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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탐매

신축탐매 (辛丑探梅) I

월출산 자락 월남리 모 인사 댁 두 그루 고매(古梅) 의 안부

밑둥치의 두터운 이끼가 세월을 헤쳐온 나무의 이력을 말해주네요.

 

 

 

 

 

또 다른 개채는 조금 더 건강한 수세를 보이고.

동행한 이 남 교수님의 집안 형님댁인데 출타중이신지라 뵙지를 못하고 정원 일대를 돌아 보는데

한 무더기로 식재된 남천을 비롯, 상당한 수령의 영산홍에다 울창한 동백숲 등

이 집안 선대 분들의 정원 문화에 대한 안목이 자연스레 읽혀집니다.

 

 

 

 

 

 

담 너머 소로 옆 자연석 위를 사선으로 가로지른 속이 빈 커다란 통나무.

이런 설치미술을 만나다니!!  누가 어떤 의도로 이 자리에, 이런 형태로??

궁금증이 꼬리를 무는데...

 

 

 

 

 

 

무위홍매(無爲紅梅)의 자태

나무 근처에 당도하자 코끝으로 훅 밀려 들어오는 매향.

순간 정신이 아득해지며 흠향의 세계로...

 

 

 

 

 

 

근데 뭔가 이상하다. 소담스레 피어나야 할 꽃송이가 타버린 모습이다.

요 며칠 전의 매서운 한파에 개화를 시작하던 매화가 그만 얼어붙어 시쳇말로 꼬실라져 버린 것.

 

 

 

 

 

어쩐지 매향의 농도가 예년에 비해 더 진한 느낌이라더니.

 엄혹한 설한풍을 견뎌낸 매향의 세계를 어줍잖은 이내 필설로 어이...

 

 

 

 

 

 

 

 

 

 

 

 

 

 

 

 

 

 

 

 

 

 

 

 

 

 

 

 

보물 507호 무위사선각대사편광탑비康津無爲寺先覺大師塔碑

신라 말의 선각대사 형미(逈微)는 체징선사(體澄禪師)를 사사하고 당나라에 건너가서 14년 만에 돌아와 무위사에

8년을 머물렀다. 918년 속년(俗年) 54세, 승랍(僧臘) 35세로 입적하자 고려 태조가 ‘선각’이라는 시호를 내리고

탑명을 ‘편광탑(遍光塔)’이라고 하였다.이 비는 대사가 입적한 지 28 년만인 946년(정종 1)에 건립되었는데,

귀부와 비신, 이수(螭首)를 모두 갖춘 완전한 모습이다. 수년 전 모 대학교수의 탁본 재해석으로 그동안

잘못 알려진 부분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할 듯, 심지어는 고려사를 다시 써야 한다는 의견까지...

 

 

 

 

 

 

귀부의 조각 솜씨에 흠뻑 빠져듭니다.

 

 

 

 

 

 

국보 제13호 맛배지붕의 정수를 보여주는 무위사 극락보전 측면의 면 분할.

위 형미대사 비문에 이르길, 신라 때는 무위갑사(無爲岬寺)라고 불렀다는데, 1956년경 수리중,

본존불 뒷벽의 벽화 아래 서쪽에 쓰인 연기문(緣起文)을 통하여 1476년(성종 7) 이전에 지어진 건물임이 밝혀졌다고.

 

 

 

 

 

 

극락보전 아미타삼존도

화기에 의해 1476년에 제작된 것을 알 수 있는데, 정돈된 구도, 단정하고 균형잡힌 존상의 모습,

유려하고 정제된 필선, 온화하고 세련된 색감 등 조선 초기 불화의 양식을 알려주는 매우 귀중한 벽화이다.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이 국보 제 13호 맛배지붕 아래서 하룻밤 유숙했던 추억이...

 

 

 

 

 

 

 

 

 

 

 

 

 

 

 

 

극락보전 관음보살도(부분)

후불벽 뒷면에 그려진 관음도는 백의를 입고 바다 위에 둥실 떠있는 모습이다.

왼손을 아래로 내려 정병을 잡고 있고, 그 위로 버들가지를 살짝 쥔 오른손을 교차시키고 있다.

바람에 흩날리는 활달한 옷주름의 표현과 크고 둥근 광배, 굽이치는 물결 등의 표현에서 강한 율동감이 느껴진다.

 

 

 

 

 

 

극락보전 관음 보살도(부분)

지그시 아래로 향한 관음의 시선은 화면의 하단 왼쪽 구석에서 관음을 우러르며 엎드려 있는 노비구로 향한다.

노비구의 얼굴에는 관음을 예배하며 구원을 바라는 염원이 매우 절실히 표현되어 있다.

이는 선재동자 대신 표현한 인물로 아마도 벽화를 그린 화승의 초상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산신각에 예전엔 보지 못했던 새로운 편액이 걸렸는데,

서체나 각 솜씨 모두 일품이었다.

 

 

 

 

 

 

절을 나서며 다시 한번 '무위홍매' 에 눈길을...

 

 

 

 

역시 남녘은 남녁, 월동배추가 아직까지 멀쩡한 모습이다.

 

 

 

 

시원 박태후 화백의 '백운초당' 방문.

 

 

 

 

 

 

 

 

 

 

 

 

 

차나무와 울창한 동백숲 너머로 올려다 보이는 월출산 향로봉 일대.

 

 

 

 

 

 

 

 

 

아직 아무런 기척도 없는 백운초당 매원

 

 

 

 

 

초당 입구를 나서는데 ,

목이 부러진 채 나뒹구는 동백의 잔해가 눈에 들어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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