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탐매(辛卯探梅) 제2편
● 화중군자(花中君子) / 금둔사 납월매
2010. 2. 15~16
금둔사의 아침
아침 햇살 아래 피어나는 금둔사 납월매
홍매 (紅梅)
- 고중 영
바람 끗 아슴히 돋는 찬 새벽
종소리는 건너가
그대 귓전을 울렸는가!
하늘은 점점히
폐점막을 여는데
옥양목 벗어 내린 흰눈 위에
한송이 내려 앉아
초경(初經) 뜨겁다.
침굉선사가 일구어 놓은 선암사의 400년 다풍(茶風),
칠전선원 뒷편의 차밭을 온전히 되살려 내고 선암다맥(仙巖茶脈)까지를 완벽하게 재 정립,
한국차의 실제를 오롯이 잇고 계시는 차의 달인 지허스님.
(작년 경인탐매 때의사진)
상사호반 옆에 자리한 순천 매실홍보관
창평 하심당 쌍홍매 下心堂 雙紅梅
(수령 120년)
하심당 원림 대밭 뒷편 산자락에 자리한 하심매
하심홍매
(수령 330년)
하심당 사랑채 찻방 미닫이 문
茶談
하심당 고택의 쥔장
석탄(惜呑) 송영종(宋泳宗)선생께서 들려주시는 단소 연주.
30년 이상 국선도(國仙道) 수련을 비롯, 다양한 공부를 해 오신 이력의 소유자.
어둠이 내린 하심당을 나서면서...
와송당홍매 臥松堂紅梅 (문화유씨종택梅)
- 수령 350년 -
대숲에서 바라본 와송당
장전홍매
- 수령 200년 -
김선기 가옥 사랑채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180호
선조36년(1603)경에 만덕 김대기(晩德 金大器, 김선기의 14대조)에 의해
처음으로 건립되었다고 하며, 순조25년(1825) 김현대씨에 의해 중수되었다.
“망인당(望仁堂)”과 “대산제(大山薺)”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가옥의 형태는 안채(정면 5칸, ㄷ자형), 사랑채(정면 4칸, 측면 2칸),
사당(정면 3칸, 측면 1칸)으로 배치되었으며, 결구나 치목기법이 너무나도 특이한 형태이다.
※ 정말 정말 아쉬운 점은 이 멋진 고택에 매화가 단 한그루도 없다는 사실.
연계정 원림의 핵심 공간이랄 수 있는 모현관 연지,
정월 대보름을 앞 두고 당산목에 금줄을 둘러놓았다.
연계정 원림 페가紅梅
- 수령 100년 -
폐가梅 옆,
온통 가지가 잘려나간 상태로 수명을 다한 梅木의 안타까운 죽음.
연계정이 보이는 풍경
미암 유희춘 선생의 종가
미암종가梅
미암紅梅
- 수령 320년 -
미암홍매
미암매 윗쪽의 매화 군락
수령 : 1번梅 150년 / 2번梅 100년 / 3번梅 100년
미암매 아랫쪽 오른편 밭자락에 선 매화 군
수령 120년 내외
창평면사무소 앞 느티나무 군락
猫양(군?)의 시선.
창평 삼지천 마을 안길, 돌담 기와 위에 올라 봄볕을 즐기는 중.
창평 삼지천마을 민박집 담장안의 매화
- 수령 약70년 -
신씨昧를 찾아 창평면 오강리 일대를 뒤지다 만난 枯死梅.
자세히 살피니 나무 밑둥의 표피를 빙 둘러 제거해 버렸다.
쥔장을 만나 사연을 물었으나 횡설수설...
'신씨梅'는 진즉에 고사해 버렸다는 사실을 오늘에야 알게되었다.
조씨梅
- 수령 120년 -
풍양조씨 고택의 왼편에 서 있다.
죽림재
죽림재 홍매
- 수령 150년 -
죽림매
- 수령 250년 -
죽림홍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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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라 동짓매"를 친견하기 전 까지만 해도
나의 '신년탐매' 첫 여정은 늘 '납월매'로부터 시작이었다.
아침 햇살이 내리 붓기 시작하는 금전산 금둔사.
'신묘탐매'에 나선 이 사람을 마치 기다리고라도 있었던 듯.
'설선당' 돌담길을 막 돌아서자 마자 지허스님이 떡 허니 서 계시는 모습.
합장으로 예를 표하자 마자 스님께서 들려주시는 말씀.
"그렇잖아도 지금 막 한 두개 터지는 참입니다."
도란도란 스님을 앞 세우고 개화가 시작되었다는
다사로운 햇살이 비치는 양지 녘 '납월매' 를 향한다.
수줍게 터트린 '납월홍매' 앞에 서는 순간,
나도 모르게 뇌까려지는 백여 선생의 詩 "紅梅"
//
바람 끗 아슴히 돋는 찬 새벽
종소리는 건너가
그대 귓전을 울렸는가!
하늘은 점점히
폐점막을 여는데
옥양목 벗어 내린 흰눈 위에
한송이 내려 앉아
초경(初經) 뜨겁다.
//
더도 덜도 할 것 없이
"한송이 내려 앉아 초경(初經) 뜨겁다" 라는
백여 선생의 싯귀와 절묘하게 어울리는 환상의 '납월홍매'
한참을 정신 없이 들이대고 있는데 손폰이 울린다.
"어디 계십니까...?"
'납월매'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국내 최고의 '매화 연구가' 조덕성 선생.
'단국대학교' 부설 (주)향토유전자원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재직 중이신 분으로,
'신묘탐매'의 여정에 있어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잠시 발걸음을 '순천역'으로 향한다.
"(주)향토유전자원연구소" 대표이자
'단국대학교'에서 '분자생물학'을 강의하시는 피재호 박사를 마중하러 가는 길.
이해를 돕기 위해 잠시 "향토유전자원연구소"를 소개하자면.
//
전국에 산재한 수령 백년 이상의 매화나무를 선별,
유전자원을 확보, 그 가운데 우수한(열매와 꽃) 유전자를 고정시켜 증식하고,
토종의 장점을 살려 우량수종으로 개량 육종 하는 연구소이자,
향후 선발육종된 수종은 상표등록 및 특허 등을 통한 법적 안전장치를 하여
국내 및 국외로 보급하려는 취지하에 발족한 법인.
국책 사업의 일환으로 '매화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경기도 용인에 소재.
//
이 '향토유전자원연구소'와 나와의 인연은
내 블로그에 올려진 '탐매'로 부터 비롯된 것.
작년, 경북 예천에 소재한 매화농장을 방문,
연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매화 육종 현장을 일별 한 바 있었던 터.
오후, 순천시의 협조 요청으로 '승주농업기술센터'를 방문 자문에 응한 후,
담양 창평면의 '하심당'으로 이동, '하심고매'의 보존 관리 대책 등을 숙의.
저녁 시간,
'하심당' 안쥔께서 끓여낸 기막힌 맛의 '오리탕'앞에
초록빛 쐬주병의 행렬이 점점 늘어만 가는데...
피재호 박사께서 세 사람이 힘을 합쳐야 하는 당위성을 설파하신다.
박사께서는 '유전자연구'분야를,
조덕성 수석께서는 '육종'분야를,
이 사람 다천은 '탐매'(探梅)와 기록 부분을....
이렇게 되면 가히 환상의 '드림팀'이 될 거라는 요지의 말씀.
학자도 아니요, 전문가도 아닌, 한낱 '탐매객'에 불과한 나를
이토록 추켜세워 주시다니 민망하다 못해 송구할 지경.
내가 뭘 어떻게 도와드려야 하는건진 몰라도,
두 분 전문가께서 발군의 연구 성과를 올리시는데
그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
'梅花'를 매개로한 세 사람의 우의와 '신묘탐매'(辛卯探梅)의 여정에
부디 신의 가호가 함께 보태지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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