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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포럼·강좌·워크숍

제15회 월봉서원 유교아카데미 2

15회 월봉서원 유교 아카데미

2

 

남도풍류의 맥과 황룡강 전투 

 

강사 : 송 수 권

(시인/순천대 문창과 명예교수, 한국풍류문화연구소장) 

 

2014. 4. 20

 

약력

1940. 전남 고흥 출생, 고흥중, 순천사범, 서라벌예대 졸.

1975. 山門에 기애어 등으로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제1시집 「산문에 기대어」(문학사상사), 제2시집 「꿈꾸는 섬」(문학과 지성)

제3시집 「아도」(창작과 비평사), 제12시집 「달궁아리랑」(종려나무,2011),

13시집 「남도의 밤식탁」(작가,2012), 제14시집 「빨치산」(고요아침), 2012)

제15시집 「퉁」(서정시학) 등, 시선집 「시골길 또는 술통」(종려나무,2007) 및 기타 저서 50여권.

 

 

 

 

우리들의 신(神)

 

-송 수 권 -

 

우리의 신(神)은 콩꽃 속에 숨어 있고

듬뿍 떠놓은 오동나무 잎사귀

들밥 속에 있고

냉수 사발 맑은 물 속에 숨어 있고

형벌처럼 타오르는 황토밭길 잔등에 있다

바랭이풀 지심을 매는 어머니 호미 끝에

쩌렁쩌렁 울리는 땅

얼마나 감격스럽고 눈물나는 것이냐

 

캄캄한 숲 너머

모닥불빛 젖어내리는 서북항로

아그라, 아그라 마을에 가서 비로소 생각키는

내 사는 조그만 마을

왔다메!

문둥아 내 문둥아 니 참말로 왔구마

그 말 듣기 좋아

그 말 너무 서러워

아 가만히 불러보는 어머니

 

솥단지 안에 내 밥그릇 국그릇

아직 식지 않고

처마끝 어둠 속에 등불을 고이시는 손

그 손 끝에 우리의 신(神)은 숨쉬고

허옇게 벗겨진 맨드라미

까치 대가리

장독대 위에 내리는 이슬

정화수 새로 짓고

우리들의 신(神)은 늙고 태어나고

새새끼처럼 조잘댄다

 

 

 

 

팔영산 능가사 대웅보전 앞뜰에서

 

- 송 수 권 -

 

위왕의 세숫대야에도 비쳤다는

수려한 8봉이 대웅보전 지붕 위로 그림같이 솟았다

편백림 숲길을 올라 하늘다람쥐가 되어 볼까

한 봉우리마다 발을 걸고 뜀박질을 해볼까

아니면 한 봉우리마다 그네를 걸고

8선녀를 불러내어 밀어 달라 할까

목탁을 들고 육관대사 성진(性眞)이 되어

나비처럼 숨어 저 꽃송이마다

술래나 되어 한 세상 저물까

 

대웅보전 큰스님 무릎 밑에 엎드려

능가경 한 구절로 백 팔 염주알이나 세며

한 세상 저물까

 

능가사 큰 큰스님은 좋겠다

아침마다 그 세숫대야에

8봉이 거꾸로 비치고

그8봉 위에 까까머리가

아침 해처럼 떠오른다니...

 

날아가던 비둘기 떼가 똥벼락을 내리면

대웅전 부처님도 두 눈썹 치켜들고 큰 소리 내어 웃는다니...

능가사 큰스님은 참 재미있겠다

 

 

 

겨울 수도암(修道庵)에서

 

- 송 수 권 -

 

겨울 수도암에 가서 만났다

소복단장하고 뒷머리채도 치렁치렁

버선발 내밀고 살냄새 피며

사뿐 큰절 올리는

고 비릿한 쳐녀 계집애

두 눈에 눈물 잔쯕 고여 할 말 있다며

불쑥 내 잠자리 파고들었다.

식은땀 등에 흘리며 잠자리 걷어차고

아침에서야 대중들의 공양상머리

이 애기 털어놨다

 

우리들의 공양주 어진 보살님도

혀끝 말아쥐며

우얄끼나 우얄끼나...

아직도 승천을 못했나빔

작년에도 서울서 왔다카는 한 총각아이

그 뒷골방에서 처녀기집 만났다는디,

결려도 깊이 걸렸던지

부모들이 내려와 수도암 산신각에

씻김굿을 올렸더라는디

우얄끼나...

 

그 처녀계집 공비토벌 때

젊은 산 손님 따라 돌다

절문 밖 고목나무에 목을 매고

고목나무도 이제 처녀애의 형상대로 말라 비틀어져

우리의 가슴을 쥐어 뜯지만

그녀 아직도 살아 이 깊은 계곡을 서성이며

살냄새 그리웠던지

내 잠자리 불쑥 파고든 것이리라.

 

그러나 그대, 이 땅의 젊은이들아

내년에도 내명년에도 그 후 명년에도

한 시인이 만났던 자리, 그 시인도 가고

겨울 수도암에 눈이 쌓여 구들을 달구거든

그녀 성큼 불러들여

 

그녀의 치맛말을 풀어 천도를 시켜달라

네 살아 있음의 끝이 그녀 죽음 위에 숨쉬고

네 젊은 혼이 그녀 맥박 속에 살아 있음을 알아

너는 여름밤 달맞이꽃 또는 이 산기슭에 피어나서

밤이슬로만 소복단장한

그녀 모습 보고 울리라

 

 

 

내 詩作의 비밀은 '곡선'에서 온다.

 

 

 

스침에 대하여

 

-송 수 권 -

 

직선으로 가는 삶은 박치기지만

선으로 가는 삶은 스침이다

스침은 인연, 인연은 곡선에서 온다 

그 곡선 속에 슬픔이 있고 기쁨이 있다

스침은 느리게 오거나 더디게 오는 것 

 나비 한 마리 방금 꽃 한송이를 스쳐가듯

오늘 나는 누구를 스쳐가는가

 저 빌딩의 회전문을 들고나는 것

그것을 어찌 스침이라 할 수 있으랴 

 스침은 인연, 인연은 곡선에서 온다

그 곡선 속에 희망이 있고 추억이 있다

그러니 스쳐라 아주 가볍게

천천히

 

 

직소폭포 2

 

- 송 수 권 -

 

흐린 세상 곧은 소리 묻힐까 싶어
밤에도 직립으로 서서 떨어지는 폭포
아니, 한밤중에도 우레소리로 퍼붓는 폭포
아직도 이 폭포 밑에선 물비늘 뒤집어쓴
반딧불 저희끼리 숨어 사는 동네가 있나 보다

맞은편 절벽 밑 풀숲을 높게 낮게 선회하며
현호색 밝은 선을 긋는 개똥벌레들,
개똥벌레야 개똥벌레야 자지 마라
이 곧은 소리 속에 묻혀 더 싱싱해진 네 몸의 빛
내 또한 이 물범벅 속에 묻혀 온 삭신이 저리는 밤

그래, 잠들지 마라 잠들지 마라
그래, 그래 우리 잠들지 말자꾸나.

 

 

 

 

 

 

수저통에 비치는 저녁 노을 

 

- 송 수 권 -


내 마음속 기러기 몇 마리 날아 서해로 간다

그곳은 진펄밭 위의 겨울 강물이 따뜻한 곳,

아내가 차를 몰아주고 내소사 앞에서 모향 고갯길을 넘고,

작당마을 고갯길을 내려섰을 때,

후끈한 저녁 노을 속에 그 기러기떼 아직도 노을 딛고 차창 밖을 나고 있었다.

 끼룩끼룩 찬 울음이 아니라

이렇듯 따뜻한 울음을 이 地上에서 나는 아직 받아본 적이 없다 .

그래, 오늘 나는 격포에 이사 간

책 몇 권, 솥단지 밥그릇, 국그릇 한 벌 등에 지고 너희울음 따라간다.

 큰 울음 속에 작은 울음,

잠시면 저 노을속에 묻힐 아무렇게나 차 속에 널어놓은

수저통에서 자꾸만 숟가락들이 비명을 지른다

이 수저통에서 튀쳐 나오지 못하고,

나는 그 동안 얼마나 세상을 향해 요란한 소리를 냈던가

아아, 수저통에 마지막 비치는 저녁 노을, 침묵 같은 울음 따라간다

너희들이 발 디뎌 내려 앉을 곳, 나는 안다

그곳은 이승의 十勝地, 外邊山, 內邊山이 몇마리의 기러기로 떠서

차창 밖을 날아 마지막 날개를 접은 곳,

너희 깃털이 地上의 이불을 덮은 곳,

나는 오늘 인생을 蓮꽃같이 접 어 격포에 이사 간다

너희 따뜻한 울음 속에 큰 病 하나를 마미 밥통 속에 숨기고

따뜻한 울음 받으며 간다.

 

 

 

 

 

- 내 고향 말투 -

 

- 송 수 권 -

 

고흥 말은 영락없는 판소리 가락을 닮았다

 

여그, 아지매 술 한 뱅만 주더라고 잉

아지매 보니깨 워매 반갑는거 잉

말끝마다 거러제라 잉 하믄, 더부살이로 따라다니는 ㅇ

(이응) 받침

나 호자 언제 그랬다요, 그래 쌈시롱

말끝마다 더붙는 요, 라는 첨사

 

전방 보초병에게 그날 밤 떨어진 신호는

 

'열쇠'였는데 깜빡 까먹고

'쇗때'라고 말했다가 얻어터지면서도 긍께

고것이 고것 아니당가 잉, 했다는 친구

뉴욕의 맨해튼 밤거리에서 만났다.

어깨를 툭 치기에 돌아봤더니 바로 그 친구

'웜매 - 이 잡것 누당가? 칠복이 아니여-'

'그래, 나 칠복이랑깨, 이 썩을 놈! 자석 안직살아 있었그만'

 

시나위 가락처럼 구슬리는 말법과 능치는 가락

 

그래서 적대봉 밑의 비가비 출신

초대 국악원장이었던 국창 김연수도 솟아났고

동편제의 마지막 새끼광대

순샙이 아제도 태어났던가 보더라

시나위 가락으로는 닿질 못하니

캠버스에 황칠먹칠개칠똥칠 천경자도 태어났고

쇠좆매 심줄같은 장세동도 태어났던가 보더라 잉

소리대신 마빡으로 밀어붙이는, 힘의 가락

김일 선수도 왼씨름꾼도

다 태어났던가 보더라

 

이 산천 경계 누비며 신바람을 태우면

이 광대골에 또 눈 오고 비바람 불랑가

어떤 재인(才人)이 또 온다요!

 

 

 

 

 

정든 땅 정든 언덕 위에

 

- 송 수 권 -

 

낮선 곳 낮선 풍경을 지치도록 달리다 보면

예살던 징검돌 하나라도 이리도 마음에 맺히는 거

물방아는 처릉처릉 하얀 물잎새를 쳐내고

달맞이꽃이 환한 밤길은

솔솔 어디선가 박가분 냄새가 코를 미었다

나는 지금 남부 이탈리아 롬바르디 평원을 달리며

이 평원을 다 준다 해도

내 편히 쉴 곳 없음을 안다

베르디가 노래한 아침 태양도

내 가슴을 적셔 내리진 못한다

어디에선가 거대한 성곽에서 종이 울리고

진군의 나팔소리 따라

천국이 하늘 위에 있다고 일러주지만

아무래도 내 깃들일 수 있는 곳은

이 대평원이 아니라 대숲마을을 빠져나온 저녁 연기들이

낮게 낮게 깔리는 그러한 들판었다

시냇물이 좔좔 흐르고 몇 개의 징검돌이 높이고

벌쩍벌쩍 살아 뜀뛰는 어린 날처럼

물방개라도 만나보고 싶은 곳이다

이틀이나 사흘쯤 낮선 곳 낮선 풍경을 달리다 보면

이리도 흙냄새 그리운 거

징검돌 하나라도 이리 마음속에 떠오르는 거

아아 문둥이 장돌뱅이처럼 내 가슴에 닳아지는 얼굴들

지금쯤 흙담집 앞뒤란을 캄캄하 겨울눈이 내리고

햇빛이 맑은 아침나절은 앞마당

참새 발자국도 깝죽거리겠다

구석진 골목길 왕거무가 집을 짓다 말고

따뜻이 등을 기대이겠다

멀리 보리밭 들판을 청둥오리떼 날아내리고

보리싹 밀싹 파먹느라

또 남녘 벌끝 시끄럽겠다

 

 

 

※ 수정 :  녹두대장 반비→飯婢 /  8자 문무→주문

※ 수정 : 모내기 철이어서가을걷이어서

 

 

 

 

사구시의 노래 1

 

나로도 항공우주센터

밀리엄 세기의 첫장을 열었을 때

 

쑥밭골의 신화는 깨졌다

 

쑥과 마늘과 호랑이와 곰과

함께 살던 아기곰 한 마리가

굴 속을 빠져나와

꼬리 불을 물고 하늘을 서성거렸을 때

 

우리들 신화는 빗장을 활짝 열었다

 

고흥반도의 아침이여

사구시의 노래여

 

 

 

사구시의 노래 2

 

물레야 돌아라 빙빙 돌아라

 

허튼가락 흘립기법

흙을 밟고 흙을 빚던 손

사구시 사람들 다 떠나가고

물레소리만 남았다

 

너구리 가마 속 불빛 한 줄기

누군가 살아 독을 짓는 마을

다시 물레를 밟는다

 

물항아리 간장독 해무리굽 대접

귀얄무늬 중발들

그 이전의 청화백자 회청자까지...

 

우리 동네 옹기짐을 지고 온 늙은이

어디서 왔당가 물으면, 사구시

사구시는 어디랑가 물으면

수도암 골짜기 여섯 동네

 

물레야 돌아라 빙빙 돌아라

 

 

 

문학인생 40년,

 

고향 언저리로만 떠돌다가 모처럼 고향 고흥반도에 내려가 큰 충격을 받았다.

이 반도에 꿈같은 세월이 흘렀다. 해창만이 들어서고 고흥만이 들어서서 지도를 바꾸더니

마침내 나로도 하늘 굴뚝이 높이 솟아 신항공 우주시대를 활짝 열어놓았다.

팔영산 능가사 큰스님이 말했던가. 고흥은 고흥(高興)으로 끝날 이름자가 아니라고!

구암절벽이 소리치고 용두암이 밤새 울더니 소록대교, 거금대교가 걸치고

쇠머리에서 그림 같은 섬들 위로 다리가 걸쳐나간다. 드디어 쑥밭골의 신화는 깨졌다.

그 골짜기에 세계 초유의 200만평 '도자기 공원'이 들어서고 5백년간 분청사기골인

여섯 동네였던 사구시(사기골)에 설화문학관이 들어서고 도예촌이 조성된다.

나는 시구시 현장에 내려가 큰 충격에 휩싸여

이렇게 『사구시의 노래』 시집 한 권을 엮어 고향에 바친다.

 

 

 

 

풍류(風流)에서 풍류(風流)를 말하다

 

- 송 수 권 -

 

하늘엔 바람이 흐르고

땅에는 물이 흘러 풍류(風流),

이 가운데 사람이 서면 풍류인이다

동쪽 산에 옥녀탄금대 서족 산이 선학가무(仙鶴歌舞)

아침에 꽃을 보고 저녁 바다에서 달을 보던 곳

풍류는 두원의 제1경이었다

 

고흥 반도를 휘돌아 나가는 득량만의 울돌목

남해안의 물고기들이 이 물목을 타고 와

너른 뻘밭에 알을 슬고 갔던 곳

일제시대에도 막지 못했던 고흥만의 방조제가 가로질러

옥녀의 탄금도 선녀의 가무도 끊겼다

 

심심치 않게 직방으로 뻗은 고흥만 방조제를 타고

차들이 지나간다

고향 친구와 함께 횟집 난간에 앉아

득량만 어장에서 건져온 도다리를 먹는다

옛날에는 중선배도 즐비했고 어장도 많았는데

지금은 두세 군데

 

주인게게 도다리회가 싱싱하다고 말했더니

눈이 왼쪽으로 몰린 놈이라서 득량만에 살지요, 한다

 

해수도 모래찜도 좋았는데...

반족만 남음 모래밭을 내려다 보면서 뜸을 떴더니

주인은 또 풍류는 풍류가 아니어라우, 되받아친다

 

 

 

 

풍류정신을 잘 살려가야 한다.

풍류의 원조 최고은이 '낙랑비문'에 적었듯이

우리의 사상은 선仙 불佛 유儒  3가지 빼고는 더 없다.

 

이 중에서도 仙은 샤머니즘과 합일된 토착 사상이다.

신바람, 선바람, 강바람은 가장 큰 우리의 위대함이요 ,이는 곧 남도정신이다.

대, 죽창, 동학, 의병의 60%가 남도인이라는 사실.

 

대금, 중금, 소금 3竹.

태평성대가 오면 대竹나무는 풍류로 변한다.

태평의 대는 맑음으로 뜬다. (할아버지와 죽부인의 예)

대나무가 없는 남도인의 생활은 있을 수 없다.

 

갯벌의 정신 역시 마찬가지다.

김제의 벽골제, 익산의 황등제, 고부의 눌제(흥덕제)

벽골제 북쪽을 호서라 하고 벽골제 남쪽을 호남이라 한다.

 

부뚜막 촛병을 일러 '욍병'이라 한다.

봄 가을 바람에 울기 때문이다.

쭈꾸미, 도다리, 홍어애국 등의 진미는 호남의 상징이다.

 

'게미'라는 말은 내가 처음으로 쓰기 시작했다.

남도음식의 감칠 맛(발효음식)

한국인의 혀는 9천개의 맛을 헤아린다.

 

소 한 마리에서 120여 부위의 맛을 가려내는 것은 한국인이 유일하다.

제주 3바리 : 다금바리 / 자바리 / 북바리 / 비바리(?)

우리나라 3대 밥상 중 으뜸은 단연 나주 밥상이다.

 

하서 김인후의 소쇄원 48영 중 41)송강의 탁기(濁氣)가 확연히 구분됨을 알 수 있다.

 

- 41映 -

 

 장한(張翰:진나라 풍류객)이 강동으로 향한 후로는

풍류를 아는 이 그 누구던고

반드시 사랑하는 농어회(玉膾) 없더라도

기다란 순채 싹 맛보고자 하네.

 

 

- 장진주사(將進酒辭) -

 

한 잔 먹세 그려, 또 한 잔 먹세 그려.

꽃을 꺾어 셈하며 한없이 먹세 그려.

 

이 몸이 죽은 후면 지게 위에 거적을 덮어 꽁꽁 졸라매어 가나

호화롭게 꾸민 상여를 많은 사람이 울면서 따라가나,

 

억새, 속새, 떡갈나무, 백양이 우거진 숲을 가기만 하면

누런 해, 밝은 달, 가랑비, 함박눈, 회오리바람이 불 때에

그 누가 한 잔 먹자고 하리오.


하물며 무덤 위에서 원숭이가 휘파람을 불며 뛰놀 때

 뉘우친들 어떻게 하리오.

 

고은 최치원이 정읍 태산군수로 부임하여 포석정(반곡천 아래)을 만들었다.

서원문화의 융성함도 사실 풍류의 대가 최고은의 덕이다.

풍류의 세계는 결코 질펀함이 아니다.

검약과 절제의 정신에서 벗어난다면 이는 결코 풍류라 말 할 수 없다.

 풍류의 정신을 아끼고 사랑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밝은 빛으로 가득 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