.

 

산꾼들이 모이면 자연스레 이력을 소개하기 마련이다.

헌데, 백두대간 5회 종주라는 말이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순간

그만 맥이 풀리고 만다.

 

자기 전문 분야에선 누가 고수인지는 금방 알아보는 법.

 

나이는 내가 신선님보다 한 살 많고 산행 경력은 두어 해가 앞서지만

백두대간 5회 종주는 감히 꿈도 꾸어보지 못했기에

우선 기가 질려버렸다고 해야할 터.

 

백두대간은 그렇다고 쳐도 강원도계를 최초로

그것도 여성의 몸으로...

얼핏 머리속에 강원도계의 지도를 그려보자니

 엄두가 나지 않는 각고의 코스임이 분명이라.

 

이 정도 경력의 소유자라면

얼핏 빨찌산을 떠올리리만치 거칠거라는 생각을 하게될 터이지만

도무지 그런 구석은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는

부드러운 여인네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그저 용하고 신통방통할 따름.

 

그 옛날 세석평전에서 만났던 허우천을 비롯,

이런 저런 다채로운 경력의 산꾼들을 여럿 만나 보았지만

신선님처럼 화려한 이력을 지닌 분은 내 생전 처음이라.

곁에 아무도 없었다면 벌떡 일어나 큰 절이라도 한 번 올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가히 인간문화재급의 인물임이 분명한 태백철녀 신선님.

부디 그녀의 앞날에 늘 밝은 서광과 오롯한 행운이 함께하시길 진심으로 염원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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