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연/산행·여행·풍경

을씨년스런 날의 소묘

                                                                                                                                                                   2011. 11. 10

 

소위 빼빼로데이라는 2011. 11. 11을 하루 앞 둔 고창 문수사 천연기념물 단풍숲.

 

도대체 단풍이 끝난건지 어쩐건지....

이미 진즉에 땅 위에 나뒹구는 추풍낙엽과  멀쩡한 푸르름을 간직한 단풍잎새의 공존을 보며 어리둥절.

 

 

 

 

 

 

 

 

 무슨 무슨 아파트 몇 동 몇 호 아무개 ~~~~

 

 

 

날 것 들을 위한 자비심이라 해두자.

 

 

 

去丹楓거단풍이면 來冬栢래동백이라

 

 

 

문수사 마당에 딱 한 송이 피어난 동백

 

 

 

경내 채마밭에 매달린 가지꽃

 

 

 

을씨년스런 날,옆구리가 시린 나를 위로한답시고  고창 문수사 행을 제안한 동네 후배 커플.

 

 

 

염장을 지른다는 표현은 바로 이럴 때 쓰는 법. !

 

 

 

 

스피커를 통해 시끄럽게 흘러나오는 염불의 정체가 궁금하던 차.

대웅전을 들여다 보고서야 의문이 풀린다. 오늘이 다름아닌 수능일 이라는 사실.

 스님의 손에 들린  A4 용지의 두툼한 두께를 보아하니,

청량산이 들썩대고 방문자의 귀가 아플 정도로 스피커 볼륨을 커다랗게 올려논 까닭을 알겠다.

 

 누구 누구의 자식이 좋은 점수를 받게 해 달라는 축원 이라.

 

" ............. "

 

허면,  동시에 시험을 치르는 가진 것 없는 이땅의 다른 집 자식 들은 ?

설마 자비심 넘치는 전북 고창 땅 청량산 문수사 부처님께서 그냥 모른체야.....!

 

아무렴, 목탁을 두드리는 김에 그냥 개평으로라도 축원해 주실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