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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탐매

신묘탐매(辛卯探梅) - 1

     신묘탐매(辛卯探梅)  1편 

 

         세한화왕(歲寒花王) /구조라 동짓梅/ 

                                                                                                              2011. 2. 9

 거제도 구조라 방파제 앞 바다가 서서히 붉어지기 시작.

 

잠시 해오름을 지켜본 후...

 

마을 뒷편으로 이동

 

구조라 해수욕장길을 따라 아침바다를 감상하며

내 생에 처음 풍문으로만 들어오던 전설의 동짓梅를 찾아간다.

  

붉은 아침햇살을 받고 선 전설의 '동짓梅'

폐교로 변한 일운초등학교 구조라분교 교사 오른편 언덕에 자리하고 있었다

 

청명한 하늘을 배경으로 피어난 백매의 고고한 모습

 

도대체 얼마나 따뜻한 기후이길래...

  

 

大庾斂寒光

대유령에 혹한이 가시자,

南枝獨自芳

남쪽 가지에 홀로 꽃이 피네.

 

- 이교 / 당나라 시인 -

 

 

약간의 노란색 기운이 들어있는 백매

 

 

 

남해의 푸른 바다를 조망하고 선 구조라 동짓梅

 

짙은 매향에 벌써부터 정신이 혼미...

 

 

 

 

 

 

 

 

 

 

 

 

 

 

 

네 그루 모두 수령 100년

그 중 맨 오른쪽에 선 개체

 

 

 

 

 

 

 

 

 

 

 

 

 

매화에 날아든 동박새 - 1

 

 

매화에 날아든 동박새 - 2

 

 

매화에 날아든 동박새 - 3

 

 

 

 

 

 

지금 구조라는 매향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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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으로만 들어왔던 '동짓梅'

지금까지 내 마음속엔 그저 전설로만 각인되어 있던 터였다.

 

거기 있었다. 

거제도 남녘 구조라 해수욕장 곁 폐교된 초등학교 언덕에.

 코발트빛 하늘을 머리에 얹고, 

 

비취빛 청정한 바다에  온통 핍진한 매향을 흩뿌리고 선 구조라 동짓梅.

 

설마 이토록 화려하게 피어있으리라곤 전혀 예상치 못 했기에,

그저 감격스러운 나머지 한동안 멍할 수 밖에 없었다.

 

 한참을 정신없이 매화에 달겨들고 있던차,

지긋한 연세의 탐매객 한 분이 차에서 내려 삼각대를 세우는 모습을 본다.

 

성함을 여쭈었더니, 거제의 자연경관과 문화관광 등을 소개하는 수필가이자

'거제계룡사진동우회'를 이끌고 있는 옥건수 선생이시라고.

 

 해년마다 '구조라 동짓매'를 맨 처음 카메라에 담으신다고 하니

내 구미에 딱 맞는 이른바 '맞춤형 매화 해설사'를 만난 셈이다.

 

 이 곳 거제도에도 예외없이 매서운 한파가 몰아쳐

영하 10도까지 내려가는 바람에 예년 보다 개화가 다소 늦어졌다고.

 

지난 50년대 까지는 2월 중순경에 피어났고

2천년대 초반부터선 1월 중순에 피어난다고 한다.

 

 올해는 조금 늦은 1월 20일에 개화가 시작되었다는데

어쨌던  '동짓매'가 분명하다고 해야겠다.

 

 오리지널 조선 백매가 확실하고, 수세 또한 왕성한 형태로

언덕바지에 나란히 동시에 식재했음이 분명한 네 그루가 서 있는 모습.

 

근 원경 70cm, 수고 10m, 수폭 12m.

 수피터짐이 막 끝났고,

세로 줄무늬가 양각화로 진행 직전인 것으로 봐서

약 100년 수령으로 보인다는  매화 연구가  조덕성 선생님의 전언.

 

 매화나무 둥치 아래에 서니, 비취빛 구조라 앞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고,

건너편엔  거제지맥이 마지막 봉우리인 망산을 향해 치달리는 모습이다.

 

 청명한 봄 바다에 지천으로 암향을 쏟아내는 '구조라 백매'의 고고함 앞에.

고금의 어줍잖은 매화 예찬詩는 모조리 빛을 잃고 말 지경.

 

 한 가지 아쉬운 점이랄까?

소중한 보물급 동짓매에 대한 예우가 시쳇말로 형편무인 지경.

 

 동짓매 아래서 만난 옥건수 선생께서도 그간 입이 닳토록 관리의 소중함을 

관계자들에게 요청했건만, 우이독경에다 마이동풍이라 한탄하고 있었다,

 

 나라 안에서 최고의 경제력과 최고의 경관을 자랑한다는 거제시,

눈이 빙빙 돌 만큼 역동적인 동네의 지도부에

'구조라 동짓매'의 소중함을 알아보는 안목이 정녕 아무도 없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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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가지고서야 어디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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