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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행·여행·풍경

'08 꽃무릇 이야기

 

 '08 영광 불갑산 꽃무릇

 

 

 

 

 

 

 

궁궁이

 

 

 

 

 

 

 

 '08 함평 용천사 꽃무릇

 

 용천사 대웅전 계단  연화문

 

 광주시 광산구 소재, 월봉서원 망천문(望川門)

 

 빙월당(氷月堂)

 

 


“월봉서원이 살아있다!”


광산구, 문화재청 지자체 문화재활용 우수사업 선정돼


근엄하고 딱딱하기만 한 서원.

현대인들의 삶에 지금도 큰 영향을 주는 선현들의 정신이 깃든 곳이지만

찾아가기에는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이런 서원을 광산구가 교육·문화 난장과 서원 탐방 마당으로 변신시켜 눈길을 끌고 있다.


구는 문화재청이 주관한 2008 지자체 문화재활용 우수사업에 선정돼

 3천만원의 국비를 확보함에 따라 오는 12일부터 연말까지 매월 둘, 셋. 넷째 주 토요일에

문화재 생생프로그램 ‘월봉서원이 살아있다’를 무료 운영한다.


2008 지자체 문화재 활용 우수사업은 바람직한 문화재 활용 정책을 제시하고

보존과 활용을 충족시키는 지자체를 선정해 문화재청이 국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월봉서원이 살아있다’는 광산구가 주최하고 ‘고봉학술원’과 대안교육 및

문화예술교육 단체인 ‘修相(수상)한 교육문화공동체 결’이 기획과 진행을 맡아

월봉서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구는 조선 성리학의 거두 고봉 기대승 선생을 배향한 월봉서원이 지닌

학문, 철학, 문화적 의미들을 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과 놀이가 가미된 프로그램을 접목시켜 월봉서원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월봉서원이 살아있다’를 마련했다.


‘월봉서원이 살아있다’는 크게 ‘월봉서원 달빛 환타지아’와

‘서원탐방 : 고봉 선생을 만나다’ 2개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월봉서원 달빛 환타지아’는 문화재 활용이 밤에도 가능하다는 점과

참여자들만의 깊은 공감대를 이끌 수 있는 상상적 시·공간을 고려해 저녁 시간대에 진행된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어린이 철학 인형극, 동화/설화 이야기방, 고봉 전설 연극마당,

몸으로 배우는 한자교실, 월봉서원 퍼즐놀이, 달밤에 즐기는 전래놀이,

애일당 선생님의 별이야기, 주민들과 함께하는 낭독의 즐거움 및 간식 나눔 등의 프로그램이

2시간 반 동안 서원 경내에서 소소한 여유와 즐거움으로 펼쳐진다.


‘서원탐방 : 고봉 선생을 만나다’는

월봉서원, 백우정, 고봉묘소, 귀전암, 귀후재, 애일당으로 이어지는

고봉 기대승 관련 유적지를 중심으로 문화유산 해설과 곁들여 진행되며,

기씨 종중의 고택인 애일당에서 차와 함께 담소를 나누는 시간도 예정되어 있다.


‘월봉서원 달빛 환타지아’는 오는 7월 ~ 12월까지

매월 셋째주 토요일 저녁 7시부터 9시 30분까지 진행되며,

‘서원탐방’은 매월 둘째, 넷째 주 토요일 오후에 진행된다.

 

 

 

 

"고봉 학술원" 강기욱 선생


 

`월봉서원이 살아 있다’ 행사는 많은 이들이 함께 준비하고 있지만,

고봉학술원의 역할은 남다르다.


1991년 출범한 고봉학술원은 월봉서원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고택 애일당(愛日堂)에 있다.

애일당 소유자는 고봉선생의 13대 후손 기세훈 변호사지만,

학술원의 책임연구원 강기욱(48)씨가 95년부터 가족과 함께, 살며 공부하는 곳이기도 하다.


강씨는 고봉의 학문에 마음을 빼앗긴 지 18년된 베테랑이다.

하지만 “이제야 고봉에 대해 조금 알 것 같다”고 겸손해한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7년 간 다산학연구원에도 있었다.

 다산은 조선의 사상을 완성시킨 인물인데, 그 뿌리를 거슬러가보니 고봉이 있더란다.

그래서 그는 “고봉은 한국학의 원류이며, 고봉을 알면 조선의 500년을 알게 된다”고 말한다.


그는 고봉을 `한국의 니체’에 비유했다.


“고봉 학문의 핵심은 인간 자유의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있습니다.

인간은 가만 내버려 둬도 스스로 조절·통제 기능이 있다는 거죠.

시스템을 중시했던 동시대 인물 퇴계 이황과의 차이죠.”


그가 “대한민국은 모든 국민의 취미가 직업이 됐을 때,

세계 최강국이 된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국에서 벌어진 촛불집회의 `집단지성’ 표출 역시,

고봉사상의 핵심과 맥이 닿는다고 한다.

누구의 통제 없이도 자유의지들이 모여 높은 도덕적 자율성으로 의사를 표출했기 때문이란다.


고봉은 특히 `언로(言路)가 막히면 나라가 망한다’며 언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언로가 막히면 바른 선비들이 시골로 숨어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런 현실들이 500년 전 인물 고봉을 불러들이는 걸까. 그는 “그렇다”고 했다.


“소득은 2만달러로 올랐는데, 행복지수는 세계 100위권 밖이예요.

근대화를 거치면서 사회지도층은 붕괴하고, 이웃 아이가 학원을 3곳 간다면 5곳을 보내려고 해요.

 모두가 한 방향을 향해 끝모를 경쟁만 하는 거예요. 왜 이렇게 됐을까요.”


한곳만을 향해 경쟁시키는 사회의 대안을, 그는 고봉의 사상에서 찾고자 했다.


대화 끝에 그가 내놓은 한국 고전에 대한 남다른 해석도 눈길을 끈다.


“`심청전’의 키워드는 `효심’이 아니에요. 심봉사가 `마음의 눈을 뜬다’는 데 있어요.

심학규의 이름 속 `배울 학’자는, 배운 자들이 눈을 뜬다는 의미죠.

`춘향전’의 핵심을 `절개’로 보는 것도 반대합니다.

기득권 사회를 깨뜨리고 새 사회의 용이 되려는 인물이 바로 `몽룡’이예요. 깨인 지식인을 의미하죠.”


18년 한 우물을 파면 이렇게 `통’하나보다.


그래도 고봉의 학문은 쉽지 않다.

그래서 그의 과제는 어려운 학문언어를 쉬운 생활언어로 바꾸고 널리 알리는 일이다.


고봉이 1527년 태어났으니, 오는 2027년은 탄생 500주년이 된다.

문명이 500년 주기로 돈다는 가설이 맞다면,

그즈음 이 땅에 문예부흥기가 돌아올 수 있을까.


이광재 기자 jajuy@gjdream.com


 

 

백우산 산림욕장 안내도

 

월봉서원을 나와 장성 쪽으로 조금 가다 보면 길 가에

 "백우산 산림욕장" 안내판이 보인다.

 

철로 하부 박스를 통과하여 동네를 지나 약 800m를 전진하면

위의 안내도를 만날 수 있다.

 

@ 노란선은 임도

@ 녹색선은 등산로

 

각자의 사정에 맞게 자동차를 이용 임도를 따라 돌아보는 것도 좋고

등산로를 따라 백우산을 올라보는 것도 좋다.

 

오룡마을로 가는 도중의 임도에  있는 제2 전망대에서 바라본 모습

 

저 멀리 왼쪽으론 광산구 본량면 소재 용진산의 석봉과 토봉이 우뚝한 모습이다.

 

 

 

남개연 

 

 

 

 

 

 

 

 

 

가을의 서정을 접수하고 확인 하려 한다면 "꽃무릇"감상이 제격일 터.

 

불갑사 일주문에 당도하니

내일부터 시작되는 '꽃무릇 축제'를 준비하는 손길들로 분주한 모습이다.

 

절 위쪽 저수지에 올라 서자니 수량도 적고 물색도 형편 없었다.

오랜 가을 가뭄 탓이리라.

 

꽃무릇도 목이 타는 듯.

지쳐 가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해불암 골짜기를 기웃대다 돌아 나오니

그제서야 시끌벅적, 산객들이 몰려 올라 오는 모습이다.

 

불갑사를 나와 당도한 용천사.

경향 각지에서 몰려온 차량과 사람들로 온통 북적이는 모습.

 

용천사의 꽃무릇은 예년에 비해 다소 개체수가 적다는 느낌이다.

 이파리도 없이 녹색 꽃대만 쑤욱 밀어올려 꽃을 피워 올린 석산화.

 

그 앞에 서면, 아름답다는 찬사에 앞서 기괴하다는 느낌이 드는 건 왜 일까?

슬픈 전설이 깃들었기에 더욱 애잔한 마음으로 보듬어야 할 꽃무릇.

 

함평 "군유산"까지 섭렵하려던 계획을 되돌릴 만큼 너무도 무더운 날씨.

어찌됐건, 

불갑산과 모악산의 피빛 꽃무릇은 올해도 어김없이 그자리에 번져가고 있었다.

 

 

2008, 9, 18 목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