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솔천에 비친 석산화
식재된 석산화 군.
초치는 얘기일지 몰라도 예전 석산화 감상은 이런 게 아니었다.
드둔 드문 시뻘겋게 피어올린 모습은 단순한 아름다움 보다는 웬지 괴기스럽게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이내 기억 속 남녁 석산화 군락을 들자면,
고흥 천등산 자락 금탑사 비자림 일대, 불갑산과 모악산을 잇는 군락. 백암산 백양사 일대.
그리고 오늘 찾은 고창 선운사 일대 등을 들 수 있겠다. 물론 억지 군락을 조성하기 이전의 추억이다.
승탑전에 이르니 뭔가 분주한 모습.
담 너머로 헌다례(獻茶禮) 행사 리허설이 진행 중인 모습이다.
언제 부터 시작되었는지 몰라도 신도라 규정지어진 아낙네들이 동원되어
다례(爹禮)니 헌다(獻茶)니 하는 볼거리를 제공하는 현실.
시대의 흐름이라 치부하기엔 웬지 거북하다는 느낌은 나만의 생각일까?
내가 자라면서 보고 배운 절 공부와 살림살이와는 너무나도 큰 괴리가 있는지라.
끽다거라 부르는 한 잔의 茶는 말 그대로 일상 다반사(茶飯事)여야 할 뿐,
결코 번잡스러운 예와 격식 따위가 우리네 차문화의 본류가 되어서는...
물봉선 군락과 석산화의 조합.
도솔천 옆 차밭.
차밭 속의 석산화
차꽃과 석산화의 조합
<선운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선운사 경내.
원래 벽에 그려진 불화가 분명한 모습인데, 아마도 모사를 거쳐 괘불로 제작한 모양.
공연중인 인형극
차꽃
도솔천의 반영에서 가을이 예감되고...
알뿌리로 번식하는 석산화(石蒜花).
꽃이라는 명칭이 붙긴 했지만 기실 향기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눈속임 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화려한 모습과 색감에 속아 가끔씩 나비가 날아들긴 하지만 정작 화분(花粉)이 있을리 만무한지라
부지런히 다른 개체로 이동해 보지만 이 역시 허망의 연속.
단 며칠, 녹색의 꽃대위에 붉음의 카니발을 펼치고 사라지는 별리의 상징 석산화.
늘상 주절거리는 말이지만, 모름지기 꽃이 필 때의 모습도 중요하지만 나름 꽃을 거두는데도 품위가 있어야 하는 법.
석산화가 녹아 내리는 모습에서 꽃의 격을 논 한다는 것 자체가 거의 민망 수준인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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