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24 01:18
무등의 천왕봉, 지왕봉, 인왕봉을 오르기위해 춘설차 밭을 지납니다 * 2006, 12, 23 토요일 * 증심사지구 - 토끼등 - 동화사터 - 중봉 - 작전도로 - 군부대 - 천, 지, 인왕봉 - 장불재 - 중머리재 - 증심사지구 |
눈 위의 서릿발꽃 |
토끼등 위의 너덜겅 |
중봉라인에서 바라본 무등의 상봉 |
상봉 일원엔 상고대가 장관이었습니다
작전도로를 따라 군부대를 향합니다
상고대와 지왕봉 |
더 가까이의 지왕봉 |
함께 해 주신 서영화님 |
왼쪽의 천왕봉과 오른쪽의 지왕봉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오릅니다 |
여수와 목포를 대표하는 미의 사절이 무등의 정수리에서 정담을 나눕니다. |
지왕봉에 올라 바라본 중봉라인 |
북봉에서 상봉으로 이어지는 라인
지왕봉에서 내려다 본 상고대
안테나를 이고 선 인왕봉 |
지왕봉 주상절리 |
지왕봉 오름계단 |
하산 하면서 바라본 상봉일원 |
환상의 복식조, 산수유님의 동지애가 빛나는 산행이었습니다
김신조로 대표되는 북한의 124군 부대 출신들이 청와대를 박살 내기위해 왔노라며 대한민국을 온통 뒤집어 놓은 사건 이래로 우리 모두는 안보가 모든 것에 우선하는 시대에 살게 되었고 그 최 정점에 군이 서게 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였다. 모든 것이 어수선 한 그 시절에도 나는 꾸준히 무등산에 올라 다녔는데 어느 순간 느닷없이 무등산의 상봉을 군부대가 접수 하면서 출입을 통제 한다는 거였다. 소위 국토 안보론을 제 일의 기치로 내 세우는 시대였는지라 그야말로 끽 소리 한 번 해보지 못한 체 그로부터 수 십 년이 속절없이 흐르고 말았다. 그 수 십 년이 흐른 어느 날, 여전히 통제가 풀리지 않은 무등의 정수리를 무슨 시절인연이 도래 했는지 몰라도 올라 볼 기회가 내게 온 것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토끼등을 지나 중봉에 올라 천,지,인왕봉을 머리에 이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니 상고대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군부대 앞에서 한참을 기다린 연 후, 드디어 관계자의 인솔아래 천왕봉과 지왕봉 사이로 난 길을 넘어 계단을 따라 지왕봉에 올라 조망을 시작해 본다, 저 건너 북쪽 끝에서 철탑을 머리에 이고 선 북봉을 출발한 상봉의 라인이 천왕봉을 거쳐 지금 내가 서 있는 지왕봉을 지나 역시 안테나가 서 있는 인왕봉을 거쳐 서석대로 이어지는 장쾌한 모습은 예전 그대로인데 뭔가가 이상한 느낌이다. 그것은 예전의 모습과 너무나 달라진 천왕봉의 모습 때문이었다.. 이미 짐작은 하고 있었건만 천왕봉의 모습은 더 이상 그 옛날 내가 오르던 그 때의 모습이 아니었다. 상당한 높이가 깎여 나간 모습이었고 여기저기 파 헤쳐져서 여러 시설물이 들어선 모습이 건너다 보이는 가운데 예전의 모습과 오버랩 시켜보니 나도 모르게 입에서 장탄식이 흘러 나온다. 언젠가라도 저 시설물이 철거되고나면 과연 원상회복이 가능 할 지에 대한 생각에 이르자 고개가 저어지고 마는 것이었다. 산장에서 출발 꼬막재를 거쳐 북봉을 지나 천 지 인을 거쳐 서석과 입석대를 거쳐 장불재와 중머리재를 지나 세인봉에 이르던 예전의 산행 모습을 떠 올려 보며 상고대로 수정의 세계가 연출된 무등의 상부 여기저기, 특히 변해도 너무나 변해버린 천왕봉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한없이 훑는다. 동서고금을 통해 높은 곳이 군사적 요충지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허나 현대에 이르러, 그것도 광주라는 큰 도시에 서 있고 수많은 이들의 사랑과 찬사를 받는 무등산 정수리에 냉전과 군사독재의 잔재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저 시설물들을 언제까지나 유지할 필요가 있을지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과학의 역사가 곧 군사력의 향상과 궤를 같이 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리라. 그렇다면 이 첨단 시대에 그 아름다운 무등산 상부를 과감히 시민에게 돌려주고 현재의 효과 이상을 기대하는 방법은 정녕 없단 말인가? 혹 타성과 관념에 따라 그냥 저냥 현 상태를 이어가고 있지는 않을까? 작년 오늘 이 자리에 올랐을 때, 어떻게나 맑고 화창한 날이었는지 저 멀리의 지리 연봉이 코앞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는데 아쉽지만 오늘은 그 꿈은 버리고 천 지 인에 올랐다는 사실 만으로 감격하고 만족 해야만 했다. 수 없이 많은 이들이 오늘도 무등에 오르고 있지만 그 중 선택된 몇 사람만이 상봉에 오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웠고 나만이 올랐다는 죄스러움에 몸이 움추러 들면서 마치 봐서는 안 될 곳을 훔쳐본 느낌까지 들 지경이었다. 하루라도 빨리 무등산 전체가 온전한 모습으로 되돌려져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길 기대해 보면서 지왕봉 계단을 내려와 천 지 인 세 봉우리 그나마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있는 지왕봉의 바위 곳곳을 한없는 애증의 눈길로 쓰다듬은 후, 이윽고 칼바람이 불어대는 천 지 인을 뒤로하고 기약 없는 하산 길로 접어들어 장불재로 내려온 연 후 다시 상봉을 올려다보니 여전히 그렇게 무등의 천 지 인은 그 자리에 의연한 모습이었다. 오늘의 일정을 주선해 주신 분들께 한없는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아울러 오늘의 산행에 동참키 위해 먼 길을 와 주신 닷컴의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 합니다. |
폭탄 잘 다녀 오셨는지요...
올,초에 장원봉에서 산악회 시산제 끝나고 군부대 방문하여 천,지,인에 올라봤답니다~ |
2006-12-24 11:07:01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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