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연/산행·여행·풍경

입암산 갓바위에 오르다

2005-05-03 21:00

 

 장성 남창골에 들어섭니다

 

 

 

 

 

 

 

 

 

 

 

 

 

 

 

 

 한 삼십여분을 갓바위에 머물렀더니 한팀이 올라온다 ,그래서 한방 부탁

 

 

 

산행 통제가 풀리자 마자 남창골로 달려갔다.

장성 입암산(626m)은 좀 낯설다. 발음하기도 쉽지 않다. 백암산과 함께 내장산 국립공원에 포함돼 있어 내장산의 한 봉우리로 여기는 이가 많다.

내장산과 백암산은 단풍 산행지로 널리 알려져 있는 반면 입암산은 그 유명세에 가려 별로 이름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입암산의 단풍이 내장산이나 백암산에 못지 않다는 사람들도 많다. 산도 그윽하고 남창골의 계곡도 볼만하다.

수년 전부터는 역사의 체취 가득한 입암산성으로 인해 서서히 명성을 높이고 있다.

여름철 피서지로 유명한 남창계곡을 따라들어가다 보면 전남대 수련원에서 찻길이 끊긴다. 산행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오른쪽은 몽계폭포를 거쳐 백암산과 내장산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입암산 산행은 힘들지는 않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길이 경사도 별로 급하지 않고 운치가 있어 발길을 가볍게 한다.

삼나무숲 등 전남대 연습림으로 조성해 놓은 나무들과 자귀나무, 서어나무, 굴참나무, 작살나무 등 많은 활엽수가 산을 뒤덮고 있다.

어떤 길은 소나무가 이어지고 곳곳에 산죽이 빽빽이 자리했다.

얼마 안되어 갈림길이 나왔다. 오른쪽은 장성 새재, 왼쪽은 산성골이
나 은선골로 가는 길이다. 울창한 잡목수림지대를 통과하고 계곡을 가로지르면 삼나무 조림지가 있다. 키가 15m가 넘는 쭉 빠진 나무들이다.

마당바위를 지나 또 한 번 다리를 건너면 갈림길이 또 있다. 왼편은 은선골, 오른편은 산성골이다. 산성골로 올라 은선골로 내려오기로 했다.

여기서 산성 남문까지는 길이 좁아지면서 다소 가파르다. 조금 힘들다 싶을 때 남문터가 나타났다. 성벽은 거의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남문 통로는 계곡 상류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통과하는 지점이다. 성안 제법 평평한 터에는 옛날 여섯 개의 연못이 있었다 한다.

후백제의 마지막 숨결

남문을 지나 5분쯤 걸으면 앞이 확 트이면서 널찍한 분지가 나타난다. 산줄기가 감싸 바람을 막아주고 계곡따라 물이 흐르는 곳.

널따란 땅에 농사를 짓고 산에서 나물을 캐며 살기에 그만인 곳이었다. 1970년대까지 상투를 틀고 전통 풍속을 고집하던

'유불선합일갱정유도교'의 신도들이 집단을 이뤄 살다가 지리산 청학동과 경기도 등지로 뿔뿔이 흩어졌다 한다.

이젠 집터만 희미하게 남아 있고 경작하던 논밭엔 잡목과 풀이 무성하다.

분지를 통과하는 길은 평지와 다름 없어 마치 논두렁을 걷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인적이 끊긴 곳에서 새들이 울고 꿩이 후드득 날며

외적의 침입을 경계한다. 솔개가 하늘 높이 떠 망을 보고 있다.

적의 침입을 이겨내기 위해 이곳에 성을 쌓았다. 쌓아올린 돌 하나하나는 그 시절 민초들의 땀과 한이 서려 있다.

후백제의 마지막 숨결이 느껴진다. 왕건에 맞서던 견훤은 나주가 함락당하자 이곳으로 진을 옮겨 최후의 저항을 했다.

그 끈질긴 저항에 왕건에 '질렸다'는 풍설도 있고, 이때부터 전라도인의 끈끈한 저항 기질이 입암산과 인연을 맺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이곳은 해발 500m쯤 되는 곳에 널따란 분지가 있고 봉우리와 능선이 빙 둘러 있는 천연의 요새다.

후백제의 끈질긴 저항은 성의 입지조건을 더욱 부각시켰다.

입암산성은 삼한시대에 처음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의 석성(石城)은 고려 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높이 약 3m, 전체 길이 약 5km다.

포곡식 산성이고 성벽을 협축법으로 축성하였다는 설명이 있지만 그 보다는 그냥 눈으로 살펴보면 이해가 쉽다.

주변에 널린 돌들을 다듬어 위로 옆으로 쌓아올렸고, 성벽은 능선을 따라 분지를 품에 안았다. 조선 선조 때 포루와 군량창고를 쌓았고,

효종 때 성벽의 폭과 둘레를 늘렸다는 기록이 있다.

입암산성은 1256년 몽고군의 6차 침입 때 전국에서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곳이다.

임진왜란 때는 관군과 승병, 의병들이 모여 왜장 소서행장의 부대와 치열한 싸움을 펼쳤다.

녹두장군 전봉준도 이곳을 다녀갔다. 갑오농민혁명을 이끌던 전봉준은 농민군이 관군에게 대패해 흩어지면서 몸을 피해 홀로 순창으로

향하던 길에 여기서 하룻밤을 묵었다.

친분이 있었던 산성별감 이종록과 마지막 교분을 나누었을 터인데 나중에 이 사실이 드러나 별장이 처벌을 받았다 한다.

그 후 산성의 관리자격인 별장을 임명하지 않아 산성이 훼손되고 폐허화됐으리라 추측된다.

분지를 지나 조금 오르면 북문 갈림길이다. 북문은 오른편으로 약간 올라간 지점에 있다.

입암산 정상은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산줄기를 타야 하지만 길도 좋지 않고 지루해 대개 왼쪽 갓바위길을 택한다.

입암산은 백암산 서북쪽에 솟아 있다. 호남정맥 순창 새재에서 서쪽으로 뻗어나간 입암산은 입암봉과 갓바위봉,

두 개의 큰 봉우리가 있는데 입암(笠岩)이란 이름이 갓바위에서 유래한데다 등산로도 이쪽이 더 좋아 갓바위가 정상인 줄 아는 사람들도 있다.

입암산 정상 쪽은 밋밋한 육산인데다 내장산과 백암산의 봉우리가 시야를 막고 있는 반면 갓바위는 서쪽으로 산지가 멀고 북으로 평야지대가

펼쳐져 있어 조망이 훨씬 뛰어나다.

전망좋은 갓바위 정상

갓바위로 가는 능선길은 무너져 흩어진 돌들이 산성의 흔적으로 남아 있고 오른쪽 발아래로 정읍의 너른 들판이 펼쳐진다.

갓바위 바로 못미쳐 기묘한 바위가 하나 있다. 남근 같기도 하고 엄마가 고개를 숙이고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모습 같기도 하다.

여길 지나 바위를 넘고 철계단을 오르면 갓바위 정상이다. 내려다 보면 고속도로와 철로가 죽 뻗어 있다.

전남과 전북을 잇는 갈재 뒤로 고창 선운산이 솟았다. 맑은 날엔 곰소만과 변산반도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선운산 너머 서해바다로 지는 일몰이 멋진 곳이라 한다. 전망이 탁 트인 곳이어서 예전 병사들이 망을 보던 입암 망대가 옛지도에 표시돼 있다.

갓바위는 바위 위에 얹혀 있는 바위가 갓처럼 생겼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갓바위 꼭대기는 십여 명이 둘러 앉을 수 있을 만큼 평평하다.

추락사고 위험이 있어서 그쪽으로 가지 못하게 목책을 두르고 출입금지 팻말을 달아 놓았다.

하산길인 은선골은 신선이 은둔했다는 은선동이란 마을 때문에 붙은 이름. 은선동은 오래전 마을 흔적마저 없어져 버렸다.
오른쪽으로 전망이 조금씩 터지다가 이내 숲속으로 끝없이 길이 이어진다. 1960년대에 조림했다는 소나무숲이 울창하다.

발로 솔가리를 밟으면 코로 솔향이 느껴진다. 곧 실개천 같은 물줄기를 만난다. 어디서나 물이 맑고 깨끗하다.

올라온 길이 그렇듯 이곳에도 돌이 많이 깔려 있고, 아예 돌계단 같이 만들어 놓기도 했다.

돌 때문에 발바닥이 좀 피곤하지만 숲과 계곡이 그럴듯해 기분이 풀어진다.

입암산 등반은 산성골을 거쳐 갓바위봉을 오르는 코스가 가장 인기다.

처음 오르던 등산로에서 곧바로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몽계폭포를 거쳐 백암산 상왕봉-소죽엄재-내장산 까치봉-내장사로 이어진다.

총 여덟 시간 쯤 걸리는 코스다. 백암산 정상에서 약수동 계곡을 따라 하산할 수도 있다.

단단히 마음 먹고 도전해야 하는 코스다. 이쪽 길은 몽계폭포만 보고 오는 것도 좋다.

왕복 사십 분쯤 걸리지만 몽계폭포는 갓바위 다음 가는 명물이어서 다리품이 아깝지 않다.

산성골 은선골 갈림길 훨씬 못미처 오른편으로 접어드는 새재골 코스는 역시 숲이 무성하고 고갯마루까지 완경사로 이어져 산책로처럼 느껴진다.

암반을 타고 맑은 물이 내려오는 길을 오르다보면 고갯마루 바로 아래 감나무가 여러 그루 서 있는 넓은 터가 있다.

70년대까지 십여 가구가 살고 있던 새재부락으로 지금은 잡초 무성한 터만 남아 있다.

이곳을 지나면 곧 표지판이 나오는데 왼쪽은 입암산 남릉으로 올라서는 길이고 오른쪽은 정읍과 순창 새재로 이어진다.

천년 산성은 말이 없고…

광주일보(http://www.kwangju.co.kr)글=강서정 기자

 

 

첨단산인
지리산이 문을 여는날 MT님은 지리산으로 내장산 국립공원 입암산지구가 문을 여는날 환기형님은
입암산으로 다녀오셨습니까 산불이 잦은 탓인지 전에는 경방기간중 이더라도 비나 눈이오면 들어가라
했는데 지금은 몽계폭포와의 갈림길에 있는 초소에서 아예 못들어가게 하더군요
신록이 우거진 입암산의 여러모습들 상큼합니다. 멀리 보이는 내장산의 망해봉과 불출,서래봉능선
가슴을 뛰게 하구요 입암산으로 이어지는 장자봉능선 내인골위 향로봉과 여러산줄기 푸르름속에
돋보입니다.
2005-05-04
01:21:40

[삭제]

공명
아이고 배고파라!
새참먹고 다시 들르겠습니다. ^^*

저기요~~~
패션이 쥑입니다. ^^*

'자연 > 산행·여행·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록 터널 속의 산행 - 장자봉과 시루봉 -  (0) 2007.12.11
바드제에서 내소사까지  (0) 2007.12.11
백목단과 자목단  (0) 2007.12.11
회문산 산책  (0) 2007.12.11
연 이틀을 용진산에 .....  (0) 2007.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