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남창골에 들어섭니다
한 삼십여분을 갓바위에 머물렀더니 한팀이 올라온다 ,그래서 한방 부탁
산행 통제가 풀리자 마자 남창골로 달려갔다. 내장산과 백암산은 단풍 산행지로 널리 알려져 있는 반면 입암산은 그 유명세에 가려 별로 이름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입암산의 단풍이 내장산이나 백암산에 못지 않다는 사람들도 많다. 산도 그윽하고 남창골의 계곡도 볼만하다. 수년 전부터는 역사의 체취 가득한 입암산성으로 인해 서서히 명성을 높이고 있다. 오른쪽은 몽계폭포를 거쳐 백암산과 내장산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삼나무숲 등 전남대 연습림으로 조성해 놓은 나무들과 자귀나무, 서어나무, 굴참나무, 작살나무 등 많은 활엽수가 산을 뒤덮고 있다. 어떤 길은 소나무가 이어지고 곳곳에 산죽이 빽빽이 자리했다. 마당바위를 지나 또 한 번 다리를 건너면 갈림길이 또 있다. 왼편은 은선골, 오른편은 산성골이다. 산성골로 올라 은선골로 내려오기로 했다. 남문 통로는 계곡 상류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통과하는 지점이다. 성안 제법 평평한 터에는 옛날 여섯 개의 연못이 있었다 한다. 널따란 땅에 농사를 짓고 산에서 나물을 캐며 살기에 그만인 곳이었다. 1970년대까지 상투를 틀고 전통 풍속을 고집하던 '유불선합일갱정유도교'의 신도들이 집단을 이뤄 살다가 지리산 청학동과 경기도 등지로 뿔뿔이 흩어졌다 한다. 이젠 집터만 희미하게 남아 있고 경작하던 논밭엔 잡목과 풀이 무성하다. 외적의 침입을 경계한다. 솔개가 하늘 높이 떠 망을 보고 있다. 후백제의 마지막 숨결이 느껴진다. 왕건에 맞서던 견훤은 나주가 함락당하자 이곳으로 진을 옮겨 최후의 저항을 했다. 그 끈질긴 저항에 왕건에 '질렸다'는 풍설도 있고, 이때부터 전라도인의 끈끈한 저항 기질이 입암산과 인연을 맺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이곳은 해발 500m쯤 되는 곳에 널따란 분지가 있고 봉우리와 능선이 빙 둘러 있는 천연의 요새다. 후백제의 끈질긴 저항은 성의 입지조건을 더욱 부각시켰다. 포곡식 산성이고 성벽을 협축법으로 축성하였다는 설명이 있지만 그 보다는 그냥 눈으로 살펴보면 이해가 쉽다. 주변에 널린 돌들을 다듬어 위로 옆으로 쌓아올렸고, 성벽은 능선을 따라 분지를 품에 안았다. 조선 선조 때 포루와 군량창고를 쌓았고, 효종 때 성벽의 폭과 둘레를 늘렸다는 기록이 있다. 임진왜란 때는 관군과 승병, 의병들이 모여 왜장 소서행장의 부대와 치열한 싸움을 펼쳤다. 향하던 길에 여기서 하룻밤을 묵었다. 친분이 있었던 산성별감 이종록과 마지막 교분을 나누었을 터인데 나중에 이 사실이 드러나 별장이 처벌을 받았다 한다. 그 후 산성의 관리자격인 별장을 임명하지 않아 산성이 훼손되고 폐허화됐으리라 추측된다. 입암산 정상은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산줄기를 타야 하지만 길도 좋지 않고 지루해 대개 왼쪽 갓바위길을 택한다. 두 개의 큰 봉우리가 있는데 입암(笠岩)이란 이름이 갓바위에서 유래한데다 등산로도 이쪽이 더 좋아 갓바위가 정상인 줄 아는 사람들도 있다. 입암산 정상 쪽은 밋밋한 육산인데다 내장산과 백암산의 봉우리가 시야를 막고 있는 반면 갓바위는 서쪽으로 산지가 멀고 북으로 평야지대가 펼쳐져 있어 조망이 훨씬 뛰어나다. 여길 지나 바위를 넘고 철계단을 오르면 갓바위 정상이다. 내려다 보면 고속도로와 철로가 죽 뻗어 있다. 전남과 전북을 잇는 갈재 뒤로 고창 선운산이 솟았다. 맑은 날엔 곰소만과 변산반도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선운산 너머 서해바다로 지는 일몰이 멋진 곳이라 한다. 전망이 탁 트인 곳이어서 예전 병사들이 망을 보던 입암 망대가 옛지도에 표시돼 있다. 추락사고 위험이 있어서 그쪽으로 가지 못하게 목책을 두르고 출입금지 팻말을 달아 놓았다. 발로 솔가리를 밟으면 코로 솔향이 느껴진다. 곧 실개천 같은 물줄기를 만난다. 어디서나 물이 맑고 깨끗하다. 돌 때문에 발바닥이 좀 피곤하지만 숲과 계곡이 그럴듯해 기분이 풀어진다. 처음 오르던 등산로에서 곧바로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몽계폭포를 거쳐 백암산 상왕봉-소죽엄재-내장산 까치봉-내장사로 이어진다. 총 여덟 시간 쯤 걸리는 코스다. 백암산 정상에서 약수동 계곡을 따라 하산할 수도 있다. 단단히 마음 먹고 도전해야 하는 코스다. 이쪽 길은 몽계폭포만 보고 오는 것도 좋다. 왕복 사십 분쯤 걸리지만 몽계폭포는 갓바위 다음 가는 명물이어서 다리품이 아깝지 않다. 암반을 타고 맑은 물이 내려오는 길을 오르다보면 고갯마루 바로 아래 감나무가 여러 그루 서 있는 넓은 터가 있다. 70년대까지 십여 가구가 살고 있던 새재부락으로 지금은 잡초 무성한 터만 남아 있다. 이곳을 지나면 곧 표지판이 나오는데 왼쪽은 입암산 남릉으로 올라서는 길이고 오른쪽은 정읍과 순창 새재로 이어진다. |
첨단산인 지리산이 문을 여는날 MT님은 지리산으로 내장산 국립공원 입암산지구가 문을 여는날 환기형님은 입암산으로 다녀오셨습니까 산불이 잦은 탓인지 전에는 경방기간중 이더라도 비나 눈이오면 들어가라 했는데 지금은 몽계폭포와의 갈림길에 있는 초소에서 아예 못들어가게 하더군요 신록이 우거진 입암산의 여러모습들 상큼합니다. 멀리 보이는 내장산의 망해봉과 불출,서래봉능선 가슴을 뛰게 하구요 입암산으로 이어지는 장자봉능선 내인골위 향로봉과 여러산줄기 푸르름속에 돋보입니다. |
2005-05-04 01:21:40 [삭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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