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연/산행·여행·풍경

국화와 단풍 순례

       

고창 방장산 미소사에서

 

지난 봄엔 쬐끔한 녀석들 이었는데... 

 

지금,

미소사 아래 방장산 자락은 국향 천지

 

 

 

 

 

여느해 같으면 저 원두막 뒤쪽으로도

국화가 만발해 있어야 하거늘

 

군 당국과 축제를 여는 주최측.

아무래도

서로 엇박으로 가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국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장소

바로 옆에

절대로 놓쳐서는 아니될 멋진 단풍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 들 있을까?. 

 

 

 

 

 

 

애기단풍과 노오란 은행잎이 어우러진 고가(古家)

 

 

 

이 기막히게 아름다운 고가가

폐가로 방치되고 있다니...

 

방장산 상원사를 찾아가

도완스님과 차 한 잔을 나눈 다음

산을 내려와...

 

대한민국에 단 하나뿐인

고창군 고수면 은사리 문수산 자락에 위치한

"은사리 천연기념물 단풍숲"을 찾아갔다.

 

 

 

 

 

 

 

 

 

 

 

 

 

 

 

 

 

 

 문수사에 피어난 철부지 동백

 

 

 

 

지난 일요일,

 

양고살재를 넘어 국화축제를 찾아갔다가

축제장에 들어가기 위해 늘어선

엄청난 자동차 행렬에 질려서

그만 되돌아 온 일이 있었다.

 

하여

평일인 금요일을 택해,

그것도 이른 시간에 찾아갔더니만

그리 붐비는 모습이 아니다.

 

그렇다면,

먼저 미소사부터...

 

사그락, 사그락.

절 마당에 깔린 쇄석을 밟으며 들어서니

영심인지, 온달인지 헷갈리는 녀석중 한 마리가

 

마치 "너 누구냐...?"

 

하는 표정으로 다가와 코부터 들이댄다.

 

언제나처럼

 얼굴 가득 미소가 넘치시는 박경희 시인께서

환한 얼굴로 반갑게 맞아주신다.

 

때마침 마당에 나와 계시던 도의 스님.

박 시인의 소개로 인사를 드리고 

커피와 함께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미소사라는 절 집 이름이

괜한 허명이 아님을

스님의 온화한 미소가 확인 시켜 주고 있었다.

 

미소사를 내려와 당도한 국화밭.

 

축제는 분명한데

어쩐지 다소 분위기가 가라앉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국화밭을 돌아나오니  목이 컬컬해져 온다.

이러땐,  방장산의 또다른 산자락에 위치한

상원사를 찾아가야 한다.

 

숨소리도 가쁜 노쇠한 애마를 어르고 달래어

비탈길을 오르니

도완스님께서 내려다 보고 게신다.

 

고맙게도

차 생각이나서 산에 올라왔음을 금방 헤아리시고

방으로 안내하여 향기로운 차를 우려내 주신다.

 

아직 목의 컬컬함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문 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스님, 점심공양 드십시오"

 

애고~~,

 

쬐끔 더 빨리 올라올걸......!

 

인사를 드리고 나자마자

죄 없는(?) 늙은 애마에 채찍을 휘둘러

문수산 자락의 단풍숲으로 달려간다.

 

마치

붉은 피를 연상시키는

"은사리 천연기념물 단풍숲"

 

설악을 제외하고는

올 가을 단풍이 모조리 꽝 이라던데 

이 곳 은사리는 지명 덕을 좀  보는 모양.

 

은사리(隱士里)...

 

 

2008. 11. 14(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