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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행·여행·풍경

땅끝 송년 / 달마산

               ◆ 달마산 (489m) 전남 해남군 소재

               ◆ 도솔봉 약수터 - 도솔봉 - 문바위 - 달마봉(불썬봉) - 미황사

               ◆ 2008. 12. 30 (화)

 

송지면 마봉리 윗쪽 도솔봉 약수터를 출발

통신 중계 기지국이 있는 도솔봉까지 시멘트 임도를 걸어 올라와

본격적인 산행 시작

 

돌아본

도솔봉 너머 다도해

 

바위 사이에 걸려있는 도솔암

 

지난 2002년

승려 법조의 원력으로 세웠다는 도솔암 하경

 

너무 맑아서는 곤란(?)

살짝 해무(海霧)라도 걸쳐 주어야 공부에 지장이 없을 터.

 

 

도솔암을 지키는 거대한 신장의 위용

 

강진 덕룡산을 출발,

주작산과 두륜산을 일구고 이 곳 달마산까지 달려와

다도해 푸른 바닷물에 잠기게 되는 여맥을 일러

우리는 '땅끝기맥'이라 부른다.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니 

바다 건너 완도 상황봉이 지척이다

 

 오른쪽,  땅끝 전망대가 위치한 사자봉(122m)

 

또 다른 한 해, 기축년을 향하여...

 

땅끝 기맥을 타고 멀어져가는 2008년

 

 

 

 

 

 

 

 

 

 

 

 미황사 하경

 

 

2008년 산행의 끝자락 달마봉(불썬봉)

 

 저 멀리는 두륜산

 

지나온 달마산 능선

 

 미황사를 품에 안은 산자락

 

  미황사 응진전 뒷편에 흩어진 동백의 잔해

 

 

 

 

 

 날이 맑으면 바다 감상에 딱 끝인 자린데...

 

미황사 대웅보전

주춧돌엔 하늘로 오르는 돌거북이 새겨겨 있다

 

보물 제 947호 

 

달마봉과 문바위 등을 병풍으로 둘러치고 들어 앉은 미황사(美黃寺)

 

대흥사의 말사.

숙종 18년(1692년)에 세운 사적비에 따르면

749년(경덕왕 8년)에 의조화상이 창건했다고 적혀는 있다는데

백제 시기에 창건 했으리라는 의견도 분분한 모양.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과 응진전(보물 제947호)을 비롯,

오백나한전, 명부전, 요사채와 사적비와 부도가 전 한다.

 

 


 

◆   ◆   ◆

 

 

 

올 한 해의 산행을 마무리 짓는 장소로 어디가 좋을까?

 숙고 끝에 선택한 산은 땅끝 기맥의 끝자락에 위치한  해남의 '달마산'

 

땅끝을 향하여 달려 내려가는데 차창 너머로 눈발이 날리기 시작.

분위기 있는 송년 산행으로는 제격일  거라는 예감이다.

 

산행 들머리.

 

기대가 좀 지나쳤나?

이 곳이 남녘 끝자락 해남이라는 사실을...

눈은 온데간데 없고 거센 바람이 불어대는 달마산을 오른다.

 

 

시야가 트이는 장소에서 카메라를 들어 올리는데 중심을 잡기가 어려울 지경.

산을 흔들며 불어대는 거센 바람 탓 이다.

어지간 해서는 바람막이를 걸치지 않는 스타일인데

산행 초입부터 끝자락까지 내내 바람막이 신세를 지지 않을 수 없었다.

 

로프구간은 물론, 칼봉에서 부터 좁은 바위 틈새를 지나 오르 내리는 코스.

땅끝 기맥을 마무리 짓는 달마산은 결코 호락호락한 산이 아니다.

특히 눈이 많이 내렸을 때나 비가 많이 내릴 양이면 깨끗하게 물러나는게 최선책.

 

바위가 모조리 날이 서 있기에 조금만이라도 발을 헛 디딜라치면 큰일이다,

아이들을 동반 한다는 것은 더더욱 위험 천만.

 

뭐니 뭐니 해도 문바위에서 달마봉(불썬봉)에 이르는 구간은

5.1km에 달하는 달마산 암릉 전체를 집대성한 축약판이라 보면 틀림없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 이 '취월당' 스타일에다 취향까지를 겸비한 코스라는 말씀.

 

바람에 맞서며 열심히 발걸음을 옮겨 놓다 보니

드디어 오늘 산행 능선의 끝자락 달마봉(불썬봉)에 선다.

 

 

불을 켠다의 전라도 사투리가 '불을 쓴다'가 아니던가...?

불을 피워 올리던 봉화대가 있었으니 불썬봉이라는 이름에 고개가 절로 끄덕. 

 

달마.(dhama)...!

산스크리트어로는 '보리다르마' 라고 한다던가.

보리달마(普裡達磨)는 인도 땅의 28대 조사요,

중국으로 건너와선 1대 조사가 되었다는 인물이 아니던가.

 

그런 달마께서

 머나먼 해동국 하고도 해남 땅끝의 山 이름에 까지 등재라...

 

                                               어디선가 '달마'에 대해 얼핏 주워 들었는데 맞는 얘긴지 모르겠다.

 

"그 자신은 있는 그대로 있으면서 모든 다른 존재를 존재하게 만드는

질서의 근거를 이른다는......"

 

센 바람을 핑계로 너무 빨리 달렸나?

출발지에서 절 까지 내려서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3시간 30분.

 

부지런히 내려 선 미황사(美黃寺)

숨가쁘게 내려서는 건, 행여 동백이 피어있지 않을까 해서다.

 

아니나 다를까, 예상했던 지점으로 달려가니 오리지널 동백(冬柏)의 피빛 잔해가

발 아래 여기 저기 흩어진채로 차마 눈을 감지 못 한 모습이다.

 

새빨간 꽃잎에다 샛노란 꽃수술,

낙화하는 순간까지도, 결코 시드는 법 없이  통째로 떨어져 내리는 꽃.

 

눈을 들어 진초록 나무잎새 사이를 이리저리 훑어나가서야

비로소 새빨간 동백의 모습을 간신히 찾아 붊 수 있었다,

 

헌데, 워낙 높고 깊은 곳 인지라 카메라에 담기는 불가.

 

 작금, 춘백(春柏)이 판을 쳐 대고 국적 불명의 각종 개량 동백까지 설쳐댄다. 

동백이란, 겨울 한 가운데 흰 눈을 배경으로 피어나야 제 맛이요 옳은 것이어늘...

 

망년이니, 송년이니, 송구영신이니 하는 것 들,

무슨 그리 큰 의미가 있으랴만, 늘 상 하는 산행에다가

개평으로 송년 글자 하나만 더 붙여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으리라.

 

 

2008년.

어찌어찌, 비틀대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올 한 해,...

여지껏 두 다리에 힘을 주어 산에 오를 수 있게 해 주신  신께 감사드린다.

나를 기억해 주는 모든 이 들에게 감사를 전 하며,

그 들의 건강과 복 됨과 가정의 평안을 위해  감은부복(感銀俯伏)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