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던 길에 잠시 송광사 추색이 궁금하여...
고승대덕의 행적이 즐비한 비림에도 찬란한 가을은 어김없이 찾아들고...
혹, 경내 앞을 흐르는 이 계류 속에 승보종찰의 모든 의미가 담겨있지 않을까?
한낱 미천한 자의 작은 소견일러니...
여자는 세월각, 남자는 척추당에서 속세의 때를 벗고 저승으로 향한다는
이른 바 영가들의 목욕처라는데 근처의 붉은 단풍은 마냥 화려하기만...
이 계류에 잠긴 낙엽의 잔해가 기실 가장 궁금했었다.
오래 전에 내가 이름붙인 승보매(僧寶梅)
과거 어수선하던 가지에 상당한 가위질이 가해져 제법 노(老)태미가...
이 추색 화려한 가을에 웬 매화타령?
매화나무란 본디 고졸함이 배어나와야 제 맛인지라...
뷰파인더에 눈을 갖다 대자마자 청하지 않은
웬 아릿다운 모델께서 징검다리를 건너는 게 아닌가?
허락도 없이 급히 한 컷을 날렸더니만 이런 모습.
당사자도 이곳 풍경을 사진에 담으러 오셨다는 말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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