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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행·여행·풍경

진홍의 바다 용천사 꽃무릇

 

 

어떤 그리움

 

 

- 박 강 순 -

 

지극한 그리움이 있다면

강가에서

 

산 허리에서 만나고 싶다

 

그렇게 간단히 돌아서는 것이라면

 

 

아름다움이 있을 때

 

이승에 살아있을 때 만나고 싶다.

 

 

슬픔으로 이름지어

 

빈 숲 속을 지나갈 때

 

눈물 머금은 사랑이라면

 

한껏 높아진 빈가지 흔들면서라도

 

대답을 듣고 싶다.

 

 

여기 저기 숨어

 

눈 둘 데 없는 사랑이라면

 

그대 온 숲을 헤매더라도

 

살아서

 

만나고 싶다.

 

 

 

 

 

 

 

 

 

 

 

 

 

 

 

 

 

 

 

상사화

 

- 이 해 인 -

 

아직 한 번도 당신을 직접 뵙진 못했군요

기다림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를 

기다려보지 못한 이들은 잘 모릅니다

 

좋아하면서도 만나지 못하고 

서로 어긋나는 안타까움을 

어긋나보지 않은 이들은 잘 모릅니다 

 

날마다 그리움으로 길어진 꽃술

 내 분홍빛 애틋한 사랑은 

언제까지 홀로여야 할까요 

 

오랜 세월 침묵 속에서

 나는 당신께 말하는 법을 배웠고 

어둠 속에서

 위로 없이도 신뢰하는 법을 익혀왔습니다

 

죽어서라도 꼭 당신을 만나야지요

사랑은 죽음보다 강함을 

오늘은 어제보다 더욱 믿으니까요

 

 

 

전남 함평군 해보면 산내리 376번지 잠월미술관

 

 

 

모평헌

- 전남 함평군 해보면 상곡리 모평마을 -

 

 

 

모평헌 안채

 

 

 조선 세조 때 윤길(尹吉)이 개촌한 파평윤씨 집성촌으로 대숲에서 솟는 '천년샘'을 간직한 마을이다.

환경부 지정 자연생태복원 우수마을로 선정된바 있으며 작금 한옥 민박으로 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중. 

 

임천산 왕대밭 아래선 죽로차가 자라나고 댓잎을 스쳐 내려오는 청풍이야말로 이 마을 최대의 매력.

'모평헌' 골목 끝에 자리한 '천년샘'으로 발길을 옮기면 잃어버렸던 유년시절의 기억을 두름박질 할 수 있다.


이화여대 건축학과 임석재 교수는 모평마을에 대해 이렇게 말 한다.


안정적 수평선을 긋지만 그 속에서 크고 작은 지붕과 몸통이 사이좋게 어울린다.
유교문명의 위계를 반영하지만 더 깊은 속뜻은 그 위계가 서로의 사랑을 바탕으로 한 어울림을 노린다는 점이다.
유교사상의 가장 밑바닥에 ‘인(仁)’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한옥의 전경에서는 어울림의 미학을 읽어내야 한다.
가문을 책임 진 가부장의 사랑채가 중심을 잡지만 안채와의 다소곳한 어울림을 잊지 않는다.
안채는 어미의 품처럼 자잘한 채들을 넉넉하게 품는다.

 

공중에서 전체 구성을 보면 또 다른 장면이 펼쳐진다. 바깥행랑채, 사랑채, 안행랑채,

안채를 기본으로 여러 개의 크고 작은 채가 분화하고

이것들을 담는 마당이 짜이며 그 사이를 담이 가르고 문이 난다.
건곤이감 의 8괘를 이리 키우고 저리 잘라 사각형 맞추기를 한 것 같다.

오묘한 우주의 구성을 인간세계로 단순화시켜 놓은 구성이니 상대성의 변화무쌍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때로는 길한 한자를 본떠 복을 빌기도 했다. 채를 나누고 마당을 가르는 데에도 목적과 법칙이 있었다는 뜻이다.
모두 땅 위에 터 잡고 사는 인간살이를 평화롭게 보듬기 위한 것이었다.


 

 

귀령재(歸潁齋)

- 전남 함평군 해보면 상곡리 모평마을 -

 

1855년 이조정랑, 사간언정언, 사헌부대사 등을 거친 윤자화가 지은 파평윤씨 종가.

 부모의 3년상을 치르기 위해 ‘귀령재’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고가 뒤편 윤자화 생가터도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고택이다.

 

 

 

멀리서 오신 지인과 함께 함평 용천사 꽃무릇 점검에 나섰다.

 

숲속 여기저기 연두색 꽃대를 밀어 올리느라 몹시 분주한 모습이었다.

 

 다음주 쯤엔 진홍색 꽃무릇의 바다가 절정에 이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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