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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행·여행·풍경

거친 암릉과 푸른 바다의 어우러짐

2007-01-08 10:43

 

들머리인 선구마을 당산목 어귀에서

* 남해군 소재 , 응봉산 - 설흘산(481m)
* 2007, 1, 7 일요일 산악회와 함께
* 삼인산님, 자스민님, 카페오픈님, 한병인님, 공명님, 첨단산님, 산골소녀님, 동동님,
* 선구마을 - 응봉산 - 설흘산 - 가천마을


 

응봉산을 오르면서 뒤 돌아본 풍경

 

 

응봉산으로 이어지는 암릉

 자스민님과 첨산님이 연출하는 암벽위의 오작교 ? !@#$%***

 

 

 

 

 

설흘산 암릉

 

설흘산을 오르며

 

축조중인 설흘산 봉수대 계단을 따라 올라

 날머리를 조망합니다

 가천마을로 내려와 올려다 본 설흘산

 

바닷가에 위치한 암수바위

 

계단식 다랭이 논엔 마늘이 자라고

 

 

마을 안 풍경

 

귀로, 어느 담벼락에 비친 감나무 그림자










생명력이 넘치는 최고의 풍경을 실감하려면 두 말 없이 바다를 찾아야 한다고 했던가?

남해 대교를 건너며 그 아래를 흐르는 물길에 눈을 던지노라니, 갑자기 물색이 오묘하다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참으로 간만에 들어선 남해, 해안도로를 따라 가는데 바닷가와 인접하여 펼쳐놓은 환상의
골프코스가 눈에 들어온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섬 일주 도로가 장장 302km에 이른다고 하니 그 비용과 수고로움
대단 했으리라는 느낌이다.

윗녘엔 눈이 하얗게 쌓인 모습이지만 이 곳 남해에 들어서 더 아래쪽으로 계속 내려가니
온화한 봄 풍경 이랄 수 있는 싱싱함이 논과 밭에 가득 펼쳐져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구불구불한 도로를  천천히 달려 도착한 곳은 선구 마을.
버스 안에서 바라 본 온화한 느낌의 바깥 풍경과는 달리 차에서 내리자마자 세찬 바람이
거세게 불어대고 있기에 덧옷을 챙겨 입고 당산목이 서 있는 마을 어귀를 지나 산에 오른다.

먼저 응봉산 정상에 이르기 까지 그 거칠고 기괴한 암릉의 연속은 긴장감의 연속이라고 보면
틀림이 없을 것이다. 거기에다 몸을 가누기조차 힘들게 불어대는 거센 바람과 함께 하노라니
매 순간 마다의 짜릿함이 배가되어 몰려온다.
공룡 등뼈 격인 능선 바로 아래쪽으론 안전 통로가 잘 마련되어 있으나 지금 지나고 있는 거친
능선을 피해가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고 좀 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멋진 암릉과 씨름하며 저 아래 펼쳐진 어촌 마을과 넓게 펼쳐진 푸르른 바다를 조망하다보니
금방 돌탑이 서 있는 응봉산 정상에 당도, 저 건너에 서 있는 설흘산을 바라보며 막걸리로
호흡을 가다듬어 본다.
곧 이어 평이한 능선 길을 따라 백소사나무가 천지에 널린 설흘산을 오르니 새로 축조하느라
어수선한 봉수대를 만난다.
봉수대 위에 올라 지나온 응봉산을 돌아보고 저 아래  다랭이 논과 암수 바위로 잘 알려진
가천마을과 잔잔하고 평화로운 바다를 조망하면서 잠시 역사 속의 한 인물을 떠 올려본다.

서포(西浦) 김만중........

저 앞 바다에는 절해고도 노도라는 무인도가 있고 거기에 유배당한 한 인물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요즘 말로 치면 실학사상으로 똘똘 뭉친 김만중이 아니었던가?
그는 유배지에서  당신의 어머니를 위하여 우리 국문학사의 금자탑 이랄 수 있는 구운몽을
집필하고 끝내는 어머니께 소설을 보여드리지 못한 체 숨을 거두었다고 전 하는데

우리에겐 사씨남정기의 저자로도 너무 잘 알려진 서포, 그런 그가 잔잔함과 성냄 극단의
두 얼굴을 가진 바다 한 가운데 작고 외로운 섬에서 좌절로 붓을 내 던지지 않고 분연히
일어나 시퍼런 두 눈으로, 어찌 보면 금강경의 핵심이랄 수도 있는 공(空)을 풀어 놓았다
라고도 볼 수 있는 구운몽을 써 내려갔다는 사실을 이 설흘산 정상 어수선한 봉수대 위에서
잠시 떠 올려 보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진즉에 내려간 일행들을 열심히 뒤따르니 어느새 가천 마을에 내려선다.
계속해서 마을 아래쪽으로 내려가 해안가에서 응봉산 줄기를 배경으로 성난 모습을 하고
서 있는 암수바위를 찾아갔는데 일행들의 애기가 귓전에 들려온다.

“에~~이~~ 별 것 아니구먼,  어디어디에 가면 더 사실적인 모습의 바위가 있는데....”

허나 내가 보기엔 대단한 물건이 틀림없었다.
모습으로만 보자면 여타의 남근석에 뒤지는 모습일진 몰라도  풍어와 무사함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는 저 간의 의미를 찬찬히 들여다 본다면 마을 주민들에겐 단순한 돌덩어리
그 이상의 숭배 대상물이었으리라.

응봉산과 설흘산을 잇는 환상의 코스
시원한 눈 맛을 즐기며 호연지기를 가슴에 마음껏 품을 수 있었던 이 상쾌한 여운이야말로
내가 살아 있음을 자각케 해 주는 최상의 보약 일러니 ! ......












동동(김형석)
같은 버스를 타고
같은 해안가를 보고
같은 암릉을 넘었고
같은 술도 먹었는데..
어째 형님 글은 이리도 수려할까? 참 부러워요 !!
2007-01-08
11:26:56
 
 
 
하얀나비
푸른 바다가 조망되는 산행 이여서 눈이 즐거웠겠습니다.
아름다운 경치들을 예쁘게 담아오신 덕분에
앉아서 편하게 즐감 합니다.
2007-01-08
11:31:38

[삭제]
 
 
 
한병인
말씀 마다마다에 구수함이 더합니다.
2007-01-08
11:48:14
 
 
 
cafeopen
박학 다식하며
이 시대가 낳은 멋쟁이 김환기님!
부럽기 조차 합니다...
2007-01-08
12:32:30
 
 
 
공명
멋진 산행, 즐거운 하루!!!
오랜만에 우리 많은 식구들이 함께하여
버스를 타고 달려보는 기분. 조~~~~ㅎ았습니다.
올 한해는 이런 기회가 자주 마련되지 않을까??
왜냐, 이제 첨산아우님도 전라도 산만 뒤지는 것이 뉘가 날때가 됐거든요.
문제는 삼인산 형님이십니다.
맘이 쉬 변할랑가??????
ㅎㅎ 형니~~~ㅁ!
...........................
2007-01-08
12:52:25

[삭제]
 
 
 
saminsan
설흘산 봉수대에서 바라보는 가천마을앞 바다가 아주 멋집니다.
암수바위에 대한 해석이 공감을 줍니다. 풍어와 무사함을 기원하는
마을 주민들에게 숭배의 대상이었으리라는 것.
쟈스민과 첨산님이 연출하는 바위 암벽위의 묘기에서 노고가 크셨다고
들었습니다. 바위 암릉을 펄펄 나는 장성 홍길동의 후예답습니다.
감사합니다. 첨산님도 고맙습니다.
2007-01-08
17:37:50
 
 
 
로즈마리
몇 년 전 잔설이 약간 남아있던 때 설흘산에 갔었는데 암릉 어느 구간에서
발이 닿지 않아 너무 무서워 벌벌 떨면서 돌쇠 어깨를 밟고 가까스로 내려왔던
아찔한 기억이 납니다.

가천 다랭이 마을의 막걸리도 그립습니다.

좋은 글과 사진에 감사드립니다.
2007-01-08
23:35:29
 
 
 
평강
설흘산 암릉, 푸른바다, 암수바위, 다랭이논, 마을안길등
여느 산행에서 쉽게 볼수없는 진풍경들
경치가 정말 절경이었겠습니다
2007-01-09
15: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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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호
돌산 산줄기를 답사하면서 응봉산을 건너다 봤는데
여러분들이 함께 다녀가셨네요.

오손도손 정담을 나누며
한가로운 산행을 하는 것이 참 산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언젠가 나도 그런 자리에 낄 날이 있겠지요.

올해에도 늘 건강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2007-01-10
21:11:24
 
 
 
봉환웅
오래전 남해 창선도(그때는 섬 이었기에)에 갔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산도 멋지고 산 위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도 아름답습니다
2007-01-10
23: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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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리
몇 년 전
홀로
저 능선을 종주했었는데...
성님 사진과 글을 보니
그때의 감회가 느껴집니다.
설흘산
괜찮은 산이지요.
2007-01-13
19: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