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에서 / 헤르만 헷세
야릇하다, 안개 속을 헤매는 것은
풀섶이며 돌덩이며, 저마다 외롭구나.
어느 나무도 다른 나무를 보지 않으니
모두가 외따로 혼자 있는 것이다.
나의 삶도 빛으로 넘실거릴 적에는
세상의 벗들로 가득 했었으나
이제 내 둘레에 안개 가득 드리우니
모두 사라지고 자취조차 없구나.
모든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가르는
소리도 없고 또한 피할 수도 없이
휩싸는 이 어두움을 모르고서야
누가 그를 슬기롭다 이를 것인가.
야릇하다. 안개 속을 헤매는 것은
인생이란 본시가 외로운 것이라
여느 사람도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하나
모두가 외따로 혼자 있는 것이다.
2008, 7, 2 수요일
전남 장성군 서삼면 소재 축령산, 북일면 금곡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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