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4-25 09:11
남산제일봉(1010m)을 오르는 길, 이 곳은 아직 진달래 철.
* 2007, 4, 24 화요일 흐림 * 00산악회, 백계남 선생님과 함께
|
상봉의 화강암을 오르는 길
단지봉에 이르는 라인
돌축대와 흙기와 담의 조화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장경각
해인사의 금강초롱
가야산을 비롯 인근의 여러 산들이 모두 화강암 덩어리의 화기 충만한 지세여서일까? 그 불기운을 누르려고 하늘의 소방서는 늘 상 구름을 덮어씌우고 있나보다. 좌우당간 가야산 군에 올 때마다 한번도 맑은 날씨가 없으니 말이다.
흐린 날씨 속 남산제일봉을 잽싸게 오르고 있다. 다른 동네는 지금 철쭉이 한창 피어나고 있는데 이 동네는 아직 진달래가 한창인 모습. 고견사에서 출발하는 A코스와 B코스 모두를 사양하고 C코스인 해인사 앞의 남산제일봉을 오르고 있는 것이다.
올 들어서 벌써 몇 번째 고견사에서 의상봉에 올라 별유산과 작은가야산을 지나 고운암으로 내려서는 코스나, 산제치에서 비계산을 올라 진행하는 코스등을 섭렵 했는지라 오늘은 기존의 패턴에서 벗어나 뭔가 좀 색다른 산행을 염두에 두고 속도를 높여 산을 오르고 있다.
백계남 선생님께서 모처럼 제의하신 산행인지라 거두절미하고 따라나서긴 했으나 구시대(?) 산행 답습을 오늘만은 피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도 명색 산꾼이 산행에 따라와서 동네 뒷산 하나라도 오르는게 예의이다 싶어 선택한 곳이 남산제일봉인 것이다.
상봉에 당도하자마자 휘휘 한바퀴 돌아보며 고견사에서 출발한 A조가 어디쯤 오고 있을까를 가늠 해 본 다음 재빨리 김밥 몇 개를 뱃속에 우겨넣고 아르꼬르로 입안을 헹구어낸다. 청량사 길로 내려가고 싶었으나 벌금 낼 배짱이 내겐 없는 고로 오던 길을 되짚는다.
이렇게 서두르는 이유인즉 오늘은 가야산 자락 해인사 곁에 흩어져있는 산내 암자 순례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모처럼의 기회인지라 부지런을 떨어야 대충이라도 둘러 볼 수 있 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다.
시간을 절약하기위해 해인 우체국 앞에 당도하자마자 택시를 잡아타고 큰절 문지방으로 향한다. 내가 좋아하는 계단의 석조물을 비롯 그간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여기저기를 대충 훑은 다음 산내 암자 순례길에 나선다.
대충 살펴보자면 홍제암, 원당암, 금강굴, 금선암, 삼선암, 보현암, 약수암 또 무슨 무슨 암 등등 숨 돌릴 틈 없이 이곳 저곳에 자리한 암자에 방부를 드리고 다니노라니 벌써 약속된 시간이 다 되어 부지런히 만남의 장소를 향해 걸음을 재촉한다.
종교, 그 중에서도 오늘날 불교라는 이름으로 행하는 이런 저런 것들...... 산내 암자를 둘러보면서 느낀 소감은 한 마디로 너무 돈 잔치가 요란하다는 느낌이었다. 울창한 산자락을 파헤치고 계곡에 축대를 쌓아 올려 건물을 짓고 그 속에 폼나는 부처를 들여 놔야한다? 그래야만 중생을 제도하는데 효과가 크고 공부의 성과가 수미산을 이룰 수 있다?
“ 공부하다 죽어라 ” 유명한 선사의 어록을 간판격으로 내 세운 암자를 둘러보며 그래, 공부에 성과가 있으려면 어느 정도 육신을 다스릴 수 있는 깨끗한 공간도 필요하리라 라는 생각도 해 보지만 명색 수도자들이 머무는 공간치곤 그 도가 지나치다는 느낌을 지울 순 없었다.
나 같은 시정잡배가 감히 부처님 동네 애길 함부로 했다간 무간지옥행 차표를 예매한 것이나 다름없으리라. 허지만 어쩌랴 , 이 산꾼의 입엔 죄송하게도 부처표 지퍼가 달려있지 않은 것을.
어느곳의 암자에 이르니 다음과 같은 방 들이 주욱 늘어서 있었다. 청풍실, 하심실, 또 무슨 무슨실....... 그 중 내가 들어가야 할 방을 고르라면?
그것은 군말이 필요치않은 묵언실. |
|
류재원
성철스님 사리탑이 일품인데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곳의 사진이 빠졌군요. 일주문에서 조금 내려오면 왼쪽에 있는 아담한 곳인데 정말 거기 가부좌를 하고 눈을 감고 앉아 있으면 도가 저절로 터득될것만 같은 곳인데..... 삼선암,희랑대,백련암...청량사의 탑앞에서 바라보는 전망도 일품이고 대웅전의 돌부처님도 일품인데 ... 너무 시간이 없어서 그러셨겠지만 정말 좋은곳이 몇군데 빠져서 아쉽습니다. 고향을 다녀 온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
2007-04-25 09:59:03 [삭제] |
MT사랑
4월 7일 가야산 정상에서 남산제일봉, 오봉산, 단지봉, 깃대봉 능선을 바라보니 히어리 형님, 우준이와 함께 다녀왔던 지난 산행의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데요. 청량사 들머리 구간이 폐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사진을 보니 청량사 구간에서 볼 수 있는 왕관 바위, 남근석 등 수석이 보이지 않아서요. 좋은 사진들 잘 감상하고 갑니다.
|
2007-04-25 14:29:19 |
|
명경헌
“ 공부하다 죽어라 ” 제일로 가슴에 와닿는 말이로군요. 어느 눈이 맑은 선사가 하신 말씀인지... 느낌으로 생각케 하는 바가 많아서...
불가의 수도행은 외로움에 익숙해져야 하는데... 요즘은 선방도 거래가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통은 아니려니 하지만... 씁쓸하더군요.
느낌으로 보아야만 하는 禪境들에... 음악에 취해...
|
2007-04-25 17:44:23 |
|
첨단산인
해인사를 품고있는 멋진 암릉의 산 범상치 않은 고즈넉한 사찰과 환기형님과의 만남과 많은 속인들과 깨우친이들이 부대끼며 살아가야했을 시대의 흐름을 느껴보는 시간입니다.
|
2007-04-26 08:36:53 |
|
김환기
류제원님 언제 한번 님의 안내를 받아 가야산 일원 순례를 정식으로 한번 해 보고 싶습니다. 워낙 밑천이 짧고 즉흥적이고 거기다 시간까지 촉박하다보니 그야말로 주마간산 식의 순례가 되고 말았습니다. 말씀 해 주신 위의 사항을 잘 기억 해 두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창천----------- ! 창천--------- !
|
2007-04-26 10:27:33 [삭제] |
|
류재원
"공부하다 죽어라"는 성철스님이 평소 상좌들에게 불호령을 내리던 말씀입니다. 상좌가 요즘 공부가 않된다고 하면 스님은 정색을 하시고 "너 정말 공부 해봤나?" 하시면서 불호령을 내리셨답니다. 밤잠을 자지 않으시고 밤이 새도록 해인사 구석구석을 하얀 입김을 휘날리며 청량사며 가야산으로 한마리의 야생짐승인양 떠도셨답니다. 한 사람은 가셨지만 그 남긴 발자취는 많은 남은 이들에게 많은 감화를 주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2007-04-26 14:39:52 [삭제] |
|
김환기
성철스님을 시봉한 상좌스님께서 집필한 거 뭐죠? 제목이....? 작년인가 재작년이었던가? 출간되어 서점에 깔리자마자 단숨에 읽어 내려갔던 기억이 납니다. 처절하게 이 시대를 살다간 부처의 애기에 전율했었던 기억이 새롭기만 합니다.
"깨달은자 곧 부처니라".....
어디서 주워 들었던 위의 문구, 붓다 세계의 매력을 한 마디로 응축시켜 놓은 듯 해서 늘 가슴이 설렘니다.
|
2007-04-27 07:55:26 [삭제] |
|
류재원
우리앞에 왔던 부처 말입니까? 스님은 평생 글을 않 쓰셨지만 제자들이 법문을 녹음하여 우리말로 옮겨서 스님의 감수를 받아서 많은 책들이 나와 있습니다. 해인사 장경각 출판사에서 말입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
2007-04-27 09:52:42 [삭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