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압해도 송공산 자락에 조성된 1004섬 분재 정원.
이른 바 '겨울꽃 축제'라는데...
'애기동백'이라는 타이틀...? '산다화山茶花'로 알고 있는뎅... ㅎ
우리네 소싯적엔 이런 꽃을 본적이 없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슬금슬금 물 건너 오더니만 이제는 이게 마치 동백의 원조라도 되는 양,
출처 불명의 아리송한 동백꽃(?)이 제주를 비롯한 남녘 일대를 온통 덮어가는 중.
'동백기행'에 함께한 면면.
'카멜리아가든'이라...
이 땅 어딜가나 외래어가 판을쳐대는 역겨운 현실이 이곳 신안에도 어김없이 적용.
이 벌건 겹꽃을 보고 있노라니, 시들지 않고 송이째 떨어져 선혈을 토해내는,
진짜 우리네 홑동백의 기개와 그 우아함이 눈 앞에 그저 삼삼하기만...
꽃이란 본디 '수정'을 거쳐야 씨를 맺고 자손을 퍼뜨리는 법.
헌데 이 엄혹한 한 겨울에 활짝 피워낸 꽃에 벌이 날아들리 만무.
다행히도 동백의 수정을 돕는 개체가 있으니 그 이름인 즉 '동박새'라.
재미있는 사실은 이곳에 '산다화'를 많이 심었더니 덩달아 동박새의 개체도 크게 늘어났다고.
조각품 정원
분재정원
자그만치 이천 년 수령이라는 주목 분재인데 나름 천사섬 분재정원의 얼굴이라고 해야할 터.
20억원이라는 가격표도 붙여 놓았던데, 글쎄요? 한 일백 억원 정도라면 몰라도...!
주목이란 본디 우리네 설악이나 지리, 덕유 등 눈이 많이 내리는 고산 지대에 자라는 나무다.
헌데 '분재'라는 미명 아래 해안가 정원에 끌어 내려져 관람객들의 구경 신세라니.
이건 나무 입장에선 고문도 이런 혹독한 고문이 없을텐데...
살아 천 년, 죽어 천년을 간다는 주목이
겨우 이런 작은 분에 갇혀 인간에게 눈맛을 제공해야 해야하는 게 현실.
설악의 미시령과 황철봉 사이 음지백판골에 서식하는 장대한 주목의 위용.
모름지기 주목이란 이렇게 청정한 고산에 자라고, 만나고, 감상해야 제격일 터.
향나무 분재.
향나무 분재는 이해 가능.
이 주목 분재도 엄청난 세월의 이력이 금방 읽혀진다.
색색으로 장식된 팬지 군락. 이게 추위에 상당히 강한 개체이려니...
팜파스 군락에서 과도한 애정 밀당 중이신 두 분.
겨울에 태어난 일포 선생님의 생신 축하 여행이니 만큼,
요 정도 상황은 충분히 이해 해드리자구요. ㅋ~
벌건 산다화에 내내 충혈되던 눈이 흰색의 산다화에 이르니 다소 진정되는 듯.
대낮인데도 불을 밝혀야 할 만큼 오늘의 일기는 형편무인 지경.
- 암태도소작인항쟁기념탑 -
1923년 8월부터 1924년 8월까지 전라남도 신안군 암태도의 소작인들이 벌인 소작小作쟁의爭議.
생존권에 위협을 느낀 소작인들이 1년 동안 친일 대지주를 상대로 소작료 인하를 요구하며 쟁의를 벌여
마침내 소작료 인하 요구를 관철시켰다. 이것이 암태도 소작 쟁의 사건의 요약.
일제의 식민지 농업 정책에 편승한 대지주와 그를 비호하는 일제의 통치 권력에
항거한 1920년대 초반 대표적인 농민운동을 증거하는 기념탑에 잠시 머리를 숙이고...
茶泉 金煥基가 찾은 樹話 金煥基 고택
이 궁벽한 섬마을에 태어나 나라를 대표하는 화가로 자리매김 된 수화樹話 김환기 화백.
달항아리를 끔찍하게 사랑했다던 선생. 그이의 점묘 추상을 감상 하노라면 일순 황홀경.
잠시나마 수화 고택에서의 상념...
길을 달려 도착한 곳은 널리 널리 알려진 이른 바 퍼플섬.
금방이라도 눈이 퍼부을 것만 같은 이 어두컴컴한 풍경.
오늘의 여행은 여기서 그만 접어야겠다는 판단.
이곳에서의 산타는 당연 보라색 의상이어야....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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