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 10. 18(토)
● 십이선녀탕 계곡
● 남교리 ~ 두문폭포(왕복 8 시간 소요)
열 도 아니요, 열 하나도 아닌
십이선녀라.....
콩닥거리는 갸슴을 부여잡고
아침 햇살이 번지는 계곡 속으로...
제일 먼저 만나는 폭포
각종 폭포와 소와 담이 즐비한 십이선녀탕 계곡에
열 세번째 선녀가 납시셨으니...?
크로버 탕
단풍소
복숭아탕
복숭아탕에서 만난 선남 선녀 커플
오죽하면 십이선녀탕계곡 이라 부르게 되었을까...!
각종 담과 소와 폭포가 넘쳐나다 못해
나중엔 아예 지겨울(?) 정도이니까.
앞에서도 얘기 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않는 오밤중에 도깨비불을 이마에 달고
산을 오르는 걸 일체 사양한 터라
한계리 산채에서 푹 자고 일어나
느긋하게 햇살이 번지는 십이선녀탕계곡을 들어선다.
각종 폭포에 이름을 붙여가며
담과 소와 단풍과 낙엽이 연출해내는
아름다운 풍광에 흠뻑 취하다보니
어느새 복숭아탕이다.
두문폭포까지 올라가서
황홀한 붉음의 잔치가 벌어진 내설악의 선녀를 초대하여
느긋하게 식사를 즐기고 오던 길을 돌아선다.
오래전, 계단 커녕은 로프 한 가닥도 없던 시절.
엄청스런 계곡물을 건너며 간신히 통과했던 십이선녀탕계곡.
허지만 그 옛날은 모조리 잊어주시라.
잘 정비된 철제계단에다 요즘 어디가나 흔히 볼 수있는
타이어를 잘라 이어붙인 푹신한 카피트(?)가 주~욱 깔려있는지라
전혀 미끄러지고 벌벌 떨어댈 일이 없어졌다는 사실이다.
열두 선녀 대신, 경향 각지에서 몰려든 짝퉁선녀(?)가 판을 쳐 대며
그 들이 토해 내는 소음으로 몸살을 앓고있는 십이선녀탕계곡.
허지만 어디 설악산 단풍이 일년 내내 있는 것도 아닌바에야
며칠 쯤은 눈 감아주는 야량도 필요하리라.
저 멀리 한계령, 또는 오색이나 장수대의 어둠을 뚫고
이곳 십이선녀탕 까지 달려왔을
대한의 남녀 산꾼 제위 여러분.
모두 모두 행복하시고
매사가 설악의 단풍빛처럼 고운 나날이 되시길 빌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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