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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탐매

신축탐매 (辛丑探梅) IX

지명매(知明梅)

 

아뿔사..... !

신축년의 개화가 예년에 비해 상당히 이르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설마 이토록 빠를줄이야.

작년에 처음 만난 이 '능수홍매'.

그래도 별 탈 없는 건강한 수세를 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모두 다 이곳 '지명선원'의 쥔장께서 정성으로 돌보신 덕분이리라.

 

 

 

 

잠시 용유담(龍遊潭)을 내려다 보며 생각에 잠긴다.

"조선천지 어디에 숨어 있다 이제야 내 눈앞에 모습을 보인걸까?"

작년 봄, 이 '지명매' 앞에서 중얼거렸던 기억이다.

 

 

 

 

달궁계곡과 뱀사골, 한신계곡, 칠선골 등 지리산 북서쪽을 발원한 골골들의 물길이 합류하여,

의탄과 이곳 용유담을 지나 경호강을 이룬다.

 

 

 

 

지명선원(知明禪院)

 

 

 

 

매향에 휩싸인 지명선원의 <석조약사여래입상>

 

 

 

 

 

 

 

 

 

 

선원에 모셔진 <석조여래좌상>

 벽송사 아래 서암정사 굴법당 조각을 도맡았던 홍덕희 거사의 작품이다.

 

 

 

 

 

 

 

 

 

 

 

 

 

 

 

 

산자락 건물 앞에 활짝 피어난 살구나무꽃과 그 아래 능수백매의 어울림이다.

 

 

 

 

※ 작년(2020) '지명매'

 

 

 

 

 

펜션 단지 내의 만첩홍매.

 

 

 

 

강가에 흐드러진 살구꽃.

 

 

 

 

 

 

 

 

 

 

밭자락 끝에 나란히 선 홍백매.

 

 

 

 

 

 

 

 

백장암(百丈庵)

 

실상사(實相寺)의 부속암자로 실상사와 같은 시기인 9세기 초에 창건되었으며,

이른바 실상산파(實相山派)의 참선도량 역할을 맡고 있다고 들었는데...

오랜만에 찾은 백장암의 훤칠함에서 예전 모습이 오버렙된다.

 

 

 

 

 

 

 

 

 

 

백장암 삼층석탑 (국보 제10호)

 

통일신라 말에 세워진 것으로 기단부의 구조와 각부의 장식적인 조에서 

특이한 양식을 보여주는 이른바 공예적인 이형석탑(異形石塔)이라고.

낮은 기단 위에 3층의 탑신이 놓여져 있으며,  탑의 받침부는 매우 낮은 반면 1층 몸체는 폭에 비해 높다.

 이 탑은 위로 올라가도 너비가 줄어들지 않고 거의 일정하며, 2, 3층은 높이도 비슷하다.

 층마다 탑의 몸체에 화려하고 자유분방한 조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기단과 탑신괴임에는 난간모양을 새겨 넣었고, 탑신의 1층에는 보살상과 신장상을,

 2층에는 천인상을, 3층에는 천인좌상을 새겼다. 

지붕돌 밑면에는 연꽃무늬를 새겼는데 3층만은 삼존상이 새겨져 있다.

 

 

 

 

 

 

 

 

 

 

 

 

 

 

 

 

백장암 석등 (보물 제40호)

 

통일신라 시기의 것으로 비교적 본 모습을 잘 갖추고 있다.

기단부의 연꽃이나 난간의 장식 기법이 바로 옆에 선 삼층석탑과 동일한 것으로 보아

같은 시기인 9세기에 조성한 것으로 본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인 듯하다.

전체적으로 간결하고 소박한 모습이다.

 

 

 

 

 

석탑과 석등 앞에 도열한 각종 승탑의 행렬.

이렇게 늘어놓은 모습도 일종의 일종의 설치 예술?!

 

 

 

 

 

지리산을 빠져나와 부리나케 당도한 곳은 장성 백양사 '고불매' 前

 

 

 

 

지금껏 보아 온 고불매의 모습 중 금번 신축년의 개화 상태가 가장 처지는 듯.

아마도 지난 번의 반짝 추위 때문이리라.

그래서일까!

매향도 예년에 비해 어쩐지 약한 느낌이다.

 

 

 

 

 

 

 

 

 

 

아래는 자하 신위(申緯·1769~1845)의 ‘매화' 시다.

 

子美江邊一樹, 子瞻竹外一枝. 現活梅花身分, 斜更好發垂垂

두자미 강변의 한 그루, 소동파 대숲 밖 한 가지. 매화의 자태 확 살아나니, 기울어 더 좋은데 드리워 피었구나

 

첫 구는 두보가 배적(裵迪)의 조매(早梅) 시 7, 8구에서

 강변의 한 그루 낮게 드리워 피었는데, 아침저녁 사람 절로 머리 희라 재촉하네

(江邊一樹垂垂發, 朝夕催人自白頭)의 구절에서 가져온 것.

강변 대숲 너머 드리운 매화와 만나 다시 맞은 새봄에 그리움을 얹었다.

 

- 정민 교수의 '세설신어' 중에서 -

 

 

 

 

 

 

 

 

 

 

 

 

 

 

 

 

 

 

 

 

 

 

 

 

 

 

 

 

 

 

 

 

 

 

 

 

 

 

 

오래 전 백매가 있었던 자리에 어린 개체의 청매와 살구나무를 심어 놓았다.

헌데 담장가에 너무 가까이 붙여 놓았다.

고불매처럼 크게 자라났을 때를 대비해야 할텐데...

 

 

 

 

 

 

 

 

 

 

 

올 봄 새벽의 '매향샤워'는 건너 뛰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을 성 싶다.

장기간의 코로나와 짙은 미세먼지에 맞설 재간이 없기에...

 

 

 

 

 

 

 

짙은 미세먼지와 잿빛 하늘이 무겁게 내려 앉은 가운데 간간히 빗방울까지 날리는 최악의 탐매 일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벽부터 달리고 또 달려야만 하는 게 탐매객의 숙명이자 의무.

 

모름지기 자연과의 완벽한 합일을 이루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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