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탐매(甲午探梅) 15편
- 고불매(古佛梅) -
- 내장사(內藏寺) 백매의 주검 -
2014. 3. 31
고불매
백양사 천진암
천진암 탱자나무
천진암 정관스님
사찰 음식의 대가로 대구 홍련암 산사음식관 관장 역임.
각종 방송사 및 BBS '맛있는 절밥 코너' 등에서 강의를 해 오셨다고.
조계종 문화사업단 향적세계에서 사찰음식 강의를 하고 계시며,
고불총림 백양사의 '사찰음식 박물관장'으로 특별 초청되셨다는 전언.
(방문기념으로 묵은지를 선물 해 주셨습니다. 스님 고맙습니다.)
내장사
왼편의 축대 위에 서 있어야 할 내장사 백매가 보이질 않는다.
근원부가 잘려나가버린 내장사 백매 그루터기.
백매의 주검을 지키며 피어난 보라제비꽃
2011 신묘년의 내장백매
삼성각을 배경으로.
명부전을 배경으로.
탐매행에 함께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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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색감 계열의 매화를 '紅梅'라
통칭하지만
기실 그 내역을 자세히 살피자면 천차만별이다.
색상의 농담, 꽃의 크기, 꽃잎의 갯수, 홑꽃이냐 겹꽃이냐.
결정적으로 어떤 향기를 풍기느냐의 여부가 탐매인의 최대 관심사일 터.
바로 그 암향의 결정판이 백양사 '고불매'라는 사실을
그간 나는 누누히 주장 해 왔다.
물론, 개개인의 다향한 선호도 여부를 고려할 때,
이내 개인 의견을 여타 탐매인 제위께 강요 하고픈 생각은 추호도 없다.
시간대, 온도, 기압, 풍향 등 여러 사항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는 매향의 세계.
갑오년의 고불매향, 또다시 일 년을 기다려온 이 사람의 기대에 한껏 부응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산너머 내장사 백매의 상태는?
고원에 위치한 순창 복흥을 지나 구불대는 추령길을 따라 내장사 천왕문에 당도.
정혜루를 통과하여 올라 선 경내. 헌데 대웅전이 있어야 할 자리가 온통 휑~~.
오로지 매화만 생각타 보니 화마가 대웅전을 삼켰다는 사실을 그만 깜빡 잊고 있었던 것.
삼성각 구역 마당 축대 쪽으로 시선을 보내자니 백매가 눈에 들어오질 않는다.
이건 또 무슨 사변?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잘려나간 백매의 그루터기만 남은 상태.
대웅전 화재 때문? 삼성각은 멀쩡한데도...?
무슨 영문인지 마당 안내소에 문의 했으나 전혀 모른다는 대답.
백 오십 년 안팎 수령의 내장사 백매의 주검을 앞에 놓고
한동안 공황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명부전을 배경으로 감상할 때 가장 고고한 맛을 느낄 수 있었던,
참으로 우아하고 투명할 정도로 청아한 색감의 아름다운 백매였는데...
5층 석탑과 수선화만이 지키고 선 삼성각 앞 마당.
잘려나간 백매의 뿌리를 안쓰러움으로 쓰다듬을 수 밖에 없는 이 허무한 심정.
백매의 등걸을 쓰다듬는 이내 손길을 보라제비꽃이 지켜 보고 있었다.
카메라를 거두고 눈을 감는 순간 들려오는 제비꽃의 위로 멘트.
"내년에 다시 와봐.
지금 백매 뿌리에서 새 순이 돋기를
부처님께 열심히 기도하는 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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