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08 22:53
수인산 - 561m 전남 강진, 장흥일대 * 홈골 - 북문 - 노적봉 - 서문 - 병풍바위 - 수인사 * 2006, 10, 8 일요일 * 삼인산님, 쟈스민님, 불태산님내외, 첨단산인님, 산골소녀님, 동동님과금은화님 왕자와공주 |
병영 동네 돌담길
찔레
산부추 |
기름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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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 물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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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위의 산 노적봉 ( 봉수대가 있었던 자리 )
정상에서 바라본 장흥 수덕목장 쪽 |
영암을 지나며 차 창밖으로 월출산을 바라보니 겨우 실루엣 정도로만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일단 오늘 조망은 그리 쾌청치 못하리라는 예감이다. 옴천을 거쳐 병영 땅으로 들어서니 산세가 예사롭지 않은 모습의 수인산이 눈에 들어온다. 병영면에서 수인산으로 약간 꺾어 들어가 차에서 내린 다음 돌담길이 길게 이어진 마을로 들어서 여기저기를 기웃거려본다. 이름 그대로 조선시대 오백년간 전라도 병영이 자리했던 유서 깊은 동네가 아니던가? 천육백오십삼년 팔월 십육일, 하멜을 비롯한 화란인 다수가 태풍을 만나 표류하다 제주도에 상륙한 후, 십사년 만에 탈출 고국으로 돌아가 저 유명한 “하멜표류기”를 남겼다는데....... 그 하멜이 칠년 여의 세월을 보낸 곳이 바로 이곳 병영이라고 한다. 비교적 근세의 동학군과 관군과의 전투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골이 깊게 패여 있는 홈골로 들어서는데 떨어진 알밤이 지천이고, 으름도 여기저기 주렁주렁 매달린 모습이다. 그만큼 산을 찾는 이들의 숫자가 적다는 반증이기도 하려니와 건강한 산의 징표로 보인다. 입산주 석잔의 효과인가? 수월하게 북문에 도달, 곧이어 정상인 노적봉에 오른다. 누구나 천연요새라는 걸 금방 알 수 있으리만치 일대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방이 절벽이요, 내성 쪽은 평지를 이룬 그야말로 산위의 산이 바로 이 노적봉인 것이다. 이런 훌륭한 지형조건이 고려조에서 조선조에 이르는 장구한 세월동안 수많은 부침 속에서도 제 역할을 훌륭히 해낸 것이리라. 다시 발걸음을 돌려 홈골재에 내려선 다음 중식을 들고 곧이어 출렁이는 억새밭을 지나 성벽을 밟으며 자그마한 산 하나를 넘으면 서문에 다다른다, 근자에 이르기까지 누군가 구들을 놓고 생활한 흔적이 보이는 서문 안쪽 평지에는 샘과 커다란 맷돌이 놓여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잠시 남문으로 향하는 길로 접어들어 경치를 감상한 연 후 되돌아와 병풍바위에 다다른다. 금년 여름에 이곳에 왔을 때는 주로 앞면의 패인부분을 관심 있게 봤는데 요번엔 뒤쪽으로 돌아가 행여 바위위로 올라가는 루트가 있지 않을까 하고 찾아보는데 갑자기 바위 아래쪽에 움막이 하나 눈에 들어온다. 교묘한 장소인지라 사람 눈에 거의 띄지 않을게 분명하다. 가까이 다가가 궁금함을 못 이겨 내부를 들여다본다. 자연석 돌판 위에 호롱등잔 하나, 과자 한 봉지, 향과 향로, 시계하나와 목탁이 전부인 깔끔한 내부를 보고나서 미안한 마음으로 얼른 문을 닫고 돌아선다. 움막의 수행자가 누구인진 몰라도 부디 공부에 큰 성과 있기를 마음속으로 빌어본다. 수십 미터, 세 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병풍바위를 꼭 한번 오르고 싶었으나 중간 바위 윗부분에 로프가 걸려있는 모습이 얼핏 보였지만 거기까지 오를 방법을 찾지 못해 포기하고 다음 기회를 노리기로 한다. 산을 내려와 수인사 비구니에게 병풍바위 뒤 움막 애길 꺼내니 시큰둥한 반응인데 이유인즉, 약발(?)은 이 곳 수인사에만 존재한다는 애기였다. 당신의 타계하신 큰스님으로부터 들었다는 애기 중 한 도막....... 원래의 수인사는 저 산위에 유서 깊은 사세를 자랑하고 있었는데 공비토벌 과정 중 경찰이 불을 질러 겨우 부처님 한 분만 모시고 간신히 빠져나왔고 후로 일주일간이나 하늘이 붉었다는 안타까운 애기도 들려주었다. 무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린 오늘, 함께 해 주신 여러 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제법 험한 산길에 동동님의 일곱 살짜리 아들 민기군과 열 살짜리 공주님의 거침없는 행보를 볼 수 있었던 흐믓한 하루이기도 했습니다. |
저 멀리 뾰족한 수리봉으로 올라 이곳까지 이어지는 등산로도 있습니다
오늘의 히어로 일곱살 김민기군과 열살 그의 누나
서문으로 향하던중 바라본 병풍바위 뒷모습
뒤 돌아서 바라본 노적봉 |
서문터의 맷돌
서문에서 남문쪽으로 약간 진행하여 바라본 모습
지난 여름 끔찍한 무더위 속 저 앞에 보이는 수리봉 라인을 타고 이곳까지 왔었습니다
병풍바위 뒷쪽으로 돌아가보니 이런 움막이 교묘하게 숨겨져 있었습니다 |
병풍바위 앞쪽 푹 파인 부분 |
하산하여 바라본 병풍바위 |
동동(김형석) 항상 아이들을 산행에 데리고 다니면서 고민했던 부분이
나만의 독선으로 애들을 고생시킨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과 저희 가족의 만만디 산행으로 무등산 닷컴의 여러 선배님들의 행보가 방해받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 이러한 고민들로 인하여 가능하면 다음 산행부터는 혼자 참여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험한 산길에서 민기와 예은이를 아무탈 없이 돌보아주신 형님,형수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추석 연휴 끝나고 후유증으로 조금 피곤하시겠지만 이번 한 주도 파이팅 !! |
2006-10-09 08:06: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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