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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행·여행·풍경

입춘관수 / 立春觀水

                                                                                                                                                                                                               2011, 2, 5

 

 눈 녹은 물이 재잘거리는 전대수련원 옆 남창골 계곡

 

 

 

 

 얼음장 아래서도 뭔가 두런대는 봄의 기운이...

 

 

 

 

 

 

 

 

 

 경쾌함과 청아함의 하모니

 

 

 

 

 

 

 

 

 

 삼나무 숲을 지나며

 

 

 

 

 

 

 

 

 

갑자기 하늘이 코발트빛 색감으로 바뀐다.

 

 

 

 

 

 

 

 

 

 

 

 

 

 

 

 

 

 

 

 

 

 

 

 

 입암산성 남문

 

 

 

 

도인들이 떠난 산성리 골짜기

 

 

 

 

 버드나무의 기세에서도 봄이 오고 있음이 느껴지고...

 

 

 

 

별장 윤진 순의비(尹軫殉義碑)

 

윤진은 어려서부터 학문과 무예를 부지런히 닦았으며, 음서로 사옹원봉사에 임명되었다.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김경수(金景壽)를 맹주로 한 장성 남문창의에 참여하여 종사로 활약하였다.

윤진은 장성에 머물면서 전라도를 방어하는 데에 있어서 입암산성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입암산성은 고려 때 몽고군을 막아낸 역사가 있는 유서 깊은 산성이지만, 이즈음에는 성이 많이 헐리어져 있었던 것이다. 입암산성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에 약간의 수리가 있었으나 완전히 공사를 마친 것이 아니었으므로, 윤진은 전라도 관찰사 이정암(李廷馣)에게 입암산성을 고쳐 쌓을 것을 건의하였다. 이정암은 이 건의를 허락하면서 이 임무를 윤진에게 맡겼다. 윤진은 여러 어려움을 무릅쓰고 성을 고쳐 쌓았으며, 군량미를 모아 두기 위한 창고를 마련하고 대포를 쏘기 위한 포루를 새로 만들어 왜적의 침입에 대비하였다.

1597년 왜군이 남원을 지나 장성으로 돌진한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윤진은 이를 대비하려 하였다. 그러나 몇몇 벼슬아치들은 장성을 떠나면서 “자네는 왜 도망가지 않는가! 지금은 몸을 피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그를 이끌었다. 윤진은 “나라에서 이 성을 쌓게 한 것은 이런 난리에 대비하고자 한 것이오. 그런데 지금 물러서면 이곳은 어찌 하겠는가. 나는 이곳에서 목숨을 버리고자 하오!”라며 윤진은 남은 장수들과 백성들을 모아 의병을 일으켰다.

이윽고 왜군이 장성으로 몰려들어와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다. 윤진과 의병대는 매섭게 돌진하는 왜군의 전력에 밀렸으나 물러서지 않았다. 마침내 그들은 입암산성에 들어가서 마지막까지 왜군에 대적하였다. 그러나 결국 성은 무너지고 왜군의 칼은 땅 위에 윤진의 붉은 핏방울을 흩뿌렸다. 그리하여 윤진은 왜군의 칼 끝에 순절하고 말았다. 그의 부인 권씨도 남편이 전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품에 간직한 은장도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장군의 뒤를 따랐다.

이후 나라에서는 장군의 충성심과 공을 높이 기려 좌승지 벼슬을 내리고, 부인에게는 정려를 명했다. 그리고 입암산성을

다시 수리하면서 윤진 장군의 충절을 널리 후세에까지 알리고자 순의비를 세웠으며 봉암서원에 배향했다.

 

 

 

 

 

갓바위를 향 하면서 돌아본 모습

내장산은 전혀 보이지 않고 능선너머 오봉산과 삼성산만이 눈에 들어온다.

 

 

 

 갓바위

 

 

 

 

 북문으로 이어지는 산성길

 

 

 

 

 

 

 

 

귀로에 만난 풍물패

 

 

 

 

 

 

 

 

 

 

 

 

 

 

서능 비각 위로 떨어지는 신묘년 정월 초사흘 날의 석양

 

 

 

 

'입춘첩'을 적어 붙이려면 적어도 솟을대문 정도는 있어야...

싸늘한 철 대문에 갇혀사는 주제이다 보니 그저 희망사항에 불과할 뿐.

 

요 며칠 날도 풀어지고 눈도 어느정도 녹아내리는 모양.

 계류를 흐르는 청정 계곡수의 합창이 계속해서 귓전에 어른거린다.

 

'立春觀水'

 

말 그대로 흐르는 물소리만(?) 보고 듣고자 계곡에 들어섰는데

슬금슬금 걸음을 옮기면서 봄을 느낀다는게 어느새 갓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너무 늦은 시간인지라

갓바위에 올라 은선골로 돌기엔 노루 꼬랑지만큼의 해가 다소 껄적지근.

 

설레발을 쳐대면 못 해 치울것도 없지만

굳이 그럴 필요까지야....

 

 눈덮힌 산성길까지 올라온 김에

입암산표 白雪上 立春書나 한 번 끄적거려 보자꾸나.

 

 

 

 

立春大吉 建陽多慶  / 입춘대길 건양다경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하노라.

 

 災從春雪消 福逐夏雲興 / 재종춘설소 복축하운흥

재난은 봄눈처럼 사라지고 행복은 여름 구름처럼 일어나라.

 

壽如山 富如海 / 수여산 부여해

산처럼 오래살고 바다처럼 재물이 쌓여라.

 

掃地黃金出 開門百福來 / 소지황금출 개문백복래

땅을 쓸면 황금이 생기고 문을 열면 만복이 온다

 

父母千年壽 子孫萬代榮 / 부모천년수 자손만대영

부모는 천년을 장수하시고 자식은 만대까지 번영하라.

 

災從春雪消 福逐夏雲興 / 재종춘설소 복축하운흥

재난은 봄눈처럼 사라지고 행복은 여름 구름처럼 일어나라.