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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행·여행·풍경

인향(人香) 따라 주향(酒香) 따라...

악양 형제봉 자락 아실암에서의 늦은 밤.

야심한 시각임에도 雲河道人을 비롯한 백가쟁명의 인향들이 어우러진 이른 바 도담의 장.

 

 

 

과천에서 머나먼 길을 달려와 주신 주안(株安) 김주연 선생님과의 다담.

 

 

 

 

이튿 날 아침,

아슴한 안개에 휩싸인 악양 일대를 내려다 봅니다.

 

 

 

 

아실암을 뒤로하고 도착한 곳은,  온통 붉은 산수유로 뒤덥힌 함양 병곡면 원산마을.

 

 

 

 

어젯 밤 도담을 나누던 주안 선생님으로 부터

함양 어딘가에 증류주(蒸溜酒)의 명인이 있다는 정보를 듣고 찾아 온 길.

 

 

 

 

가을의 붉음을 상찬하는 산수유의 붉은 자태.

 

 

 

 

自然 선생께서 가히 酒神의 경지를 펼쳐 내는 곳.

 

 

 

 

쥔장이신 自然 선생을 비롯,

왼편의 3인조는 어젯 밤 형제봉 자락을 뜨겁게 달구었던 일포 선생님과 신원 대사 株安 선생님.

사진에 나오지 않은 오른편의 두 분은 전북에 거주하는 자연농법 연구가 선생님들로 이 자리에 먼저 와 계셨습니다.

바로 앞 탁자 위에 놓인 편병의 액체는 그 옛날의 삼학(三鶴) 소주로, 목포에서의 생산을 접고 미국으로 이주하여 생산한

말 하자면 역 수입한 것으로, 자연 선생께서 자신의 마룻장 아래 묻어 두고 잊어버린 채 삼십 년 세월을 넘어 

근자에 발견하셨다는 설명과 함께 차근 차근 도 수를 올려가며 증류주의 세계를 펼쳐 보이십니다.

 

 

 

 

족히 일백 년 이상을 헤아리는 고목 산수유 나무들이 온통 집안을 에워싸고 있더군요.

이 외에도 여러 약성 충만한 나무들이 즐비한 모습이었습니다.

40˚ 50˚를 지나 85˚에 이르는 증류주의 세계.  그야말로 깔끔 그 자체였습니다.

 

 

 

 

전날 밤, 주안 선생으로부터 자연 선생의 증류주 얘길 듣던 신원 대사 왈!

"아니~~ 내가 그토록 찾던 금강주(金剛酒) 아닙니까? 자연 선생께 당장 방문 여부를 여쭈어 주시죠"

이리하여 만사를 제끼고 이곳을 찾게 되었다는 酒神 추종자들의 아름다운(?) 행보. ㅋ~

 

 

 

 

방문자의 염량을 살피며 비장의 증류주를 차례로 선보이시는 자연 선생의 노련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주담酒談이 곧 도담道談이라는 명제를 훌륭히 소화 해내시는 가운데

중간 중간 읊어 내시는 두보의 詩는

방문자들의 혀 끝을 말랑거리게 하기에 너무도 충분했구요.

 

 

 

 

함양의 감투산과 대봉산의 조화로움이 마을을 감싼 지세.

그 범상한 지점에 오래 전 산수유를 심고 가꿔온 선인들의 지혜를 떠올려 봅니다.

 

 

 

 

이 가을의 찬란함에 대한 감동의 여운에 따라 이동한 곳은

최고운 선생이 이른 바 천년의 향기를 펼쳐 놓았다는 함양 상림숲.

 

 

 

 

충분히 감동할 준비를 갖추어 오셨음일까?

일행과 함께 걷다 뒤돌아서 두 손을 펼치는 모양새가 마치 오페라 아리아 한 곡이라도 뽑으실 듯. ㅎ~

 

 

 

 

일행과의 산책길.

이 땅에 사산비명(四山碑銘)이라는 최고의 금석문을 남긴 인물 최고운의 향기는 그야말로 덤 올시다.

 

 

 

 

 

검붉은 단풍 아래 위천을 내려다 보며 나누는 정담.

 

 

 

 

 

 

 

 

 

가을 날의 감동을 주체치 못한 일행들과 위천에 내려 섭니다.

 

 

 

 

 

호방함의 대명사 신원 대사께서 펼치는 이른 바 수상법문에

천년의 향기가 시냇물따라 솔솔...

 

 

 

 

신원 대사의 손에 들린 검은 비닐 봉지 속 물건의 정체는 바로

그가 그토록 애타게 찾던 '금강주' 라는 사실.

 

 

 

 

 

 옛숲 사잇길을 따라 걸으며 천년의 숲이 두런거리는 대화에 끼어든  4인조의 아름다운 행보.

 

 

 

 

 

 

 

무릇, 인향과 주향은 뗄레야 뗄 수 없는 불이(不二)의 세계임을 절절히 유추할 수 있었던 상림숲에서의 산책.

 이런 경우를 일러 사색 산책의 대미라  정의한다면,

너무 통속적...?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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